검찰이 최근 한 인터넷 언론에 ‘6.25는 통일내전’이라는 주장을 담은 칼럼을 게재한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해 사법처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교수단체들이 검찰의 이같은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교수노조,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등 5개 교수단체는 22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교수의 학문적 업적을 바탕으로 기고한 60여 쪽의 기고문에 대해 국가보안법 적용을 검토하는 것은 그 어떤 근거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며 “차라리 그의 연구논문을 사법처리하라”며 검찰의 사법처리 움직임을 비판했다.

이미 여러 차례 한국전쟁을 비롯한 남북문제에 대한 도발적 문제제기로 보수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온 강정구 교수는 지난 7월 27일 모 인터넷 신문에 ‘맥아더는 38선 분단집행의 집달리였다’라는 기고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글에서 한국전쟁을 통일내전으로 규정한 뒤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이 한 달 안에 끝나고, 사상자는 1만 명 미만이었을 것”이라며 “미국 개입으로 399만 명이 더 죽었다”는 등의 주장을 제기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강 교수는 경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품에 안기라’(조선일보, 7월 28일자 사설)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 기사를 내보내는 등 강정구 교수의 글에 ‘빨간 칠’을 하기 시작했다. 각 언론의 포화는 현재까지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 최근 경찰은 강정구 교수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한편, 검찰은 경찰 내사 결과를 본 후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학문적 결론은 다른 학문 업적과의 설득과 논쟁에 의해서만 수정가능”

교수단체들은 문제가 되고 있는 강정구 교수의 이번 기고 글에 대해 “강 교수가 주장하는 맥아더의 문제점, 6.25전쟁관, 민간인 학살 문제 등은 강 교수의 자의적 희망이나 주장이 아니”라며 “그것은 객관적 사료, 합당한 방법론, 논리적 추론, 학자의 양심 등이 상호 결합된 학문적 귀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학문적 결론은 오로지 다른 학문 업적과의 설득과 논쟁 등에 의해 수정, 개선될 수 있을 뿐”이라며 “사법적으로 이를 재단하는 것은 그야말로 학문공동체 자체를 말살하는 행위와 진배없음을 검찰 당국은 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수단체들은 또 강정구 교수가 기고 글에서 한국전쟁의 성격을 통일내전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전쟁성격은 전쟁주체에 따라 대리전쟁, 계급전쟁, 통일전쟁, 반외세전쟁, 분단고착화 전쟁, 혁명전쟁, 침략전쟁 등 다양하게 규정될 수 있다”며 “이 다양성을 부정하고 하나의 전쟁성격을 법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검찰의 수구 냉전적 본성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단체들은 마지막으로 이미 부당한 기소로 판결이 난 경상대학교 ‘한국사회의 이해’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은 먼저 자기 반성과 뼈를 깎는 자기 개혁에 매진해야한다”며 “부당한 권력 행사에 대해서는 이 땅의 모든 민주시민, 단체들과 함께 힘을 모아 당당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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