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대 폭력 못봤다” 발뺌

지난 1일 울산 태광산업(주)에서는 노사간의 갈등 끝에 회사측이 구사대를

동원, 조합원을 각목과 쇠파이프 등의 흉기로 구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대의원대회를 마치고 나오던 노조원 50여명을 무장한 회사 관리자 700여명

이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노조간부인 최상범 씨와 신용준 씨가 척추를 다치고 김

학성씨가 늑골이 부러지는 등 노조원 수십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노조측은 “사측이 계획적으로 관리직원들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가 쇠파이

프와 각목으로 살인적인 폭력을 저질렀으며 경찰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

고 방관만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폭력 사건에 대해 노조는 “책임

자의 처벌과 구사대 전원 철수 등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회사측이 ‘우발적

인 사고였다’, ‘노조의 파업은 불법이니 폭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

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이날 있었던 태광산업 구사대 폭력사건에 대해 “현장에 있었

지만 쇠파이프 등의 흉기는 보지 못했다. 단순한 몸싸움이었을 뿐”이라고

노조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리고 경찰이 폭력현장을 방관했다는 노조측 주

장에 대해서도 “노사간의 불화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된다는 것은 말썽의 소

지가 너무 많아 어쩔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조사를 맡은 노사정위원

회는 “폭력현장을 방관한 것은 경찰의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정

했으며, 부산국제신문사의 손기자는 “뒤늦게 현장에 도착했지만 쇠파이프

등의 흉기들이 바닥에 널려 있었다”고 주장해 노조측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연행된 “최상범 씨를 비롯한 15명의 노조간부들이 경

찰의 사전 양해내지는 묵인이나 방조하에 불법적으로 회사측 관리자에 의

해 강제로 경찰에 넘겨졌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석방을 주장했다.

이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경찰은 “수배자의 얼굴을 미리 알고 있었고 몸

싸움 도중 무리에서 튕겨져 나오는 수배자들을 골라 체포한 것”이라며 그

들의 체포과정에 어떠한 불법도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출동했던 경찰 스스로가 한데 뒤섞여 있던 구사대와 노조원

들의 구분이 불가능했음을 시인한 점과 범인 검거시 신원을 확인해주는 검

거반이 동행하지 않았던 점등으로 비춰 볼 때 경찰의 주장은 그다지 신빙

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찰이 사내 분규에 공권력의 투입을 꺼려 정문밖에 대기함으로서 폭

력장소와 약 20-30미터의 거리차가 있었음을 감안할 때 몸싸움 중에 무리

밖으로 튕겨져 나온 수배자들을 검거했다는 경찰의 주장은 다소의 무리가

있다.

어쨌든 노조가 촬영한 사진에 찍힌 쇠파이프가 어째서 경찰눈에만 보이지

않았는지, 또 구속할 예정도 없었던 수배자들을 일부러 찾아 구속할 정도

로 법집행에 열의를 가지고 있던 경찰이 어째서 눈앞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구사대 700여명중 단 한명도 구속하거나 신원확보를 해놓지 않았는지는 울

산 남부서 경찰들만이 알 일이다.

1998년 8월 8일 토요일 제1184호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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