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영결식 후 화장
또 한 사람의 비전향 장기수가 운명했다.
죽는 순간까지도 애타게 그리던 가족과 만날 수 없었지만, 18일 금재성(74)
씨의 장례식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고생한 동지들과 많은 후배들
에게 둘러 쌓인 채 하얀 국화를 가득 받아 안은 그의 영정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항일운동을 하다 검거되어 8·15 해방을 김천소년형무
소에서 맞았던 금재성 씨. 그는 조국통일의 일념으로 북한에서 내려왔다가
31년간의 옥고를 치루고 70세의 노인이 되어 세상에 나왔지만 췌장암으로
고생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의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실천을 아는 동지들과 후배들은 6월 2일 그
가 보라매병원에 입원해서 8월 17일 운명하기까지, 76일간을 하루도 빠지
지 않고 밤낮으로 병상을 지켰다.
금재성 씨는 19일 오후 벽제의 화장터에서 한줌의 재로 타들어갔다.
그리고 맑은 날엔 개성땅이 훤히 보인다는 북한산 기슭의 금선사에 유골이
안치됐다. 금 씨의 유골은 통일이 되어 그의 가족들이 찾아 왔을 때 전달
될 것이다. 당신들의 남편과 아버지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그리고 죽는
그 순간까지도 자신의 명예를 더럽힐 그 어떤 오점도 남기지 않았음을 말
하면서 말이다.
1998년 8월 20일 목요일 제1191호 <인권하루소식>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