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1곳서 인수 끝내거나 추진 중…”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만들고”

최근 IMF 관리체제에 따른 경기침체로 회사가 부도나 갑자기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처한 노동자들이 스스로 기업을 인수·회생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노동자기업인수지원센터(대표 김성오) 문보경 책임연구원은 17일 열린 ‘노동자 기업인수 활성화를 통한 소유구조 개편 및 실업예방 방안’ 워크샵에서 동양섬유, 범아상사, 혁성운수 등 31개 기업에서 노조나 노동자가 기업을 인수했거나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 기업주 협상 통한 자산 및 포괄적 영업양수 = 부도가 발생했거나 부도위기 상황에서 3자 매각을 추진하다가 무산되고 노동자들과의 협상을 택한 경우다. 버스업체인 혁성운수, 방송제작사인 동화프로덕션, 미생물배양기기생산업체인 코리아메디아 등이 대표사례다.

◇ 구조조정 따른 종업원지주회사 설립 = 모기업이 재벌기업인 동아엔지니어링(동아건설), 조흥시스템(조흥은행), 세종기계(LG전선), 한솔텔레콤(삼성) 등에서 추진되고 있다. 일방적인 결정으로 특정 사업부를 폐쇄할 경우 노동자들의 저항이 크고, 그룹 차원에서도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서 대체방안으로 선택되고 있다.

◇ 부도 이후 인수 = 대신산업, 백상타올, 범아상사 등 3곳에서는 이같은 방식으로 인수가 이미 완료됐다. 부도와 함께 기존 사주가 잠적해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변제 받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소규모 제조업체에서 일반적으로 취하고 있는 방식이다.

◇ 화의·법정관리 신청후 노사공동경영 = 올 7월 부도가 난 대흥기계. 회사 정상화를 위한 법적 절차를 취하는 데 노조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경영진들은 그동안 노조원들의 불만을 컸던 대표이사를 경영에서 배제시키는 조건으로 노사공동경영을 제안, 노조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회사를 정상화하고 고용을 유지했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인수하거나 공동경영에 나선 회사들은 부도전 인원수 2,821명(추진초기단계인 동아엔지니어링 등 5곳 제외)의 81.7% 수준인 2,304명의 고용을 유지했다. 특히 건설중장비 업체인 한양머시너리는 인수전 50명에 불과하던 직원규모를 173명으로, 여성속옷 생산업체인 한빛패션은 27명에서 30명으로 직원을 늘리기도 했다.

문 책임연구원은 “고실업시대, 실업예방과 고용창출의 대안으로 노동자기업인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자금지원 △세제상·금융상 지원 △체계적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 자] 이정희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8.11.18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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