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절에 입사했는데 회사에 충성할 각오는 돼 있겠지? } {예. 뭐든 하겠습니다.} {자, 그럼 속옷만 남기고 다 벗어봐.} {그건….}
{못 벗겠다 이건가? 프로 정신이 부족하군. 그것도 못하겠다면 회사 나가 도 돼. 하지만 이만한 월급 주는 직장 구하긴 힘들껄….}.
최근 서울 여성의전화에 접수된 김모(21·전 영업판매직원)씨의 피해사례 . 당시 어쩔 줄 몰라하다 웃옷을 벗었던 김씨는, 사장이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자 방을 뛰쳐나왔다. 그것으로 1주일도 채 안된회사 생활은 끝이 났다.
IMF 한파를 맞아 여성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상대적으로 남성에비해 싸 늘하기만 하다. 정리해고 순위에서 밀리고, 최근에는 여사원들의 불안한 고 용 상태를 악용한 성폭력도 직장 내에 확대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올 상반기 직장 내 성폭력 상담 건수는 144건 . 지난해 동기의 106건에 비해 35.8%나 늘어났다. 직장 내성폭력·폭언·구 타 상담과 관련해 서울 여성의 전화에 접수된 사례도 올 들어 92건으로, 예 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고용주, 상사, 남자 동료에 의한 성희롱의 피해자는 비서, 사무경리직, 영업판매직 등이 대부분이다. 박사급 연구직 여성과 대학교교직원, 대기업 여사원들의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여성의전화 상담부 최미경씨 는 {직장내 성폭행은 거의가 해고나 감원 등의위협을 하면서 일어난다}며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취업 전선에 뛰어든 여성들 가슴에 피멍만 생긴다 }고 했다.
이전 같으면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직장을 옮겨볼 생각을했겠지만 이제는 속수무책. 어렵사리 들어간 직장을 자칫 나왔다간[평생실업자]로 남 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성들의 불안 심리를틈타 직장 내 성폭력이 최 근 악랄함을 더해가는 것이다.
두달전 한 무역업체 사무실에 경리로 들어가게 된 이모(26)씨.
실직한 아버지와 중학생인 두 동생, 그리고 어머니에게 그녀는집안의 [기 둥]이었다. 하지만 60만원이 채 안되는 월급을 이번 달부턴 못받게 됐다.
{너라도 벌어야 하지 않냐}는 어머니 앞에, 이씨는눈물방울만 떨어뜨렸다.
이유인 즉, 그간 사장이 결재 서류만 들고 가면 {뽀뽀를 해달라},{아버지 로 생각하고 어깨를 주물러달라}고 추근댔던 것. 당황스러웠지만 회사를 다 녀 집안을 책임져야 했기에 몇 번은 참고 응했다. 한데 {나랑 여행 다니면 용돈 두둑히 줄께} 하는 사장 말에 더이상 참을 수없었다. 이씨가 할 수 있 는 일이라곤, 결국 사표를 내는 것 밖에 없었다.
성적 접근을 거부한 여직원에겐 [업무태도 불량], [상사 불복종],[인간 관계 좋지 않음]을 들어 업무상 불이익을 주거나 해고나 사직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보다 한술 더 떠 성폭력 문제를 공식 거론한 여성에게 {살아남으려 고 육체적으로 먼저 접근하더니 이제 와 덮어씌운다}며 [꽃뱀]으로 모는 사 람들까지 있다.
여기에는 외부인들까지 가세하는 상황.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한주부는 [가입서를 들고 오라]는 고객 전화를 밤10시 넘어 받았다. 내키지 않았지만 실적 올릴 생각에 사무실로 갔다가 결국 성추행을 당했다. 실직한 남편에게 얘기도 못하고 끙끙 앓다 상담소를 찾은 것이다.
[업무상 위계에 의한 강제추행]은 성폭력 특별법에 근거해 처벌할 수 있 지만, 구체적인 처벌 사항도 없고 피해자들도 거의 모르고있는 상태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 소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있는 국가인권기구 등이 생기면 피해 여성들이 보호받을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며 {일단 증거물이나 주변 증언을 확보하고 일지로 써,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IMF시대 직장 성폭력 예방 및 위기 상담 전화 ](02-573-1888)를 개설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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