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법 제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여당·시민단체가 인권위원회의 성격과 권한 등에 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의 인권법 수정안이 확정됐다. 1일 법무부가 확정한 인권법 수정안에 따르면 여당과 시민단체가 반대했던 △이사회 제도 △정관 변경에 대한 법무부 장관 인가 △정부출연금에 대한 법무부 예산 심사권 △인권위의 민법상 재단법인 준용규정 등이 폐지됐다. 또 인권위원회의 조사 대상을 `수사기관 등의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에서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 침해 및 차별행위’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인권위에 `임시 구제조치 권고권’을 새로 부여했다.
수정안은 특히 조사 대상기관이 국가안전 보장과 국가관계 손상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인권위에 자료 제출을 하도록 명시하고 인권위에 국제인권 조약의 가입 및 이행에 관한 연구 및 권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수정안은 인권위의 연례보고서 제출 대상에 대통령 외에 국회를 포함시키고 인권위위원장은 장관급, 사무총장(1명)과 상임위원(3명)은 각각 차관급으로 예우토록 했다. 그러나 인권위원회의 성격과 관련, 강제수사권과 시정명령권을 가진 국가기구 또는 준헌법적 기구가 돼야 한다는 여당 및 시민단체의 요구에 대해서는 특수법인으로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권위를 정부 밖의 정부 내 유관단체로 둠으로써 정부의 입김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국가권력기관을 감시,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수정안의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안은 여당과 시민단체의 의견을 대폭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금주중 수정안을 놓고 여당과 협의를 벌여 당정안을 확정한 뒤 올 정기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나 여당이 인권위 위상과 관련, 수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초 예정했던 세계인권 선언 50주년 기념일인 오는 10일 인권법이 공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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