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라는 은어가 등장할 만큼 교육현장에서 빚어지고 있는 심각한 따돌림 현상. 학급 친구
들의 따돌림은 청소년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 정신적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요즘 들
어 극심해진 청소년사이의 따돌림 현상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한창 정의감에 불타야
할 청소년들이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이런 잔혹함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친구들의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초등학생이 자살하는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교육현장의 따돌
림에 대해 학교와 사회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토록 해야한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따돌림 현상은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환경, 자신만 아는 극심한 이기
주의세태,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사회구조, 어려서부터 방송과 비디오 등을 통한
폭력장면에의 과다노출, 부모와의 비정상적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하고 있
다.
한림의대 강동 성심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신지용 교수는 “오늘날 청소년사회의 따돌림현
상은 상상의 도를 넘어설 정도”라면서 “우리도 외국처럼 학교장과 양호교사, 교사대표, 정
신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자문제도를 도입해 이런 병적 현상을 치유해나가도록 해야한
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이런 따돌림은 주로 신체적, 정서적으로 취약점을 갖는 학생을 대
상으로 했으나 요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모범생에까지 손을 뻗치는 등 대상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 신 교수는 따돌림으로 마음의 병이 깊어진 학생을
심리적으로 치료한다해도 학교분위기 자체의 변화 없이는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자문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부모나 교사들이 감정을 앞세우거나
의례적으로 꾸중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므로 학교가 정신과 전문의들과 손을 잡고
피해학생, 가해 학생 모두 건강한 정신상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경우에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적응력이 떨어질 때
특히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례로 유치원에서 말이 느린 유아의 경우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 쉽다는 것. 소아청소년상담 클리닉을 운영해온 신 교수는 “적응에
필요한 시간, 방법 등에서 아이들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사이에서는
이상하리 만치 자신과 다른 아이들에 대해 가학심리가 발동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고 분
석했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의 행동발달상태를 관찰해 그에 대한 적절한 배려를 해주는 게
필요하며 아이가 독불장군이 되지 않도록 남과 어울리는 사회화 특성도 일찌감치 길러주어
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도 교육청이 최근 일선 교사들의 경험과 일본의 자료 등을 바탕으로
동료학생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이른바 `왕따’ 학생들의 행동특성을 분석한 결과△
안색이 나쁘고 기운이 없어 보이며 △친구의 심부름을 잘하고 △`못난 놈’,`멍청이’ 등의
말을 들어도 반항하지 않고 아부하듯 웃으며 △결석과 지각이 잦는 등의 공통점을 보인다는
것. 또 집에서는 하교 후 피곤한 듯 주저앉거나 학용품 등 소지품이 자주 없어지고 집에서
돈을 몰래 가져가거나 손발에 작은 상처를 입고 있으며 노트나 가방에 낙서가 많고 초조한
기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왕따’가 되지 않으려면 아이에게 칭찬 등을 통
해 자긍심을 길러주도록 하고 부모가 아이와 끈끈한 정서적 유대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전
문가들은 지적한다. 신 교수는 “가해학생의 협박을 받을 때 아이가 부모에게 알리면 언제
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ale음을 가질 수 있도록 평소 아이와 부모가 친밀한 관계를 유
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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