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 국제인권단체 연대성명 보내

국가보안법이 만들어진 지 반세기, 국보법 폐지를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인권단체협의회, 전국연합, 지식인연대 등 인권·사회단체와 학생들 2

백여 명은 1일 여의도 시민공원에서 국보법 폐지를 위한 국제연대 집회를

열고 국보법과 정보·수사기관의 개혁에 즉시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국가보안법의 장례식으로 시작됐는데, 이는 민주주의와 인권

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국보법 50년의 역사를 마감하겠다는 의지를 상징

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참석자들은 국보법을 상징하는 악의 시신과 함

께 50년간의 구속자 명단, 양심수들의 수의·포승줄, 국가보안법전을 관속

에 넣었다.

장례식을 마친 후엔 ‘근조 국가보안법’ 만장과 상여를 앞장세우고 국회 앞

장기신용은행까지 행진을 했다. 한나라당사 앞을 지날 때는 민가협과 유가

협의 어머니들이 국보법의 사망을 알리는 곡을 하며 정치인들을 꾸짖기도

했다.

장기신용은행 앞에서 진행된 정리집회에서 참석자들은 ‘국민의 정부’가 들

어선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국보법에 대해 어떤 전향적인 조치도 취해

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새 정부 들어

8개월 동안 국보법에 의한 구속자가 이미 3백여 명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국보법에 대한 공적인 논의조차 봉쇄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최영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은 현 정부의 태도에 대해 유

감을 표하며 “빠른 시일 내에 국가보안법의 개폐에 관한 논의의 마당을 열

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 피에르 사네 사무총장도 이날 연대사를 보내와 “국가보안법

은 끊임없이 남용되고 있고 개정이 지연되면 될수록 새로운 희생자들이 생

겨난다”며 양심수들을 석방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 또는 충분히 개정할 때

에만 한국정부는국제사회의 존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인도네시아 사회운동가들도 참석해 연대를 과시했다.

인도네시아 인권변호사 조니 씨는 “인도네시아에도 국가보안법과 유사한

악법이 있다”며, “한국에서의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이 인도네시아의 민주

화 운동에도 좋은 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천주교 인권단체

팍스 로마나, 고문반대국제단체, 아시아인권위원회 등 35개 국제인권단체들

이 연대성명을 보내 우리나라에서의 국보법 폐지 운동에 지지를 표명했다.

1998년 12월 2일 수요일 제12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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