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김지미 임권택 이태원)가 1일 오후 광화문 네거리에서 연 `한국영화 죽이기 음모 규탄 대회’는 영화인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팽배한 위기의식 속에 진행됐다. 집회의 선두에선 강수연 최진실 한석규 추상미 김혜수씨 등 젊은 영화배우 30명이 상복을 입고 영정용 검은 띠를 두른 자신의 사진을 든 채 미국과 우리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대회에서 배우들은 저마다 스크린쿼터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를 여러 각도에서 밝혀 참가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배우 문성근씨는 “스크린쿼터는 한국영화의 과보호 장치가 아니라 자유시장경제 원리인 독과점방지책”이라고 강조했다. 문씨는 “할리우드는 세계 영화시장의 80%를 장악한 `독점기업’”이라면서 “스크린쿼터제가 없어지면 이 할리우드 독점기업들이 한국 배급권을 장악해 우리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배우 안성기씨는 “미국이 스크린쿼터제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21세기 영상산업의 열매를 송두리째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고 규정한 뒤 “우리가 정부의 일본영화 개방을 수용한 것은 스크린쿼터로 우리 영화를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면서 정부가 영화인들을 더이상 실망시키면 일본영화 수입 반대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인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프랑스는 국제적 투자자유화를 지지하지만 문화부문은 예외로 인정돼야 하며 그렇지 못한 투자협정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발언을 예로 들며 우리 경제관료들의 문화마인드 부재를 성토했다.

대회를 마친 시위대는 한·미투자협정 주무부서인 통상교섭본부가 있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을 거쳐 명동성당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뒤 오후 4시30분께부터 성당 안에서 4일까지 예정된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고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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