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환경단체, “재산권 보상만이 대안” 주장 … ‘지키기 운동’다짐

정부가 지난 24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대폭 해제하는 개선안을 발표하자 시민환경단체들이 ‘그린벨트 살리기 국민행동’을 창립하고 ‘정부의 무분별한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고 나섰다. 그린벨트가 71년 처음 지정된 뒤 주민 민원에 따라 여러 차례 규제완화가 있었지만 권역 자체를 조정하는 것은 처음. 해제냐 보전이냐를 놓고 27년간 계속된 논란이 끝날지?

건설교통부와 그린벨트 지역 주민, 환경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개발제한구역제도개선협의회’(위원장 유철상 서울대 교수, 이하 협의회)는 그린벨트 지정 실효성이 적은 일부 지역을 해제하는 내용의 ‘개발제한구역제도개선안’을 24일 발표했다. 건교부는 지역별 공청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제도개선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협의회가 내놓은 개선안은 그린벨트 지정 실효성이 적은 중소도시권은 구역 전체를 해제하고, 유지되는 지역중에도 시가지나 집단 취락지 등은 환경평가를 실시해 선별해제한다는 것이다. 전면해제 지역은 올말에, 선별해제 지역은 99년 6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해제·재조정 이외에 ‘대지’로 분류된 곳에는 주택 신축을 허용하는 등 규제완화도 뒤따른다. 건교부는 양도소득세 등 현행제도를 활용해 해제이익을 환수하는 한편 유지지역은 철저히 관리해 훼손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유지지역 주민들을 위해 구역지정 이전부터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 대해서는 토지소유자가 청구할 경우 국가가 단계적으로 매입하는 매입청구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그린벨트가 불합리하게 지정된 곳이 많고 비현실적 행위제한으로 주민 생활과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어 민원이 계속돼 왔다”며 “단편적인 제도개선으로는 한계가 있어 구역조정을 포함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27년만의 그린벨트 해제·재조정 조치에 지역주민들은 환영이지만 시민환경단체들은 반대운동에 나섰다. 경실련·녹색연합·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 등 16개 시민환경단체는 24일 흥사단에서 ‘그린벨트 살리기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을 창립했다.

그린벨트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시민환경단체들도 동조하는 바다. 그러나 문제 지역에 대한 규제완화여야지 제도의 기조를 흔드는 개선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주민 민원을 해소하고, 그린벨트 밖 토지 난개발과 녹지훼손을 막기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라고 말한다. 그린벨트 밖 토지가 난개발되고 녹지가 훼손되는 것은 우리나라 토지정책 자체의 문제지 가용토지가 부족해서는 아니라는 설명.

국민행동은 창립대회에서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결과 국민의 62.8%가 그린벨트 해제·조정을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주민 재산권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행동은 앞으로 공익기금을 조성해 그린벨트를 사들이자는 ‘그린벨트 트러스트 운동’ ‘지역 공청회 대응’ ‘그린벨트 살리기 국민대행진’ 등을 통해 정부의 무분별한 그린벨트 해제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행동’ 창립대회를 무산시킬 만큼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거세고 이해관계 대립이 첨예한 속에서 시민단체들이 그린벨트를 어떻게 지킬지 궁금하다. / 강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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