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에너지를 적게 쓰는 ‘구두쇠 건물’이 국내에 세워져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이 건물은 기존의 사무용 건물에 비해 에너지를 5분의1밖에 안 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가 박상동·서항석 박사팀은 4년 동안의 연구 끝에 48억원을 들여 대덕연구단지의 연구소 터에 연면적 330평 규모의 획기적인 초에너지절약형 건물기술 실험연구동(사진)을 완성하고 지난 4일 준공식을 했다. 이 건물은 연간 에너지 소비량이 국내 보통 사무용 건물의 5분의1 정도인 제곱미터당 74메가Cal가 되도록 설계됐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오바야시구미기술연구소 본관 건물(제곱미터당 94메가Cal)을 능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컴퓨터 모의실험 예측치여서 실제 어떨지는 건물을 운영해 보아야 알 수 있다.
박상동 박사는 “모든 기술을 망라했기 때문에 이 건물의 평당 건축비는 일반 사무용 건물(500만원)보다 비싼 800만원 정도”라며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알려져 있는데도 채용이 안되고 있는 평범한 기술들”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에너지 소비를 설계대로 20%로 줄이는 것은 환경 변화에 맞춰 이 건물이 채택한 5가지 열관련 시설인 태양열·열병합·지열·가스보일러·계간축열 등을 얼마나 최적으로 운전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건물에 이용된 에너지 절약기술은 건축 분야가 23종, 설비 분야 35종, 전기 분야 16종이다. 연구팀은 전세계에서 개발된 150가지 에너지 절약기술 가운데 상업화에 적합한 74가지 기술을 추려냈다.
대표적인 기술을 소개한다.
▶건축 분야
#이중외피=건물 남쪽 외피에 이중으로 청록색 유리벽을 설치해 온실 공간을 만들었다. 이 온실공간은 겨울철에는 보온을, 여름철에는 굴뚝처럼 사무실의 뜨거운 공기를 바깥으로 빼주는 구실을 한다. 이때 실내에는 북쪽창에서 남쪽창으로 바람이 불어 온도보다 서늘하게 느낄 수 있다.
#빛선반=창가는 눈이 부시고, 안쪽은 어두워 낮에도 커튼을 치고 불을 켜야 하는 문제를 건물 남쪽의 개구부에 설치한 수평 빛선반으로 해결했다. 이 장치는 자연광을 사무실 내부의 천장으로 반사시키기 때문에 낮에 따로 조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창면적의 감소=열손실 등을 막기 위해 남쪽을 제외한 나머지 창의 면적을 채광에 필요한 정도만 남기고 최소화했다.
▶기계설비 분야
#대체에너지 활용=지붕 위에 설치된 대형 태양전지판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이 태양전지판은 옥상면이 뜨거워지는 것도 방지해준다. 또 건물 전면의 좌우 양벽에 붙인 태양열 집열판으로 뜨거운 물을 생산해, 이 물로 흡수식 냉동시스템을 가동시킨다.
#쿨 튜브 시스템=땅속의 온도는 사시사철 거의 13∼16도를 유지한다는 데 착안했다. 땅속에 스테인리스관을 3m 깊이로 묻고, 그 관을 통해 바깥의 공기를 실내에 공급하므로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하다.
▶전기설비 분야
#조명자동제어시스템=광센서가 광도를 감지해 사무실의 조명을 조절해주고, 사무실에 사람이 없으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한다. 또 실내를 밝은 색으로 마감했다.
#국소조명=전체 조명은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작업에 필요한 위치에 국소 조명을 했다. 스위치도 듬성듬성 절반만 켜는 것과 모두 켜는 두가지 종류를 설치했다. 신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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