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예금인출-식품새재기도 예상…국가마다 비상 ##.
2000년 1월1일 0시는 [대재앙]의 시작일지 모른다. 흔히 말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연도 인식 마비로 빚어질 [Y2K] 문제다. Y2K가 망칠 분야는
금융 전기 통신 운송 국방 의료 유통 등 사회 전분야를 망라한다. 전문가
들은 380여일 후 그날을 [전쟁 상황]으로 묘사한다. {시한폭탄이 작동중}
이라고 경고한다.
미 정부는 Y2K 문제 해결에 예산 34억달러를 배정했고, 이중 국방부
에 할당된 액수만 25억달러 이상이다. 국방부는 Y2K 적합성(compliance)
에 관한 자체 조사에서 문제점을 발견, 내년 6월까지 광범위한 실험을 할
계획이다. 핵무기 등 무기체계가 데이터를 잘못 읽어 오작동 할 경우 일
어날 참극을 가정해, [중대 임무(Mission Critical)]란 이름의 작전을 수
행중이다. 종전 후 각종 조약과 군축 협정에 관한 자료 유실방지도 큰 몫
을 차지한다.
금융권도 비상이다. 미 은행들은 이미 80억달러를 투입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2000년을 앞둔 연말에 혼란을 우려한 고객들의 대량 인출사태
가 빚어질 것으로 예견한다. 연방준비은행(FRB)이 500억 달러의 현금 확
보를 지시한 것도 이때문이다. 은행에서 장기 대출을 한 뒤 자료가 사라
져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행운아]가 생길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인공위성이 기능을 못해 광범위한 통신장애가 발생하거나, 원자력 발
전소 고장으로 전력 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다. 99년 마지막 밤 축제때
촛불을 준비해야 한다는 [썰렁한] 유머도 나온다. 병원에선 의료장비 오작
동과 환자 진료기록 증발로 미증유의 혼란을 겪을지 모른다. 항공사고를
우려해 전세계 항공기들이 지상에 계류할 것이란 걱정도 나온다.
대형 수퍼마켓들은 자가발전 중단으로 냉동식품이 녹거나 변질되고,
제품 유통기한을 오인해 대량 반품 소동이 일어나면서 손해볼 가능성이
있다.이런 혼란에 대비한 비상식품 수요 급증과 소비자들의 사재기도 예
상된다.
컴퓨터 회사들은 불안한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로 내년부터 판매 부진을
겪고, 2000년 이후 오작동 피해를 입은 고객들의 항의나 법적 소송에 시
달릴 수 있다.
다국적 또는 국제적 기업은 시간대가 다른 각국에서 잇따라 터져나
오는 사고로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 맥도널드는 Y2K 비용을 3,000만 달
러로 잡을 정도다. 최근 합병을 단행한 미국 최대 석유회사 엑슨과 모빌
이 상대회사 Y2K 대비 상황을 미리 점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상호의존성이 높을 수록 [도미노식] 피해가 진행될 수 있기 때
문이다. 내년 단일화폐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1개국도 마찬가지. Y2K
전문가 카퍼스 존스는 {유로화 출범을 미루라}고 권고한다.
남아공 등 몇개국을 제외한 아프리카는 거의 무방비 상태. 기아 선상
에 있는 이들 나라에서 식량 수송수단이 마비될 경우, 굶주림과 사회 혼
란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10일(현지시각) 뉴욕에선 존 코스키닌 미 연방정부 Y2K 준비위원장,
한국을 포함한 유엔 10개국으로 구성된 Y2K 실무그룹 회장인 카말 대사
(파키스탄) 등이 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11일에는 UN 전회원국 Y2K 전
문가들이 토론을 벌인다. 그 만큼 20세기말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다.
※ 키워드= [Y2K] 또는 [밀레니엄 버그]는 컴퓨터의 연도인식 오류로
발생하는 문제다. 컴퓨터가 서기 연호의 두자리수로만 표기돼 있음으로
인해, 2000년을 1900년으로 오인하게 되며,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Y는
연도(Year), K는 1000(Kilo)을 뜻한다.
(*박영석기자·yspark@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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