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사설] 클린턴과 후세인의 대결
미국이 17일 새벽 이라크에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나섰다. 이라크가 대량 파괴무기 사찰 약속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예고없이 공격을 하겠다는 경고가 현실로 나타났다. 걸프 해역에 포진해 있는 항모 엔터프라이즈와 B-52 폭격기로부터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의 주된 공격목표는 수도 바그다드의 후세인 대통령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궁은 대량 살상무기 은닉장소로 의심을 받아 온 곳이기도 하다. 이라크 정부 역시 결사항전을 선언하고 있어 사
태의 추이가 주목된다.
클린턴 대통령이 이라크를 공격한 것은 물론 후세인 대통령이 또다시 유엔 무기사찰단의 활동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유엔사찰단이 대통령궁에 대한 사찰을 요구하고 나서자 주권침해 행위라면서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것은 어떤 제한이나 조건없이 사찰단이 요구하는 장소는 어디든지 사찰을 받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깨뜨린 것이다.미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을경우 사전 통보없이 공격하겠다고 이미 후세인에게 여러 차례 경고를 한 바 있어 명분에선 크게 흠을 잡을 수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다. 우선 클린턴 대통령이 공격명령을 내리기 직전 유엔 안보리는 마침 이라크로부터 철수한 사찰단의 상황보고를 받고 토의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최소한 안보리 논의 내용이라도 들어보고 행동을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미국과 함께 공격에 나선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상임 이사국인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이 이에강력히 이의를 제기한 것은 예상했던 대로다. 이번 공격은 중동의 아랍국가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클린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중재를 위한 현지방문에서 막 돌아와 미사일발사명령을 내렸다. 아랍국가들이 앞으로 어떤 태도를 보이고 나올지 궁금하다.
클린턴 행정부에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내 여론은 대체적으로 이번 행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공화당도 민주당과 함께 거당적으로 클린턴에게 지지를 보내 후세인에 대한 응징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탄핵위기에 몰려 있는 클린턴이 [국내 정치용]으로 이라크 사태를 이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사태를 더이상 확대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애당초 약속을 한 이상 후세인 대통령이 즉각 종전의 약속으로 되돌아가는 길 밖에 없다. 지구촌 최대의 현안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이라크 문제는 하루 빨리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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