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번 이라크 공습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았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당초목표를 제대로 수행했다고 보기 힘들 뿐 아니라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도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국제여론도 찬성보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으며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항전의지를 꺾는 데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 군사적 측면 = 뉴욕타임스지가 19일 보도한 미국 국방부의 자체평가에 따르면 이날로 나흘째 이어진 공습에서 이라크내의 공격목표물 89개중 20%에 해당하는 18개만 완전 파괴되거나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 나머지 71개 가운데 18개는 ‘중간정도’ , 8개는 ‘경미한’ 타격을 입었고 12개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
4차공습이 끝난 뒤 헨리 셸턴 미국 합참의장은 “몇 가지 상당한 성공을 거두기는 했으나 모든 것이 계획한 대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고 말해 성과가 미진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 정치적 측면 = 클린턴 대통령은 공식 부인했지만 이번 이라크 공습은 대통령의 섹스스캔들로 인한 의회의 탄핵을 어떻게든 피해 보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점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오히려 악수 (惡手) 를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화당은 16일 대통령의 이라크 공습발표에 대해 “이번 공격의 배경이 의심된다” 며 오히려 기세를 올렸다. 당초 17일로 예정됐던 탄핵은 이틀만 연기된 채 19일 신속하게 통과됐다. 백악관이 이번 이라크 공습 및 탄핵 와중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밥 리빙스턴 하원의장 내정자의 사퇴’ 정도다.
◇ 국제사회 여론 = 미국과 영국의 이번 이라크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영국을 제외한 다른 서방국들도 “유엔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 면서 미국의 공습에 노골적인 제동을 걸고 나섰고 아랍국가들도 자국내 미군기들의 공습 가담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지금까지 친미적 성향을 견지해 온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마저 “이라크의 평화가 깨져 심히 유감이다. 유엔과 세계,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슬픈 날” 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 이라크 =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공습이 오히려 후세인의 권좌유지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돕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18일 지적했다. 후세인은 미국의 공습으로 조성된 중동권내의 반미감정을 이용해 국내는 물론 중동지역에서 자신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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