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교도소는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교도소의 부당한 처우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재소자들이 몽둥이로 온몸을 맞고 햇볕이 들지 않는 징벌방에 갇히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책의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가 하면, 병이 걸려도 의사가 아닌 교도관이 진료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출소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위원장 김형태 변호사)와 인권운동사랑방(대표 서준식)은 21일 서울 가톨릭회관에서 최근 교도소에서 출소한 23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교도소 인권침해 실태’를 발표했다. 교도소 내 인권상황에 대해 출소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32%는 수감중 교도관이나 경비교도대원에게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폭행의 형태도 다양해 욕설이나 수갑·포승의 과잉사용, 몽둥이 구타 등을 비롯해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있었다.
또 징벌방의 존재에 대한 교도소쪽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은 “창문도 없고 햇볕도 들지 않는 징벌방에 들어간 적이 있다”며 “징벌방은 너무 비인간적인 곳으로 없어져야 한다”고 대답했다.
재소자들이 병에 걸렸을 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에 걸렸을 때 의무관이 진찰하는 경우는 29%에 불과했다. 22%는 교도관이 진료했다고 응답했으며, 동료 재소자로부터 진찰을 받은 경우도 3%나 됐다. 약의 조제도 의무관(14%)이나 약사(12%)가 아닌 교도관(16%)이나 재소자(8%)가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 지난 9월부터 신문구독 등이 허용됐지만 조사대상의 85%는 `신문기사 일부를 삭제하고 있다’고, 94%는 `텔레비전 채널 선택권이 없었다’고 각각 응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3%는 감방에 난방시설이 없고, 52%는 수도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56%는 교도소 식사와 관련해 교도관과 교도당국의 부정행위가 있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교도소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불복신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고지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0.9%에 불과했으며, 불복신청을 해도 80%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천주교인권위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행형제도의 개선을 위한 활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준식 인권운동사랑방 대표도 “교도소내 인권침해 실상이 드러난 만큼 법무부 등을 상대로 대책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수갑이나 포승을 채운 것은 재소자들의 난동이나 자해를 막기 위한 정당한 조처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교도소 내 인권상황은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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