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자 조선일보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인공감미료 자일리톨(Xylitol)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독자 개발되었다는 뉴스가 실렸다. 충치예방 및 프라그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자일리톨은 원래 채소나 야채 중에 함유되어 있는 천연소재 감미료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생명공학을 활용, 토양에서 뽑아낸 미생물을 돌연변이시켜 자일리톨을 얻어낸 것으로써, 대량생산체제가 이미 설비되어 다음달부터 국내판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처럼 유전공학기술은 복제인간이나 복제장기처럼 ‘아직’ 생소한 개념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식생활 깊숙히 관여하고 있는 실질적인 문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재배 및 보관을 용이하게 하고, 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 아래 개발이 진행된 유전자 조작 식품들을 과연 안심하고 먹어도 좋을 것인가?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은 아니다. 1989년 미국은 ‘트립토판(Tryptophan)사건’으로 이미 문제의 심각성을 경험한 상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7월부터 3개월 동안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과 생명윤리에 관한 합의회의”가 열려, 이 문제에 대한 학계 및 시민의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이 생명창조라는 신의 영역에 간여해도 좋은 것인지, 그렇게 하는 것 이외에 인류가 당면한 식량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인지의 문제를 떠나, 지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식품의 안전성 검사에 가능한 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예의 ‘트립토판사건’에서 사건의 원인이 트립토판에 있음을 밝히는데 몇 달의 기간이 소요된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한 식품과 그렇지 않은 식품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된 식품에 표지를 부착(labeling)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립토판 사건?
80년대 말 미국의 Showa Denko K.K.라는 회사는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트립토판(아미노산의 일종. 식품첨가제로 많이 사용됨)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트립토판의 안전성은 이미 확인된 상태였기 때문에, 생산된 트립토판은 별도의 안전 검사를 거치지 않고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제품 인해 37명이 죽었고 1500명 이상이 영구불구자가 되었다.
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유전자 조작에 의해 생산된 트립토판에는 EBT라는 맹독성 물질이 있는데, 화학적으로 트립토판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트립토판으로부터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EBT가 신경장애, 심장장애, 기억력·인지력 감퇴, 두통, 피로 등의 증세를 보이고, 심하면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EMS의 원인이 된 것이다.
Showa Denko는 트립토판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트립토판 한 묶음당 10∼20kg 정도의 활성탄을 빼돌렸다. 그래서 이 비극의 근원이 박테리아에 가한 유전자 조작에 있는 것인지, 혹은 안이한 정제과정에 있는 것인지를 명백하게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Strain V는 정제과정에서 역시 함량미달의 활성탄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다른과학>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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