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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넘기면서 투쟁하고 있는

의보노조와 노동형제들에게 지원과 연대를!!

신 인 철

전국의료보험 노조(이하 의보노조)가 98년 12월 24일 서울본부의 선도파업을

시작으로 29일 10시를 기해 ‘전산파탄에 대한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6,000여 명의 의보노조 조합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전산파

탄 책임자 처벌 및 노조탄압 분쇄를 위한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고 총파업투쟁

의 깃발을 높이 올렸다.

이번 의보노조 파업투쟁은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이하 의보공단)의 출범 이후

전산마비와 노조탄압 그리고 의보노동자들의 생존권 악화 때문에 일어난 것이

다. 98년 10월 1일 지역의료보험과 공무원 교원의료보험의 통합체로 출범한 국

민의료보험관리공단은 출범 직후부터 전산장애로 업무가 마비되는 등 불안한 출

발을 보여 왔다. 의료보험 업무의 중추인 전산망이 뇌사상태에 빠진 이후 98년

10월 이후 3개월 동안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 노동자들은 빗발치는 민원인들의

원성을 감내하는 한편, 나날이 가중되는 업무량 속에서 이중의 고통을 겪어 왔

다. 그럼에도 공단 경영진과 이를 관할하는 보건복지부에서는 전산파탄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노조간부에 대한 징계 조처를 들먹이며

단체협약에 명시된 노사협의회 구성조차 거부하여 왔다.

의보노조는 지난 10년 동안 조합원의 생존권 보장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건강

권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의료보험 통합운동을 전개해 왔다. 의료보험은 국가의

개입으로 국민의 의료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보장제도로서 국민의 인간다운 삶

의 기초가 되는 의료의 필요를 사회보장의 원칙에 따라 충족토록 운영되어야 하

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합 방식의 조합별 독립재정제도를 채택하여 보

험체계가 4개로 나뉘어 있으면서 이와 같은 사회보장의 원칙을 구조적으로 구현

하기 어렵게 되어 있었다.

이를 바로잡고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전개되기 시작한 의보통합운동

은 지난 88년 농어촌 지역 의료보험를 확대 실시한 직후에 지역의보 노조, 농어

민 단체, 보건의료 단체 등의 연대기구인 ‘의료보장 쟁취 공동대책위원회’의 구

성부터 시작되었다. ‘공대위’는 전국농민단체와 각계의 사회운동단체를 망라하

는 ‘의료보험 통합일원화와 보험적용 확대를 위한 범국민연대회의’를 발족시키

면서 보다 강력한 통합운동으로 발전하였다. 또 범국민적인 투쟁을 통해 97년

11월 정기국회에서 국민의료보험법(공무원 교원 공단과 지역의보조합의 통합)을

쟁취하고 이어 지난 98년 1기 노사정위원회에서 98년 중에 직장의보까지 의료보

험을 통합하기로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요컨대 의보통합운동은 십수년 동안 잘못된 의료보험 정책으로 고통스러워 하

고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높은 보험료 때문에 병원문 한 번 밟아 보지 못한 노동

자 농민들과 이땅 서민들의 장기간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또 의보노조는 이 투쟁의 선봉에 서 왔다. 그리고 98년 10월 그러

한 투쟁의 첫 성과로 지역의보와 공무원 교원 의보가 통합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의보 노동자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통합이 되었지만 오히려 의보 노동

자들의 생존권은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의보공단이 통합을 이유로 해서

‘바쁘다’고 핑계를 대거나 ‘아직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아직

까지 98년 임단협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은 의보통

합을 노조 약화와 생존권 개악의 기회로 악용하며 조합원들을 부당하게 인사 배

치하거나 노사협의회 설치를 회피하여 왔다. 또 이미 합의한 5급 사원의 4급 자

동승진에 대하여 “보건복지부가 시험을 보아야 4급 승진을 시킬 수 있다고 하니

선별해서 하겠다”고 버티는 등 대대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였던 것이다.

또 이번 파업의 핵심적인 원인인 전산파탄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예로 98

년 11월에 의료보험료가 이중으로 청구된 가구는 45만 가구에 달한다. 이중 보

험료 자동이체에 따라 실제로 돈이 이중으로 빠져나간 가구는 3,820가구에 달하

고 있으며 45만 가구 가운데 39만 5180가구는 자동이체를 신청했으나 10월에 피

보험자 계좌에서 보험료가 아예 빠져나가지 않아서 11월에 두달치가 청구되었

다. 하지만 45만 가구 가운데 5만 1천 가구는 아직까지 보험료 자동이체가 되지

않고 있으며 올 1월 15일에는 석달치가 한꺼번에 인출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보험료 자동이체 가입자의 계좌에서 석달치 보험료가 인출되는 전후사정을

잘 모르는 5만 1천여 가구는 거센 항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의보

공단이 출범하면서부터 민원인들의 각종 항의에 의보노동자들은 시달리고 있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전산망을 가동하면 컴퓨터가 멈춰버려 업무를

처리할 수가 없고 민원인들의 항의는 빗발쳐서 전산망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업무를 볼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의보공단은 이런 상황에서도 해괴한 지침을 내렸다. 전화를 신속 친절

하게 받을 것을 지시하면서 이름하여 ‘전화감찰평가 항목별 배점기준표’라는 것

을 만들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전화를 응대하는 모범답안을 만들어 그 기준

대로 점수를 매기겠다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예컨데 벨이 3회까지 울

릴 때 받으면 3점, 10회이상은 -1점 등의 식이다. 의보노조는 “조합원들은 하루

만 파업해도 가차없이 무노동무임금을 적용하면서 이런 엄청난 물적, 인적피해

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분노하면서 “의보 통합과정에서 전산작업을

이유로 기구수가 58개나 줄었고 정원도 2천명이상 대폭 감축되었지만 실제 지역

의보 시절에 쓰던 장비가 그대로 이전돼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원

인을 분석하고 있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의보통합에 반대하던 공단측 경영진은

통합에 대비한 아무런 사전 준비작업을 하지도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가 고스란히 의보노동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또 의보통합에 대하여 반대

하고 있는 수구세력들이 명분을 얻기위하여 고의적으로 저지른 일이 아닌가 의

심마저 드는 상황이다.

전산착오를 계기로 해서 의보통합을 반대하는 수구세력들은 “전산착오는 통합

해서 생긴 문제”로 주장하며 전산파탄을 통합 반대의 근거로 들고 있다. 이들은

이미 “의보통합이 되면 직장 노동자들은 자영자들에 비해 38%이상의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거짓말로 통합반대를 공공연히 주장해 왔다. 직장의료

보험조합은 산하 직장의료보험조합으로 공문을 발송하여 ‘의료보험통합일원화’

에 반대하는 서명을 조직하기도 하였고, 또 한국노총 산하 공공서비스연맹을 상

급단체로 한 전국직장의료보험노동조합이 설립되어 통합반대운동을 전개하고 있

다. 이들의 명분은 통합이원화(지역, 공무원 및 교원 통합공단과 다수의 광역직

장조합 병존 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통합이원화를 위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결국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의보통합

법은 재정을 분리하는 것을 내용으로 상정되어 의보통합의 의미가 상실되었다)

파업투쟁 중이던 98년 12월 30일, 의보공단에서 먼저 제안하여 이루어진 교섭

에서 의보공단은 의보노조 조합원들을 철저하게 우롱하였다. 의보노동자가 10년

의 한으로 쟁취하여 수십 번을 얘기했고 다시 꼭꼭 다짐받고자 했던 10년 말단

졸업요구서(4급 자동승진을 의보노조는 이렇게 표현한다)를 본적이 없다고 이사

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농성중이던 조합원들은 이 말을 듣고 분노를 참지 못

하여 이사장실로 몰려가 이사장 및 임원들을 향해 격렬히 항의했다. 이처럼 공

단의 무성의와 반노동자적 작태로 파업투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의보노조는 바라

보고 있다. 그러나 의보노조는 조합원의 생존권적 현안인 6% 임금인상과 4급 자

동승진의 문제보다 전산파탄 책임자 처벌을 더욱 중요히 여기고 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의보 노동자들이 노동자뿐 아니라 농민, 제 사회단체와 연대하

여 국민들의 건강권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10년 넘게 투쟁해서 이제 첫걸음을 떼

기 시작한 의보통합이 출발부터 흔들리기 때문이다. 의보노조의 투쟁에 대한 지

원 연대가 절실히 요청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98년을 넘기고 머리띠를 질끈 묶고 투쟁속에서 새해를 맞는 노동자들은 의보

노조만이 아니다. 조폐공사 노조가 파업투쟁 중에 있으며 명동성당에는 조흥시

스템 노조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삼미특수강 동지들은 두 해를

넘기면서 또 99년을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많은 노동형제들이

자본과 정권의 공격속에서도 오뚜기처럼 투쟁하고 있다. 또 구속 수배된 노동형

제들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눈물겨운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노동자

들은 농성장에서 또 파업투쟁의 현장에서 99년을 맞이하고 있다.

해를 넘기며 투쟁하고 있는 노동형제들과 따뜻한 정을 서로 나누고, 단결과

연대의 힘으로 99년에는 함께 승리하는 해로 만들자는 다짐과 실천속에 99년은

시작되어야 한다. 또한 이것이 초국적 자본, 미국 그리고 김대중 정권이 대대적

으로 자행할 IMF식 구조조정과 경제 식민지화 공격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노동

자의 힘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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