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정부, 공공기관 퇴직금 누진제 폐지 및 연봉제 도입 강행
정부가 퇴직금에 대한 누진률을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노후가 위협을 받고 있다.
기획예산위원회는 작년 12월 29일 공공기관의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는 내용
의 퇴직금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각 부처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이들
공공기관은 근속연수에 누진율(1.5∼1.7)을 곱해서 지급 개월 수를 산정해 왔으
나 개선안은 이러한 누진율을 없애고 근속 1년당 1개월의 평균임금만 지급하도
록 하고 있다. 이 안에 따라면 30년을 근속했을 경우 52.5개월분에서 30개월분
으로 줄어드는 등 퇴직금은 평균 25%나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기획예산위원회
는 퇴직금 산정기준을 평균임금으로 통일하는 한편, 그것도 종래의 퇴직전 3개
월 평균에서 1∼5년 평균임금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작년
말까지의 퇴직금에 대해서는 기존의 방식으로 산정해서 중간정산하거나 향후 임
금변동률을 반영해 추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퇴직금 삭감이 적용되는 기관은 조폐공사,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등
정부투자기관과 포항제철, 한국통신 등 108개 출자기관과 한국개발연구원 등
109개 출연기관, 대한체육회 등 206개 보조기관, 도로교통안전협회 등 181개 위
탁기관과 국책은행 등 101개 금융관련 기관.단체, 공영언론사 등 705개 기관이
며 대상자는 42만 명에 이르고 있다.
기획예산위원회의 이러한 ‘개선방안’은 단협과 근로기준법에 의해 규정된 퇴
직금 제도를 정부의 ‘지침’으로 개악하는 것으로서 헌법상의 단체교섭권을 부정
하는 것이다. 기획예산위원회도 이번 개선안이 ‘근로조건에 대한 노사의 자율결
정권 침해’로 위헌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여 반드시 기관별 노사합의를 거치
도록 했다. 그러나 기관장 문책 및 예산배정, 인센티브 상여금 차등지급 등을
통해 이러한 지침을 관철해 나가겠다는 노골적인 협박을 가하고 있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에 불과하다. 더욱이 기획예산위원회는 강제규정인 퇴직금을 임의화
하거나 기업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를 노사정위원회에 제시하기
로 했다.
기획예산위원회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공공연맹과 정투노련을 비롯한 공공부
문 노조들은 공공기관의 누진율이 다소 높았던 것은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고 승
진이 강력히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퇴직금 삭감과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연봉제 도입도 구체화되고 있다. 기획
예산위원회와 행정자치부는 올해부터 3급(부이사관) 이상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
로 차등연봉제를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무원 연봉제 세부안’을 대통령령
으로 마련, 이달 중순께 입법예고하고 4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부터 3급 이상에 대해 작년 연봉 기준으로 연봉 계약제를 실시하고, 4월부
터 근무실적 평가를 실시하여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차등연봉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또한 3급 이하에 대해서도 상위 10%는 기준호봉 월급여의 200%, 상위
10∼25%는 월급여의 100%, 25∼25%는 월급여의 50%를 추가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분이 보장되고 팀웍을 중시해온 공무원 사회에서도 고용이 불안
정해지면서 개인주의적인 경쟁이 격화되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민간
기업에서의 계약직 연봉제의 확산 움직임을 더욱 촉진할 것이다. 대한상공회의
소의 조사에 따라면 국내 상장기업의 26%가 내년에 연봉제를 도입할 계획이고
이미 연봉제를 도입한 업체들(전체의 29%)의 63%가 적용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고용불안과 노동강도 강화, 노조무력화를 수반하는 계약.연봉
제가 공무원 사회에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이는 민간기업에도 계약연봉제가 급
속히 확산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서울시, 7개 사업소 민간위탁 직원 8백90여 명 감축
서울시의 민영화와 인력감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
회관이 내년부터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 운영되며 체육시설관리사업소 등 7개
사업소가 민간에 위탁 운영된다. 또 농업기술센터가 폐지되고 서울시립 기능대
학이 폐교되며 시 산하 66개 사업소의 인력이 4천8백41명에서 3천9백50여명으로
8백90여명(18.5%) 감축된다. 서울시는 지난 12월 29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단계 구조조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서울시는 우선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을 재단법인화해 경영
합리화를 추진하고 세종문화회관 소속의 9개 예술단체는 단체별로 재단법인화하
기로 했다. 또 차량정비사업소와 하수처리사업소 1곳, 여성발전센터 1곳 등 모
두 6개 사업소를 민간에 위탁, 운영하고 체육시설관리사업소도 잠실야구장과 장
충체육관, 목동실내빙상장 등 각 시설별로 민간에 위탁, 운영키로 했다. 농업기
술센터(구 농촌지도소)는 폐지되고 경기도에 사무를 위탁하게 되고 시립기능대
학은 2년제 전문대학으로서의 기능이 폐지돼 직업훈련학교로 전환됨에 따라 사
실상 폐교되며 업무성격이 유사한 건설시험소와 공업시험소는 품질시험소로 통
합된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공무원교육원 교수부장직과 시정개발연구원 부원장, 사무
국장 직을 폐지하는 등 51개 기관에 대해 조직축소와 기능재편을 추진키로 했
다. 시는 또 시립박물관장과 시립미술관장, 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직에 민간전
문가를 채용하고 교통방송본부 교통정보국장과 박물관 디자이너 등 부문별로 전
문가를 채용키로 했다.
서울시는 사업소별 조직개편과 인력감축 작업은 세부실행계획을 조속히 수립,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하는 한편, 노동조합의 반대 등으로 구조조정에
저항을 받고 있는 지하철공사를 비롯한 6개 투자기관과 상수도사업본부에 대해
서는 경영진단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전문가 및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
해 올 1월중으로 연기하여 조직개편안을 확정, 발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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