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김은 얼굴은 섹시한데 가슴이 너무 빈약해』 『미스 리, 술 한 잔 따라줘』. 직장 여직원에게 이같은 말을 함부로 하는 남자들은 앞으로 단단히 혼이날 각오를 해야 한다. 여직원을 불러 인터넷의 음란사이트를 보여주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물론 남자에 대한 여자의 성희롱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껏 모호하기만 하던 「성희롱」의 개념이 처음으로 법에 규정됐다. 그것도 남녀고용평등법, 남녀차별금지법 등 2개 법률에 명문화돼 민간인, 공무원 할 것 없이 모든 남녀가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

두 법이 규정한 「성희롱」은 약간의 자구(字句) 차이는 있으나 「업무 와 관련해 성적 언어나 행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등을 조건으로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이다. 남성위주의 사고와 관습에 젖은 우리 사회에서 「짓궂은 농(弄)」 정도로 여겨져온 언사들이 이젠 가차없이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고 한동안 사회문화적 후유증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이들 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7일 성희롱을 시각적·언어적·육체적 성희롱 등으로 분류하는 「성희롱행위 예시집」 마련에 나섰다.

여기에는 ▲신체부위를 음란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행위 ▲혐오감을 주는 신체나 성기의 과다한 노출 ▲외설적 사진이나 음란한 글, 책 등을 보여주는 행위 ▲음란한 농담이나 언사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 ▲생리휴가 사용을 조롱하는 언사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 ▲회식·야유회 자리에서 옆에 앉기를 강요하거나 몸을 만지거나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도 성희롱으로 간주된다. 이런 성희롱을 당한 직장인은 사업주에게 피해사실을 밝히고 가해자에 대해 부서전환, 징계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가해자가 「오리발」을 내밀거나 사업주가 『뭘 그런 걸 가지고…』 하고 외면 하면 노동부 또는 여성특별위원회에 호소하면 된다. 두 기관은 접수와 함께 법적 조사권을 발동, 「성희롱」 여부를 판정하게 되며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할 때 유효한 증거가 된다.

사업주가 노동부의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땐 3백만원이하의 과태료를, 이를 계기로 피해자에게 고용상 불이익을 줬을 땐 5백만원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노동부 엄현택 근로여성정책과장은 『성추행자에 대한 처벌규정은 성폭 력방지법에 있었으나 성희롱은 어디에도 개념이 없어 당하는 여성들이 속앓이만 해온게 사실』이라며 『이 법으로 직장내 분위기가 한층 밝고 건전한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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