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명윤리자문위 주관으로 공청회 계속
‘한시적 금지’ 잠정 결론
최근 한국의 경희대 연구팀이 인간 복제를 위한 태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다른 어느 나라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미국이었다. 지난해 5월 초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해리 그리핀 박사가 최초로 양을 복제 실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클린턴 대통령은 즉각 인간 복제 실험에 관한 연방 차원의 재정 지원을 90일간 중단한 바 있다. 또 미국 연방 의회는 물론 주 의회까지 인간 복제 실험을 제한하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만큼 이 문제를 바라보는 미국인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인데, CNN과 <타임>이 얼마 전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 중 93%가 인간 복제 실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94년 인간 복제 배양 실험이 심각한 도덕문제를 야기한다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한 데 이어, 95년 10월3일 대통령 행정 명령을 통해 99년 10월까지 한시적으로 기능할 국립생명윤리자문위원회(NBAC)를 발족했다.
현재 메릴랜드 주 락빌에 본부를 둔 국립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97년10월 첫 회의를 가진 이후 각종 세미나와 공청회를 활발히 열어 오고 있다. 공청회는 주로 종교계 지도자들로부터는 신학상의 문제점을, 윤리학자들로부터는 왜 인간 복제가 금지되어야 하며 어떤 경우에 허용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회의에 일반 국민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위원회는 98년 12월3일 지금까지의 작업을 총정리한 두툼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미 알려진 인체 물질에 대한 실험을 어떤 조건과 상황에서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은 채 가능하게 하느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말하자면 인간 복제 자체는 범죄 행위로 취급해 계속 금지하되, 적절한 조건과 안전 장치만 확보되면 인간 배아에 관한 순수연구는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서도 생명공학 분야에 가장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보장해 온 국가였다. 그러나 이른바 돌리 양 복제 사건이 터진 뒤 그 같은 입장에서 180도 선회했다. 여기에는 미국 정부가 인간 배아연구와 관련해 80년대에 연방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만 중단한 채 민간분야에서의 연구 활동을 자유롭게 허용한 결과 인간 배아 연구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자체 비판도 작용했다. 물론 앞서 지적했듯이, 미국 정부는 현재 인간 복제 자체는 금지했지만, 이를 ‘영원히’ 금지하지는 않았다. 국립생명윤리자문위원회도 앞으로 일반인들이 인간 복제를 더욱 안전하고 보편적인 개념으로 인식하게 될 경우 인간 복제 금지에 대한 기존 결정을 바꾸어야 할지 모른다며, 앞으로 3∼5년 뒤 재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卞昌燮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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