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생태계 악영향”등 반대 목소리 다양
개인 또는 시민·사회 단체가 유전자 조작 기술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유전자 조작 생물체가 자연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생물은 약 35억 년에 걸쳐 진화해 왔다. 그런데 유전자 조작 기술은 동일 종이 아닌 이종 간에 유전자를 뒤섞어 버림으로써 진화를 엄청난 속도로 가속화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자연 진화 과정을 밟던 생물 종이 멸종할 가능성이다. 유전자 조작에 따라 제초제에 내성을 갖게 된 곡물은 야생종보다 우수한 생존능력을 보일 수 있다.
게다가 이 곡물이 근연 관계인 잡초와 이종 교배라도 일으킨다면? 말 그대로 ‘슈퍼 잡초’가 탄생할 것이다. 제초제에 비정상적으로 강한 이 잡초는 더 강력한 제초제의 출현을 부를 것이다. 유전자 조작 생물체가 생태계를 교란할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서는 과학자들도 대부분 동의한다(생명공학 안전성 의정서 자체가 이 같은 동의를 기반으로 하여 탄생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이 인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이 100% 입증되지 않은 이상 ‘안전할 권리’를 가진 소비자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고 소비자 단체는 주장한다. 유전자 조작 식품은 알레르기 또는 독소를 발생시키거나 항생제에 내성을 일으킬 가능성을 지적받아 왔다. 지난 92년 일본 쇼와덴코 사가 유전자 조작 기술로 생산한 단백질 ‘트립토판’ 때문에3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정치·종교적인 입장에서 유전자 조작 기술을 반대하는 시각도 있다. ‘사람 심장을 가진 돼지는 인간인가, 짐승인가’ ‘회교도가 돼지의 성장 유전자를 끼워 넣은 채소를 먹어도 될 것인가’.이처럼 생명공학은 인류가 일찍이 맞닥뜨리지 못했던 윤리 문제를 제기하고있다.
과학자·기업 카르텔이 유포하고 있는 이런 저런 신화 또한 이들에게는 공격 대상이다. ‘식량 증산의 신화’ ‘환경 문제 해결의 신화’ ‘불로초의 신화’로 요약되는 생명공학의 복음을 이들은 무자비하게 박살낸다.
이들이 보기에 생명공학 기술이 인류를 굶주림에서 구원할 것이라는 신화는 전제부터 잘못되어 있다. 식량은 지금도 남아돈다. 기아 문제는 전지구적인 분배 시스템의 문제이지 곡물수확량의 문제가 아니다. 동물로부터 이식용 장기 또는 노화 방지 유전자를 얻는 의료 혜택 또한 ‘모든 인류’에게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자본에 주도권이 넘어간 생명공학 기술은 결국 ‘20 대 80의 사회’(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빈곤층으로 계층화한 미래 사회를 가리키는 풍자 용어)를 강화하는 쪽으로 기능하리라는 것이 박병상 사무국장(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의 암울한 전망이다.
金恩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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