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관련 효소 발견이 계기…

유전자 조작·결합으로’변종’창조

유전자를 조작해 탄생시킨 동식물을 생명공학자들은 흔히 ‘키메라 생물’이라고 부른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키메라는 사자 머리에 뱀 꼬리를 가진 괴물. 이처럼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한 몸에 지닌 잡종생물이 키메라 생물이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이런 생물을 인간이 만들 수 있게 된 것은70년대 들어서였다. 아버·스미스·리만 등 과학자는 자연 상태 세균에서 DNA를 자르는 ‘가위'(제한 효소)와 잘라낸 DNA를 연결하는’풀'(리가제) 을 잇달아 발견했다. 이로써 생명공학자들은 원하는 유전자 부위를 잘라내 체외로 분리한 다음 이를 다른 유전자와 재조합해 다른 세포에 도입, 발현시키는 기술을 익히게 되었다.

94년 세계 최초로 상품화한 유전자 조작 식품 ‘무르지 않는 토마토'(상표명 프레브 세이브)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토마토가 시간이 지나면 물러지는 것은 ‘폴리가락토유로디나제’라는 긴 이름의 효소 때문이다. 이 효소는 과일을 단단하게 만드는 펙틴질을 분해하는 구실을 한다. 그렇다면 이 효소 유전자를 분리한 다음 원래 유전자가 있던 방향과 반대되게 유전자를 분리해 보면 어떨까. 실제로 무르지 않는 토마토는 이 같은 ‘안티 센스’ 기법을 통해 탄생했다.

이렇게 유전자를 조작해서 만든 식물은 주로 옥수수·토마토·유채·콩·감자·담배 따위이다. 과학자들은 또 제초제에 내성을 갖는 작물, 해충·바이러스에 강한 작물을 만들기 위해 이들을 키메라 식물로 둔갑시킨다. 96년 현재 이들 키메라 식물에 대해 실험실 실험을 끝내고 현장 실험(포장 실험)을 벌이고 있는 지역만도 3천여 곳에 이른다(17쪽 그림 참조). 키메라 동물은 의약 부문과 손을 잡고 발전하고 있다. 미국·일본·유럽 각국은 락토페린·헤모글로빈·인터루킨2 같은 인간유전자를 생산하는 젖소·산양·돼지 따위를 속속 개발하고 있다. 인간장기를 대체하기 위한 키메라 동물 개발도 한창이다. 이들 동물은 상품화에 성공할 경우 값싼 생산비로 값비싼 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 예로 오는 2002년께 2백30억 달러(2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락토페린 시장에서 키메라 동물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락토페린 생산 젖소 ‘보람이’ 1마리로 모유보다 백 배 가까이 많은 락토페린을 생산할 수 있어 원가 절감 효과를 크게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생명공학연구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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