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폭력
91년 5월 투쟁을 기억하는가? 이른바 강경대 치사 사건으로 시작된 91년 5월 정국을 담론적으로 분석한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도서출판 이후가 지난달 발간한 ‘대중과 폭력’(김정한 지음). ‘1991년 5월의 기억’이란 부제가 달린 이 책은 국내 최초로 대중운동을 심도있게 다룬 사례연구 보고서다.
이 책에서는 계급운동, 민중운동, 시민운동, 시민사회의 저항 등으로 다양하게 규정되고 있는 91년 5월투쟁을 ‘대중’의 관점에서 치밀하게 성찰하고 있다. “‘대중’이란 무엇이고 누구인가? 계급·민중·시민이라는 개념과는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대중’에 대한 긍정적 개념화를 탐색한다. ‘대중운동’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대중운동과 ‘폭력’·’비폭력’의 상관 효과는 무엇인지까지 폭넓게 고찰하고 있다.
손호철 교수(서강대 정치학과)는 ‘왜 대중인가’라는 발문에서 “대중이 무엇인지, 누구인지는 아직도 정확하지 않다. 대중은 혁명적 열기로 모든 것을 바꿔 놓는가 하면, 때로는 엄청난 압제에도 침묵하고 동조하기도 한다. 이 야누스를 고민하고 이해할 때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노력들 역시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를 위한 작은 첫걸음인 셈.
“91년 5월, 나는 ‘거리’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곳에서 ‘정치’를 익혔다. 91년 5월 투쟁이 소멸하고 나에게 남겨진 것은 끝없는 의문과 좌절이었다.
기억해야만 한다는 의무감도 없는 강력한 기억, 그 기억을 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하고 싶다는 욕망. 나는 여기서 출발해야만 했다.”
당시 대학생으로 ‘거리’에 나섰던 저자 김정한씨(70년생, 서강대 철학과 및 동대학원 정치외교학 석사 마침)가 이 책을 통해 해명하고자 했던 의문들이 이제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던져질 듯 하다.
/ 도서출판 이후 펴냄, 값 9천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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