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에도 국제연대를 위해 ‘영어’가 되는 이민2세나 장기유학 경험자들이 채용되고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건설노련(위원장 이용식)에 국제사업 담당자로 채용된 이승민(24)씨, 지난해 7월부터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단병호)에서 일주일에 4∼5일간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정혜원

(28)씨가 바로 그 주인공. 앞서 공익노련(위원장 양경규)에도 노동법개정총파업이 끝난 직후인 지난 해 2월부터 7개월간 송의진(28)씨가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주로 한국노동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기회가 닿아 민주노총 소속 산별연맹에서 일하게 됐으며 모두 영어권 국가에서 살다온 경험이 있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편 모국어도 잊지 않고 있으며 신세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가운데 이씨는 중학교 3학년까지 서울에서 마치고 뉴질랜드로 유학가 오클랜드대학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했으며 정씨는 하버드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수재이며 이민2세 출신이다. 송씨는 미국 이민 1.5세대로 공익노련에서 자원봉사를 마친 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UCLA 사회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해당연맹이 소속된 국제노동운동단체에 편지와 팩스를 보내고 영문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채용된 건 순전히 나이가 어린 까닭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이씨는 국제건설목공노련(IFBWW)이 건설노련에 올해만 3천4백만원을 지원하는 조직발전사업을 위해 지출보고서를 포함한 영문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당장

맡겨진 주된 업무다. 이와함께 국제건설목공노련이 올해부터 2년간 건설노련과 전일노련(위원장 이규재)의 통합 및 산별노조 건설과정에서 지원하는 교육사업 등 각종 프로젝트에서

이씨는 구체적인 기획과 집행보조를 맡기로 했다. 반면 정씨는 금속산업연맹이 가맹돼 있는 국제금속노련(IMF)과 각국 금속노조들에게 금속산업연맹의 투쟁소식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정씨는 이와관련 이들에게 팩스를 보내고 인터넷을 통해 E메일을 보내며 국제적인 투쟁을 조직하기도 한다. 지난 해 (주)대우자동차판매(대표이사 정주호)가 노조와의 잠정합의를 세차례나 뒤집자 국제금속노련이 김우중 회장과 대우자판쪽에 항의서한을 보낸 일이나 지난 해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국제산별노련(ITS)과 국제자유노련(ICFTU)

이 스위스 주재 한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한국의 구속노동자 속방을 촉구하고 각국 금속노조들에게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 구속 노동자들을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도 정씨의 국제홍보가 없었다면 복잡한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정씨는 그러나 한국 노동조합의 국제적 감각은 아직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 정씨의 조심스런 지적이다. “한국의 노조들이 국제연대사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직 정착되지 않았으며 국제적 마인드도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국제연대사업도 사업이지만 국제업무 관련 실무일꾼이라도 지금보다는 늘어나야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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