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들 예술보다 ‘떡고물’에 더 관심”

지역예술축제의 귀감으로 평가받는 과천세계마당극큰잔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과천시가 행사지원을 명목으로 과다한 상근 인력을 둔 행사지원본부를 신설한다는 방침을 내놓자 연극인들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과천시가 전권을 휘두르려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

마당극큰잔치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월 말 철수하고 비상대책위를 꾸려 과천시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과천마당극축제는 지난 97년 한국연극협회와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가 공동 발의하고 경기도 과천시를 개최지로 물색해 치뤄진 연극인들의 축제마당. 1회 행사부터 집행위원장과 예술감독을 맡아온 임진택씨(49, 전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 의장)는 “일이란 게 신명이 나야 하는데 신명이 다 죽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뭔가.

△마당극축제와 관련한 조직을 만들면 퇴출공무원에게 자리를 배정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관 주도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또 행사가 크게 성공하니 자기들 행사로 만드려는 욕심을 부리고 있다. 과천시장은 “마당극잔치는 과천시 행사다, 과천시가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주관한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과천시와 연극인들이 동등하게 결합한 행사다, 연극인들의 주관권을 인정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연극인들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이른바 ‘떡고물’을 챙길 수 없는 것도 불만일 수 있다. 모든 업체 선정과 계약을 시에서 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로 보여진다. 우리에게 “예술만 잘하라”고 말하는데 공무원들은 행사의 예술성보다 먹거리장터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광주비엔날레도 관료적 행정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데.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공무원의 구조조정·퇴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공무원 조직은 너무 비대하고 썩은 곳이 많다. 공무원 구조조정은 정부의 중요한 시책인 만큼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

-과천시와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할 건가.

△민극협과 연극협회의 산하단체들은 과천시 단독 주최·주관 행사엔 절대 참가하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과천시가 단독으로 행사를 진행할 경우 ‘세계마당극큰잔치’란 명칭은 사용할 수 없다. 우리는 별도로 다른 지역을 물색해 행사를 진행할 것이다.

-연극인 주관 원칙을 끝까지 관철하겠다는 뜻인가.

△과천마당극축제 집행위가 관료주의를 수용하면 앞으로 전국 지자체들의 지역문화행사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번에 원칙을 지켜내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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