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의원 불법유착 관행에 ‘개혁 싹’ 시들
건설관련 한 협회에서 10년 넘게 근무해 온 최아무 실장(남·43). 요즘 규제개혁 국회변질 사건을 왠지 가슴 한쪽이 ‘뜨끔’하다. 여론이 모두 상임위원들과 사업자단체들의 유착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탓이다.
“사업자단체 개혁은 사실 5년도 더 된 얘기”라는 그는 “과거엔 말이 있을 때마다 협회 간부들이 건설부나 국회에 찾아가 사정을 했고, 곧 취소된 기억이 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새 정부가 사업자단체 개혁 방침을 공식 발표했을 때는 “이제 진짜 하나보다”며 조금 긴장했다는 최씨.
그러나 긴장은 곧 풀렸다. 협회 간부들이 줄기차게 국회에 다녀온 뒤 지난해말 “안심하라”며 분위기를 잡았다는 것. 최씨는 세무사·변호사협회 등 비슷한 단체들도 이런 관행을 일삼고 있는 것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그게 어디 어제 오늘 일이냐”며 말끝을 돌렸다.
야당 의원 비서관을 하다 최근 그만 둔 김아무(여·32)도 입장은 반대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다. “보통 회기가 시작되기 석달 전부터 이름도 모를 사람들이 찾아와 이런 저런 부탁을 하는 것을 많이 봤다”는 그는 “그나마 인기 상임위가 아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른자위 상임위원들을 찾는 ‘거물급’ 로비스트들은 의원회관으로 직접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되레 이런 의원들 방은 회기 내내 한산할 때도 있다는 것. 김씨는 “불법 여부를 떠나 의원에게 부탁만 하면 들어줄 거란 기대를 하는 사람이나, 또 그 기대를 받아주는 의원들 모두 입법기관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 돼버린 규제개혁위원회의 정현용 사무관은 “우리가 국민여론에 따라 다듬고 고친 법안들이 소수 관련자들의 청탁과 로비로 변질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제발 악습을 좀 거두자”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 배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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