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군기지 환경조사 결과 1차보고
대한민국은 공해식민지인가? 하는 울분을 터뜨릴 정도로 주한미군들
에 의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
급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총 7천3백60만평에 96개의 미군관련 기지와 시설이 있
는데, 우리 땅이면서도 우리가 관리할 수 없는 미군시설에 대한 환경
오염 실태의 심각성이 민간단체들에 의해 최초로 보고되었다. 녹색연
합과 우리땅미군기지되찾기전국공동대책위원회(준)는 4일 오전 11시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전국 미군기지 환경조사 결과 보고회’를 갖고, 문
제 해결을 위해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한미행정협정, SOFA)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전면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보고회는 지난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의정부, 부평, 춘천, 하
남 등 전국 11개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30여 개 미군기지의 환경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이현철(녹색연합 정책팀) 씨는 소음, 수질, 토양 오염에 의한 주민피
해외에도 몇 가지 해결해야할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씨의 지
적에 따르면, △레이더에 의한 생태계 파괴와 주민 피해 △전 국토에
깔려있는 송유관 문제 △폭격장 문제 △미군기지 주변에서 자라고 있
는 귀화식물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는
“한국정부는 당당하게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땅에 대한 권리와 오염조
사권, 오염지역에 대한 원상복구의 의무를 미국정부에 요구해야 하며,
국가로서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을 반드시 개
정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원상복구 의무 요구해야
한미행정협정 개정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 협정을 통
해서는 명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한미행정협정 4
조(시설과 구역-시설반환)에는 “협정의 종료시나 그 이전에 대한민국
정부에 시설과 구역을 반환할 때에 이들 시설과 구역이 합중국 군대
에 제공되었던 당시의 상태로 동 시설과 구역을 원상 회복하여야 할
의무를 지지 아니하며, 또한 이러한 원상회복 대신으로 대한민국 정부
에 보상하여야 할 의무도 지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성재호(성균관대 법대) 교수는 “오염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시정
문제는 한미행정협정 개정 과정에서 환경관련 규정을 신설하도록 합의
를 도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한 원칙에 충실하면서 한편으로 오염된 미군사용시설이나 구역의 원상
회복 문제를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한미군범죄 근절을 위한 운동본부」와 「녹색연합」등은 5
일 오전 11시 미대사관을 방문해 미군기지 환경오염에 대한 미국측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또한 6일 낮 12시 용산 미군기지 1번 문 앞에서
미군기지 환경오염 항의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미군기지 환경조사 1차 보고서
◇ 소음으로 주택균열, 수업중단, 청각장애등
소음은 대부분 헬기, 제트기 등에 의한 소음이었는데, 환경오염 기준
치가 일반지역에서 50dB을 기준으로 볼 때 의정부, 춘천, 군산등 측정
장소 모두에서 등가소음도(평균소음)가 63.9-87.8dB로 나타나 환경기준
치를 훨씬 웃돌고 있었다. 소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60dB일
때 식욕감퇴나 수면장애를, 85dB일 때 심장기능저하, 평형력 교란을
일으키며, 90dB 일 때는 청력장애, 귀울림, 두통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의 근화초등학교에서는 헬기소음 때문에 3학년
교실에서 30분 이상 수업을 중지하는 상태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
다.
◇ 석면등 폐기물 방치로 토양오염
원주시에서는 올해초까지 7년여 동안 영내 야산을 깎아 부대 안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쌓아두면서 침출수 등을 방치,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폐가가된 군용 막사를 10여년
동안 방치하고 있어 미군이 사용한 건축물 단열제인 석면이 그대로 버
려져 있었다.
◇ 송유관 누수로 기름덩어리가 된 농경지
미군이 설치한 유류고와 전국 450Km에 이르는 송유관의 경우, 시설
의 낙후와 관리의 어려움으로 기름 유출사고가 일어 나고 있었다. 포
항지역에서는 송유관이 터져 논이 기름으로 오염되기도 했는데, 송유
관의 유출로 인한 토양오염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 커다란 전자레인지 안에서 생활
부산 양정1동에서는 주택가 바로 옆에 있는 레이더로 인한 전자파 피
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더에 의한 전자파의 경우 일반적으
로 전자레인지의 원리와 같기 때문에 이 상태로 계속 두면 결론적으로
주민들은 아주 큰 전자레인지 안에 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
나라 곳곳에는 미군시설이 있으며, 이 시설중 상당수가 레이더를 보유
하고 있는데, 이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레이더 영역 안에 있는
모든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96년 12월 5일 (목요일) 인권하루소식 제7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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