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네트워크]

이면합의와 막후협상이 과연

민주노조운동에서 대세이고 정당한 것인가?

신 인 철

<저는 지난 1월 11일자 주간정세동향의 주간네트위크에 “대우자판 노조의 탈

법 부정선거와 뒤늦게 공개된 ‘임단투 이면 합의서’를 보면서 ― 대우재벌과 노

조상급조직 관료들의 도덕성이 문제이다 ―”를 기고한 바가 있습니다. 이 글이

나간 이후에 객관적 사실조차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심지어는 ‘사과와 정정보

도를 요구’하는 대노협의 입장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이면합의와 막후협상이 정

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이후의 과정과 함께 정리하고자 합니다.>

노동형제들은 IMF 신탁통치와 경제 대공황 속에서 내외독점자본의 공격에 의

해 임금삭감과 정리해고 등 생존권의 후퇴로 인하여 고통을 겪고 있으며, 민주

노조는 총자본의 공격에 의해 조합원의 축소, 단협개악과 무력화, 현장 조직력

약화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민주노조운동은 현장 조합원의 힘을 결집시키지 못

하고 전투성과 조직력이 약화되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노동형

제들은 안팎의 어려움을 단결과 투쟁의 정신으로 돌파해왔으며 또 돌파해낼 것

이다. 이렇게 돌파할 수 있는 힘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뼈아프

게 되돌아보는 자기성찰의 과정에서부터 생기는 것이다. 대우자판 노조의 불법

탈법선거와 임단투 이면합의서의 내용을 정리하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지만 우

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시는 이러한 잘못을 하지말자는 것이었다. 또 이것은

이면합의와 막후협상의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을 하는 모든 동지들

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던지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지난 번의 글이 적어도

민주노조운동이 힘있게 설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었다.

뒤늦게 공개된 이면합의서

이면합의서의 원본이 뒤늦게 공개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대우자판 노조의 김

용선 신임 위원장은 전 이시욱 집행부로부터 노조업무 인수 인계를 받으면서 지

난 1월 12일 ‘이면합의서’의 원본을 달라고 요구했다.(그 전에도 이면합의서 원

본의 공개를 요구하였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전병덕 전 사무장은 “이면합의서

는 지금 노조에 없다. 이면합의서는 연맹에 있으니 내일이라도(1월 13일) 찾아

주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약속한 전병덕 전 사무장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자, 김용선 위원장은 15일 금속연맹에 전화를 걸어 심상정 사무차장에

게 “이면합의서를 달라”고 하였다. 심상정 사무차장은 “연맹에는 없다”고 하였

고, 후에 “연맹에는 없고 대노협에 있다고 하더라”는 답변이 왔다. 이에 김용선

위원장은 이날 대노협의 정종승 국장에게 전화를 해 “이면합의서를 받아야겠다”

고 하자 정 국장은 “안 된다. 왜 지금 달라는지 모르겠다”고 하여 김 위원장이

“집행부가 바뀌어 인수 국장은 “서명한 사람들에게 확인해보고 주더라도 주겠다”고 하여 이에 김 위원

장이 다시 “1월 18일까지 달라”고 요구하였다.

18일 다시 김용선 위원장이 전화를 걸자 정종승 국장은 “1월 20일에 대노협

운영위가 있는데 운영위에서 <주간정세동향>의 ‘주간네트위크’에 실린 부분에

대하여 확인하고 그때 주겠다”고 답변을 하였다. 이에 김용선 위원장이 “무슨

소리냐, 당연히 대우자판 노조 것이니까 받아야겠다. 오늘 안으로 가져오지 않

으면 어떤 방법으로든지 받겠다”고 통보하였다. 이에 정 국장이 세 차례에 걸쳐

시간조정을 요청하였으나 김 위원장이 완강하게 줄 것을 요구하자 결국 김상준

대노협 사무처장이 1월 18일 오후 5시경에 대우자판 노조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정 국장 대신 왔다”고 하면서 이면합의서 2장을 김용선 위원장에게 전달하였다

고 한다.

뒤늦게 공개된 이면합의서 원본은 2장이었다. 하나는 ‘확인서’라는 제목으로

대우자동차 박태웅 부사장이 친필로 쓰고 서명한 “(주)대우자판 노조에 대하여

노사협력기금조로 금액 8천2백만 원을 지급할 것을 확인함. 지급일자 98년 단체

교섭 종료 익일”의 내용이고, 또 하나는 “대우자판 ’98 단체교섭 관련 부대사

항’의 제목으로 “NST관련 28명에 대하여는 ‘98.12.20일까지 근태 정상처리 등

인사상의 불익이이 없도록 한다(임금 정상지급)와 휴직 대체교육관련 조항의 일

주일 정도라 함은 10일 이내를 말한다”는 내용으로 대우자동차 부사장 박태웅과

금속연맹 부의원장 백순환 대노협 사무처장 김상준과 정책국장 정종승이 각각

사인한 것이었다. 이렇게 시간을 질질끌다 이면합의서 원본이 겨우 공개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이면합의서를 노조의 책임자인 위원장이 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왜 뒤늦

게 공개했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98년 12월 1일 이면합의서 작성, 98년 12월

28일 이면합의 없었다고 교섭지원팀 공문. 99년 1월 4일 이면합의 사실은 있다

고 교섭지원팀 공문. 1월 7일 이시욱 전 집행부 속보로 이면합의 사실 공개, 1

월 18일 이면합의서 원본 공개)

민주노조에서 대부분 이면합의와 막후협상을 하므로 괜찮다는

대노협의 일부 시각에 대하여

지난 1월 20일, 대노협의 제52차 운영위원회가 구미에서 열렸다. 보고사항과

안건(대우전자서비스 노조 가입건 등 5개 안건)이 다 다루어지고 나서 기타 안

건때 나양주 의장이 ‘대우자판 단체교섭 합의 관련 시비 경과’제목의 문건과

‘대노협의 단체교섭 합의관련 시비에 대한 입장과 조치 사항(안)’의 제목의 안

건을 상정하였다. 이 안건에서는 문제가 된 대우자판 노조의 이면합의와 막후협

상의 문제에 대하여 사실을 파악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되기 보다는 김용선 위

원장에 대한 징계 시비와 전국노운협에 대한 사과를 집중 논의하며 초점이 빗나

가게 논의되었다고 한다. 이 회의에 앞서 나양주 의장은 지난 1월 18일, 본인에

게 전화를 걸어 “이글을 쓴 의도가 무엇이냐?”고 물어왔다. 이에대해 본인은

“대우자판 선거과정을 보면서 이면합의의 문제 등이 도덕적으로 심각하다고 생

각하여 정리한 것이다”고 답변하자 나의장은 “이면합의를 안하는 노조가 어디

있느냐? 교섭권을 위임받아 상급조직으로써 들어가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여

본인이 “노조가 와해될 위기에 놓여 어쩔 수 없이 이면합의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는 있겠지만 나 의장처럼 이면합의를 하지않는 노조가 어디 있느냐는 식의

입장은 민주노조운동의 지도부로써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쓴 내용에 대하여 객

관적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제기하라”고 답변하자 나의장은 “대

노협과 이름이 거명된 사람들은 10년 넘게 노동운동에 헌신해왔고 이 일로 인해

대노협실무자들이 명예가 훼손되었다면서 모두 사표를 썼다. 그리고 이에 대해

대노협 의장으로써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글을 보낼테니 주간정세동향에 실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였다.

관료들의 부도덕성의 문제가 핵심이다.

대노협 운영위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신인철이 대우자판 단체교섭과 관련

해 ‘막후협상과 이면합의’ 자체가 민주노조운동선상에서 부끄러운 일 아닌가?

조합원의 생존권을 돈을 가지고 거래하는 식의 이면합의를 했다는 등의 요지로

장문의 글을 실었다”고 표현하였다. 그러나 1월 11일자의 ‘주간네트워크’의 글

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우선 대우재벌의 부도덕성이 우선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노동자와 노조를 대등한 관계로 바라보지 않고 상층과 관계를 맺고 이를

근거로 거래하고 지배하려는 잘못된 비도덕적이고 반노동자적인 노사관을 가지

고 있으며 문제라고 제기하였다. 또 이에 맞서는 민주노조운동과 지도부는 회사

에 비해 우선 도덕적으로 올바라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이래야 대응도 되고 승리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막후협상과 이면합의 자

체가 민주노조운동선상에서 부끄러운 일 아닌가? 민주노조운동의 상층관료가 도

덕적으로 올바르지 않기 때문에 대우재벌이 조합원의 생존권을 돈을 가지고 거

래하는 식의 방식에 당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또 이것이 주간네트워크에

실린 내용이다. 또 도덕적으로 잘못한 일을 했으면 즉각 공개하고 조합원에게

사죄하고 고쳐나가야지 이면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공개하라고

요구하는데도 안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면합의의 당사자들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반

성하지 않고 여전히 ‘돈을 가지고 거래하는 식의 이면합의는 하지 않았기 때문

에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지적했다고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대노협의 나양주 의장과의 통화에서나 일련의 과정을 보

았을 때,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정말 ‘이면합의와 막후협상’이 민주노조운동에

서 일반적인 것인지 묻고 싶다. 또 이면합의와 막후협상이 대세면 해도 괜찮다

는 것인지 묻고 싶다. 결코 아니다. 이것은 상식이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이전 군사독재 시절에는 정부가 임금가이드라인 등을 통하

여 임금상승율을 정부에서 정해 놓았기 때문에 노조의 투쟁에 밀려 불가피하게

이면합의를 진행한 적은 있었다. 이것이 그런 경우인가?

또 해고자와 농성자에 대한 임금보전을 위해 8천2백만 원을 받았다는데 이것

이 이면합의까지 할 사안인가? (공개된 이면합의서 원본에는 8,200만 원이 부

산, 성남의 해고자 미지급 임금으로 지급된다는 내용이 없다.) 이것이 이면합의

의 불가피한 경우인가? 또 공개하기 어려운 내용인가? 이러하기 때문에 자꾸 의

혹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닌가?

따라서 민주노조운동의 기본인 도덕적인 기준자체가 무너져버린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고 또 이것이 상층관료들에서부터 무너졌다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이면

합의를 했다면 이것에 대하여 조합원을 지휘 통솔해야 할 지도부로서 정말 반성

하고 조합원에게 그리고 민주노조운동 전체에 사죄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문

제가 제기되었으면 바로 공개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겸허하게 인정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들중 일부는 단위노조에까지 ‘이면합의가 무엇이 문제냐?’고 선전하

고 다닌다고 한다. 정말 큰일이다. 대우자판 노조의 임단투 과정에서의 이면합

의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나아가 이면합의와 막후협상을 정당화하고 계속 합리화

하려는 상층관료들의 행태는 비도덕적이고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넘어서는 문제

의 성격이라고 보여진다. 이번 대우자판 노조의 뒤늦게 공개된 이면합의서와 여

기에서 보여지는 관료들의 행태에서 이제 민주노조운동은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

야함을 그리고 도덕적으로 파탄난 관료들이 주도하는 운동이어서는 안된다는 것

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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