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노동자·서민 부담 가중시키는 공공요금 인상 러시
서울시와 수도권의 지하철 및 전철요금이 18일부터 구간별로 50원씩(평균
10%) 인상되었다. 지하철과 전철 요금인상은 연초부터 전기, 수도료 등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 러시의 물꼬를 트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지난 1일부터 담배에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됨에 따라 ‘디스’가 1천 원에서 1천
100원으로 오르는 등 담뱃값이 갑당 100∼200원 인상됐다. 또 경수로분담금 명
목으로 전기값이 3% 오를 전망이며 수도, 국민연금, 의료보험료 등 각종 공공요
금 역시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우편, 철도요금도 올해 예산에 10% 인상계획이
잡혀 있다고 한다. 이계철 한국통신 사장은 20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통해
“현재 정보통신부와 시내전화 요금 인상을 위해 협의를 진행중이며 정부측에서
협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힘으로써 시내전화 요금 인상을 준비하고 있음
을 밝혔다.
이처럼 공공요금이 오르면 개인서비스료도 따라 들먹거리게 마련이다. 이렇게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인상될 경우, 월수입 200여만 원의 서민가계에서 추가부담
해야 요금 인상은 곧바로 서민생활과 직결된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쳐 다른 물가를
자극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잇따른 공공요금인상에 대해 비판여론이 일자, 재정경제부는 21일 산업자원
부, 건설교통부,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철도청 등 5개 정부 부처에 공문을
보내 산하 공기업의 공공요금 인상을 승인하기 전에 경영혁신 여부를 반드시 검
토하고 재경부와도 상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경부는 또 한국전력과 한국통신,
도로공사, 가스공사, 수자원공사, 담배인삼공사, KBS 등 7개 공기업에도 공문을
보내 요금을 조정하려면 구조조정을 얼마나 했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열린 물가대책 차관회의에서 공공요금
인상에 앞서 해당기관의 구조조정 내용을 검토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면
서 “공공기관이 자체 구조조정은 하지 않은 채 서민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요금
인상만 하는 것은 막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지켜질 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우선 정부가 최근 발표한 중기재정계획을 보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국민 1인당 조세부담액을 99년 187만 원에서 2002년 253만 원으로
크게 늘려잡고 있다. 재정적자 해소를 위하여 국민들에 대한 조세부담을 늘리고
공공요금인상으로 해결하려는 기본 구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부채탕감을 비롯한 재벌특혜 빅딜과
금융기관 구조조정 그리고 공기업 구조조정에 지원되는 막대한 재정을 서민들의
혈세를 통하여 충당하려는 계획을 수정하지 않은 채 공기업들에게 경영혁신을
해야 요금인상을 검토하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결국 국민
들의 비난여론이 일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제스처를 쓰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이다. 또 정부 주도의 공기업 구조조정을 요금인상이라는 당근으로 공기업 구조
조정을 조절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한편 공공요금만이 인상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및 원유
가격이 최저치를 보이면서 공산품의 원가절감에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 주요 식품들과 생활용품, 문구류 등 대부
분의 공산품 가격이 원가상승을 이유로 20% 가량 오른 가격 그대로 유지되고 있
다. 심지어 라면 등 일부 품목은 품귀현상을 보이며 오히려 사상최고의 매출이
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에도 가격조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공공요금의 인상을 필두로 한 물가문제는 대량실업과 경제대공황 하에서 서민들
의 가계를 더욱 쪼들리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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