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대량 실업 초래할 제2의 구조조정 시작돼
지난해에 이어 대기업, 공공부문, 금융권에서 자본과 정부는 대대적인 대량감
원을 계획하고 있다. 또 제1금융권에 이어 생명보험, 금고, 신협 등의 구조조정
이 본격화하면서 제2금융권에도 대규모 감원바람이 불고 있다.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2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
찬회”자리에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 나갈 의지를 표명하였다. “올해는 토끼
해이며 공공부문 개혁의 해다. 토끼처럼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혜와 조조정을 추진해 나가야 할 시기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부문의 명예퇴직과 법정
퇴직금을 줄인데 이어 유급휴가를 축소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포항제철과 한국
통신 등 공기업도 수술대에 올렸다. 정부 출연 위탁기관과 출연연구기관에도 메
스를 댔다. 올해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구조조정, 운영시스템, 공직자 의식개혁
등 3가지 원칙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 나가겠다. 공기업의 36개 자회사도 민영화
절차를 밟는다.” 이는 바로 대대적인 노동자의 실업과 근로조건 악화를 예고하
고 있으며 노동자의 생존권에 대한 선전포고이다. 각 부문별 구조조정 계획은
다음과 같다.
* 은행 – 현대종금·강원은행과 합병을 추진중인 조흥은행은 1∼3급 간부 5백
18명 가운데 28%인 1백45명을 줄이기로 하고 18일부터 23일까지 명예퇴직신청을
받았으나 신청자 수가 적어 신청기간을 27일까지 연장했다. 지난해 32%의 인력
을 감축한 한빛은행은 금감위에 제출한 경영정상화이행 계획서에서 올해도 인력
을 10% 줄이겠다고 밝혔다. 한빛은행은 또 올해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 8백 개의
점포를 6백 개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미국 뉴브리지사에 넘어간 제일은행과 해
외매각을 추진중인 서울은행도 인수·합병 과정에서 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
인다.
* 생명보험사 – 2차 구조조정이 빠르면 2월 말부터 본격화돼 5∼7개 사가 매
각될 전망이다. 또 매각작업에는 미국 하트포드나 프랑스생명 등 외국투자가 외
에 현대 대우 LG SK 등 국내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
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이행 촉구서를 보낸 10개 생보사 중 한성과
한국생명은 각각 LG와 현대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정상화되고 SK생명도 그룹 지
원을 통해 회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일생명을
포함한 1∼2개 사는 대주주가 강력한 자구노력 의지를 밝힌 만큼 지켜봐야 한
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2차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되는 생명보험사는 최소 5개에서 최대 7
개 사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7개 사
외에 SK, 한성, 한일생명에 대해 2월 18일까지 정상화계획을 이행토록 촉구했
다. 이때까지 이행상황을 지켜본 뒤 정리대상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경영정상화 촉구서를 받은 생명보험사는 조선, 국민, 태평양, 한덕, 한국, 두
원, 동아, 한일, 한성, SK생명 등이다.
* 금고, 신협 – 금감위는 오는 3월까지 모든 금고와 신협 전체의 자본적 정성
을 점검한 뒤 경영내용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금
고-신협의 작년 말 현재 BIS 자기자본 비율을 점검하기 위해 1차로 금고 58개,
신협 25개를 선정, 다음달 22일까지 실태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또 나머지 금고
120개와 신협 185개에 대해서도 3월까지 실태점검을 모두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이번 점검 결과 BIS비율이 떨어지는 금고나 자기자본이 잠식된 신협에 대해서는 시정조치가 내려진다. 금고의 경우 BIS비율 1% 미만은 퇴출-합병 등 경영개선
명령, 3% 미만은 경영개선조치 요구, 5% 미만은 경영개선 권고를 받는다. 지난
해 퇴출된 금고는 19개, 신협은 38개이다.
* 대기업 – 기아자동차는 과장급 이상 간부 2천1백여 명 가운데 30%를 명예퇴
직 시키기로 하고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7백50명의 신청을 받아 고용조정을
하고 있다. 대리급 이상 직원들도 2백여 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
다. 빅딜 대상업체인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LG반도체 등에서는 합병이 마무리
될 경우 30% 이상의 인원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고용보장이
빅딜협상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정유 석유화학 항공 철도차량 선박용엔진
발전설비 등 구조조정 대상 6개 업종에서도 통합법인 설립에 앞서 10∼15%의 인
력을 미리 감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해는 기업
들이 살아남기 위해 거품을 빼는 고용조정을 실시했다면 올해는 기업의 인수 합
병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감원을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기업들의
생산라인이 통 폐합되는 올 하반기에 대대적인 구조조정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 공기업 –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 경영혁신 대상 19개 공기업은 지난해 1만3
천여 명을 줄인데 이어 올해도 1만6천여 명을 추가 감축할 계획이다. 농협중앙
회는 인력감축계획에 따라 25일 현재까지 1만4천여 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 가운
데 26%인 3천6백명으로부터 희망퇴직신청을 받아 감원작업을 진행중이다. 한국
통신은 지난달부터 올 초까지 명예퇴직신청을 받아 5천2백여 명을 퇴직시켰다.
한국통신은 내년까지 추가로 7천여 명을 퇴직시킬 계획이다. 한국전력도 지난해
3천7백65명을 퇴직시킨 데 이어 올해 1천9백5명을 퇴직시키기로 했다. 서울지하
철공사의 경우 전체 정원 1만 427명 중 20%인 2천88명을 줄인다. 또 근무형태
도 현행 4조 3교대에서 3조 2교대로 바꾸고 근무일수도 현행 월 18일에서 20일
로 늘린다. 기획예산위는 올해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퇴출인력이 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지방은행 – 지난해 대규모 감원과 감봉 등에 시달렸던 지방은행들이 2월 주
주총회를 앞두고 또다시 점포 통폐합과 경영진 교체 등 2차 구조조정 태풍에 휩
싸이고 있다. 지난해 40%의 인원을 감축했던 부산은행은 오는 25일부로 서울지
역 점포 2곳을 포함, 모두 15개 점포를 폐쇄한다. 부산은행은 또 경영정상화 이
행계획에 따라 2월 26일쯤 열리게 될 주주총회 이전에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
의 대폭적인 교체를 단행할 계획이다. 부산은행과의 합병이 사실상 무산된 경남
은행도 2월 초에 서울 지역 점포 10개 중 6개를 없애고 서울 본부도 폐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경남 지역의 26개 지점을 대출업무를 취급하지 않는 출장소로
격하하는 등 대대적인 지점망 개편에 나선다. 또 2월27일 주총 이전에 경영진의
물갈이 인사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31%의 인원감축과 23개 지점 축소 등 지난해
말까지 인사·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전북은행도 올 상반기 5백억∼1천억 원 규모
의 증자를 목표로 2차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서울지역 3개 지
점을 포함, 점포 20개를 폐쇄했던 광주은행의 경우 본 지점망을 허브 앤드 스포
크(Hub & Spoke)제로 전면 개편하고 오는 2월 말 열리는 주총 전까지 경영진 교
체 폭과 올해 증자규모를 확정키로 했다.
이처럼 IMF-미국-초국적 자본의 압력하에서 김대중 정부는 올해에도 감원 위
주의 IMF식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실업은 올해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른 노동자 민중의 저항이 더욱 격화될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