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프로젝트 배분 방식 둘러싼 논쟁
시민사회가 부상하고 있다. 실제 정부·기업의 ‘대접’이 달라지고 있다. ‘시민권력’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에겐 또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정부·기업의 ‘대가’를 바라는 로비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고민이다.
△정부개혁 참여 논란=시민단체는 현재 제2건국운동의 구성에 대해 비판적이다. 사령탑은 청와대 이강래 정무수석, 지원단장은 행자부 김정길 장관. 정치색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민은 단지 거수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같은 판단의 기저에는 “관이 개혁을 주도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하지만 관은 막무가내다. 무조건 함께하자는 것이다. 뭐든지 다 해보자는 것. 그러나 제2건국위는 이미 중립성을 의심받고 있다. 관이 손을 떼든지 주도권을 민에 넘기지 않는 한 시민단체의 참여를 기대하기란 쉽지않을 전망.
△정부 프로젝트 배분 방식=녹색연합의 1달 통신비는 1백50만원, 우편요금은 2백만원이다. 임대료는 연간 6천만원이 들어가지만 부가세 환급을 받지 못한다. 가령 외국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통신비와 우편요금을 정부에서 내준다면 한해 5~6명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법인 등록이 가능하다면 이보다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시민단체들이 그간 줄기차게 요구해 온 간접지원 방식.
현재 제2건국위와 행자부 등 정부의 프로젝트 지원 방식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간 이견이 많다. 관의 입김에 휘둘릴 수 없도록 객관성을 담보한 기구가 각 단체의 사업을 심사해서 지원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과 그래도 많은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는 “재정적 지원은 곧 정치적 지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2백억원 가량의 민간단체 지원 예산이 이미 책정돼 있어 필요하다면 돈을 하나로 묶지 말고 다양한 펀드를 조성해 중립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완충 지원 기구’를 만들 필요도 있다”고 중재안을 내놨다.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
△기업 로비 차단=IMF상황에서 다소 움추러들긴 했지만 재벌 로비 발길이 잦아질지도 모른다. 시민운동의 영향력이 그만큼 확대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들이 경제 어렵다는 걸 틈타 환경규제를 어기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이 로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단체들은 이에 대한 제한 장치들을 마련해두고 있다. ‘프로젝트 1천만원 상한선’ ‘기업 프로젝트 사절’ ‘문제있는 기업 후원 안받기’ 등의 원칙을 세운 것이다. 또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도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다.
녹색연합 장원 사무총장은 “기업의 후원은 원칙적으로 받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기업의 친환경적인 투자를 위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원 확대=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이 올해 주요 사업으로 ‘회원 확대’를 꼽고 있다. ‘회원 확대’는 정부·기업으로부터의 재정적 독립과 함께 운동의 확대를 의미하는 두 마리 토끼다.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선봉에 선 몇명의 운동가 때문만은 아니다. 소액주주들의 참여 프로그램. 회원 확대운동은 운동 방식의 변화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마련하는 일. 올 시민단체에 던져진 또 하나의 화두다./김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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