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노조 등 직종별 노조 탄생 기대

당분간 발로 뛰어 조직화사업 주력할 터

“쥐꼬리만한 월급과 언제 해고될 지 모르는 불안속에서 아무런 법적보호도 받지 못하는 임시직· 용역사원·인턴·실업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권리를 쟁취할 겁니다.” 국내 첫 ‘서울여성노동조합’ 정양희 위원장의 다짐이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자리잡은 ‘서울여성노동조합’ 사무실에는 정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상근운동가가 일하고 있다. 이들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여성고용 관행, 차별임금, 비인격적 대우,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성차별적 분업체계를 거부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당당하고 힘있는 실천을 이끌어내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였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해오다 지난해 초부터 서울여성노동조합 건설을 준비해온 정양희 위원장을 만났다.

-서울시가 신고필증을 주지 않고, 규약변경을 권고하고 있는데.

△서울여성노조가 실업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신고필증이 나오지 않았다. 일단은 법외노조로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실업자 가입문제를 논의했고 정부도 당위성을 받았들였는데 왜 문제삼는지 모르겠다. 노사정 합의의 조속한 실행을 촉구하는 차원에서도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여성만의 노조 결성이 갖는 의미는.

△광범위한 미조직층을 조직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존 노동조합에 견제구를 던지게 될 것이다. 노조들이 여성독자노조 결성을 계기로 위기의식을 갖고 여성 간부를 양성하고 여성의 권리를 확보하는 데 더욱 힘쓰도록 말이다.

-기존 노동조합의 가부장적인 면을 비판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에서 여성간부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비율은 낮고 맡은 역할도 문화·복지·총무에만 국한돼 있는 실정이다. 여성민우회에서 활동할 때 여성간부 교육을 실시하면 참여율이 낮았는데 이유를 살펴보니 여성간부가 교육을 받으러 가면 사무실이 비어 전화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노조에서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회의때 여성관련 문제를 안건으로 내면 “나중에 하자”는 식으로 늘 뒷전으로 밀려난다. 시급하고 중요한건 언제나 따로 있다는 식이다.

-여성노조를 결성하고 난 뒤 반응은 어떤가.

△같이 연대하자는 연락이 많다. 사업장별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를 도와달라는 부탁도 들어온다. 산별노조라는 지향을 명확히 하는 가운데 사업장별 조직화를 연대하고 도울 계획이다.

기존 노조가 여성노동자 문제에 대해 뒷전이었다는 비판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한다”는 이들도 있고, “우리는 아닌데 무슨 소리냐”며 부인하는 이들도 있다. 여성간부들은 한결같이 “다 맞는 지적”이라며 지지하고 있다.

-앞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2002년부터는 기업내 복수노조가 허용된다. 앞으로 단위사업장에도 여성노조가 세워질 것으로 본다.

-올해 중점 사업은.

△조직확대가 급선무다. 설립총회를 마치고 그 뒤 2주 동안은 홍보기간으로 삼았고 이젠 직접 발로 뛰는 조직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은 논의 중이다. 조직확대와 함께 민주적인 노조운영의 모델을 만드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다. 그리고 여성노동자의 정서를 고려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포부는.

△여행원노조, 여기자노조, 보험설계사노조 등 직종별로 여성노조가 생겨나길 기대한다. 다양한 조직형태가 모색되고, 건강한 활동으로 연대할 때 여성의 권리와 지위가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서울여성노조는 이러한 일들에 앞장서고 지지·지원할 각오가 돼 있다. /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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