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정부-IMF 협의, 성장률 2%·금리인하 정책 등 합의

정부와 IMF(국제통화기금)는 3일 1분기 정책협의회를 통해 성장률이 2%보다

높아질 수 있으며,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정책을 계속 펴 나가기로 합의했

다고 발표했다. 또 추가 구조조정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의에서 양쪽은

올해 거시경제 전망치를 ▲성장률은 2% ▲소비자물가 상승률 3% 안팎 ▲재정적

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로 합의했다. 양쪽은 또 그 동안의 금리인하가 경기

회복에 기여했다는 표현을 합의서에 명시하는 서 ‘정상상태’로 바뀌었다고 보고 그 동안 분기별로 개최하던 IMF 협의를 올

해부터는 반기별 협의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다음 정례협의는 오는 7

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장덕구 재정경제부 차관은 “IMF는 우리나

라가 IMF 자금을 지난 연말부터 상환하기 시작하고 국제적으로 신용등급이

상승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반기 협의로 전환한 것도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국제통화기금은 3월 말∼4

월 초의 이사회 승인 다. 이 돈이 들어오면 우리나라는 기금의 총지원 예정액 210억 달러 가운데

91.7%인 192억5천만 달러를 받게 된다.

이번 분기별 협의에서 보인 IMF의 입장은 예상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IMF는 작년 말에 올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1%로 전망하는 등 구조조정을 강

력히 추진하기 위해 긴축경제를 계속 강요할 것으로 예상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IMF가 한국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또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로 하고 IMF와의 분기별 협의를 반기별 협

의로 바꿈으로써 정책 통제를 완화한 점이 주목된다.

이처럼 IMF의 대한국 정책이 변화한 것은 최근의 세계경제의 동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브라질 금융위기의 재발, 러시아의 실질적인

채무불이행 사태, 중국의 금융불안과 그에 따른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가중 등

으로 제3세계가 전반적으로 심각한 금융위기와 경제불황이 예상되고 있는 정황

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론된다. 이러한 제3세계의 경제불황과 금융위기로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금융 불안정성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고, 또 세계경제의

침체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IMF-미국-초국적 자본의 이해관계에 비

추어 한국경제의 경제불황을 조금 완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이를 위해 한국에

대한 구조조정 압박을 완화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한

국경제를 IMF 신탁통치를 겪고도 빠른 시일 내에 경제성장을 회복한 모델로 만

들고자 하는 IMF-미국-초국적 자본의 전략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IMF-미국-초국적 자본의 구도가 그대로 실현될 지는 미지수이

다. 초국적 자본 세력은 한국경제에 대한 외자유치를 통해 즉 자신들이 자본을

투입하여 경제성장을 플러스 성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국내 소비, 투자,

수출 등에 있어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만한 전망이 별로 없기 때문) 그런데

세계경제의 침체나 세계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한국경제가 올해 제

2의 외환위기, 금융위기에 다시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 한국에

대한 외자유치가 원만하게 진행될 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한편, IMF-미국-초국적 자본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한국경제의 긴축을

완화하고 경기부양을 지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IMF 등 외국기관들이 금융

구조조정 비용을 늘려야 한다고 한국 정부를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지

난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64조 원 한도 내에서 공적자금 투입을 제한하겠다는 입

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등 초국적

자본 세력들은 너나없이 “금융 구조조정 비용을 늘려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제2차 구조조정차관 관련 정책협의차 방한했던 픽터 세계은행 금융

총국장은 재정경제부와 면담을 통해 “미국도 80년대 부실 저축대부조합을 처리

하면서 재정투입을 불충분하게 했다가 나중에 더 많은 자금을 물린 경우가 있

다”면서 한국이 이같은 전철을 밟지 말고 금융 구조조정에 공적 자금을 더 투입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라는

점을 향후 등급 추가조정의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 정부가 더 많은 돈을 투입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P는 당초 우리나라의 금융 구조조정 소요 비용을

84조 원 가량으로 추정했었으나 이번 방한조사를 통해 1백20조원으로 잡기도 했다. IMF 역시 이번 1분기 협상을 통해 제 2금융권 구조조정을 다그치

면서 필요 시 공적자금을 과감하게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

졌다.

IMF-미국-초국적 자본이 이처럼 금융구조조정 비용을 대폭 증대하라는 것은

자신들이 한국의 금융산업을 먹어들어 오는데 유리하도록 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실을 깨끗이 청산해 놓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세금으로 자신들

의 보다 높은 이윤을 보장하라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IMF-미국-초국적 자본의 요구에 대해 김대중 정부는 그대로 수

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미 예정된 64조 원의

틀을 벗어나 일반 특수은행의 후순위채권 매입 등에 16조 원 가량이 곁가지로

추가 지원된 상태”라면서 “대외신인도 문제 때문에 64조 원 한도를 계속 고집하

고 있긴 하지만 어차피 공적자금 투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

어놓았다.

이렇게 금융 구조조정 비용으로 공적 자금을 대폭 추가 투입할 경우 이는 곧

바로 국민의 세금 증대로 조달되어야 하므로 결국 초국적 자본 세력의 높은 이

윤을 보장해 주기 위해 우리 국민은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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