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산 억새밭을 나는 모른다

그 억새밭에 부는 바람도 나는 모른다

그 바람 흘러가는 마른 계곡도 나는 모른다

바람 불면 억새밭 흔들리고

날카로운 잎들 서로의 살점을 파고들고

그 상처 마른 계곡 울음으로

밤새워 휘파람 날려 보내고

휘파람 소리 다시 상처로 파고들어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억새들 까치발하고 벼랑 끝에 서서

바람에 몸 낮추고 몸 흔들어 노래 부르며

그래도 잡은 손 놓지 않고

붉은 저녁햇살에 말라 가더라도

붉은 햇살 노을 되어 마른 계곡 넘치더라도

보령이나 광천 그 어디쯤 있다는

오소산 억새밭 마른 계곡을

나는 모른다

* 어느 바람 부는 저녁, 대한문 앞에 앉아 있다고 느닷없이 잡아가더니, 오늘은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오란다. ‘나는 모른다’, 숨기고 싶은 뭔 가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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