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두통이나 속앓이는

몰래 사다주는 몇 봉지 약으로 버텨보지만

잇몸이 붓고 피고름까지 나는 치통은 참을 수 없어

남의 의료보험증 들고 몰래

변두리 허름한 치과로 파고든다

나의 이빨을 함부로 갈고 뚫는

그 육중한 무쇠팔, 빨리 돌아가는 송곳

으스스 흰 가운의 신발 끄는 소리

나는 철제 의자에 꼼짝없이 갇히고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안으로 삼키며

언젠가 너와 차를 마시던

그 작은 찻집을 생각한다

바로 아래층 찻집에서

당신을 지키고 있어요

네가 보낸 문자

아직 확인도 안 된 채

내 주머니에서 진동하고 있지만

나는 너를 읽는다

너는 내 썩은 이빨을 파고드는 송곳

자르르 뼈를 깎다가 가끔 건드리는

신경 돌기 그 짜릿한 아픔

빛나는 각성이다

부드러운 커피향 찻집에 가득 흐르지만

창밖을 응시하는 네 눈길

이빨송곳보다 날카롭다

* 작년 촛불 이후 집시법 위반으로 경찰 소환이 장난이 아니다. 세 번만 불응이면 수배상태가 된다. 어제 헌법재판소에서 야간집회가 헌법불일치 판결이 났다. 그래도 수배는 해제되지 않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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