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네트워크]

민주노총 4-5월 총력투쟁으로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투쟁을 힘차게 시작하자!

임 선 희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노동자·민중의 삶을 총체적 위기로

내몰고 있다.

IMF 신탁통치가 1년여를 지났다. 그리고 신탁통치답게 경제식민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초국적 자본은 상당수 알짜기업의 대주주가 되고 있고(포철

41%, 삼성전자 51%, 주택은행 60% 매각된 데 이어 대한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줄줄이 매각을 기다리고 있다. 전

력, 통신 등 주요 공기업도 매각을 코앞에 두고 있다. TV광고에서조차 공공연하

게 ‘Buy Korea’를 외치며 한국을 바겐세일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식민지화와 더불어 IMF식 구조조정은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 정리해

고, 임시 계약직, 파견제, 용역화, 연봉제, 팀제 등등 고용과 임금의 유연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노동자의 불안정한 지위는 곧바로 노동조합의 무력

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업자는 관변학자조차도 250만을 넘어섰다고 하고, 실질

적으로는 400만을 넘어선 지 오래다. 강제수용으로 억제되었던 노숙자가 다시

늘고 있다. 빈부격차는 더욱 양극화되어 고가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데

저소득층은 수입도 소비도 더욱 줄어들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공세는 노동자·민중의 경제적 어려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돈

때문에 자신의 팔다리를 자르고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으며 반인륜적 범죄가 횡

행하고 있다. 과로사와 정신질환이 늘고, 마약과 매춘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

다. 80% 이상의 대다수 사람들은 가중되는 생활고에 더해 경쟁에서 탈락했다는

패배감, 금전만능주의의 만연, 끊임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인간적 유대의 단절

등으로 정신적인 공황상태로까지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노동자·민중의 삶은 총체적인 위기로 몰리고 있다. 생존권적 위기를

넘어 인간다운 삶과 영혼까지도 위협받는 벼랑 끝으로!

4-5월 총력투쟁은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투쟁의 출

발이다!

민주노총은 4월말 5월초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공공연맹 소속 사업장 90%가

쟁의발생 결의를 마치고, 4월 20일을 전후해 서울지하철을 필두로 총파업 투쟁

에 들어갈 예정이다. 2차 구조조정을 앞둔 생명보험사 등 사무금융 노동자들,

KBS와 CBS 등 방송사들도 파업결의를 마쳤다. 특히 5월 1일 노동절에는 전국의

노동자들이 서울로 집중하여 집회를 열고, 2일에는 가두시위를 전개할 예정이

다.

이번 민주노총의 총력투쟁은 연례적인 임단투나 단순한 시기집중투쟁이 아니

다. 민주노총은 이번 투쟁에서 대정부 4대 요구를 내걸고 ‘김대중 정권의 신자

유주의적 통치철학과 정책기조를 바꾸겠다’고 선포했다. 김대중 정권의 뒤에는

IMF-미국-초국적 자본이 있다. 이번 총력투쟁은 김대중 정부를 앞세운 초국적

자본의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 공세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투쟁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투쟁은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96,97년 총파업 투쟁처럼 한 번

세게 부딪쳐서 단기에 결판을 내는 투쟁이 아니다. 1930년대 대공황이 그러했듯

이 지금 진행되는 세계 대불황은 10년 이상 계속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불

황이 장기화되는 속에서 자본은 이를 기회로 삼아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강화하

고 노동자계급을 해체시키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자본의 공세에 맞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과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

해서는 전투적인 대중투쟁이 복원되어야 하며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

다. 민주노총의 4`5월 총력투쟁은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지

속시켜 나가려는 초국적 자본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한

장기적이고 지구적인 투쟁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IMF로 인해 작년 한 해 밀릴

대로 밀린 뒤, 수십 년을 내달려오고 전세계에 휘몰아치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

제식민지화 공세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투쟁에 떨쳐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시작

이 반이라고도 하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출발은 참으

로 중요하다.

전 노동자·민중의 요구를 받아 안고 단위사업장의 차이를 넘어 총력투쟁으

로!

민주노총에서는 이번 총력투쟁이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통치철학과 정

책기조를 바꾸는 투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조운동 일각에서는

이번 투쟁을 연례적인 임단투나 이전의 시기집중투쟁으로 바라보거나 대기업 정

규직 노동자들의 실리를 중심으로 투쟁을 조직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나라 경제가 식민지화되고 구조조정이라는 이름 하에 수백만이 실업자로 거리

로 쫓겨나고 있는 이 와중에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민중의 절실한 요구를 받

아 안지 못하고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실리만 앞세워 싸운다면, 투쟁을 하더

라도 투쟁의 정당성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집단이기주의로 내몰

리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실리조차 확보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사업장마다 투쟁에 나서기 어려운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도 있

다. 사업장별 조건도 천차만별이다. 경영상태가 괜찮은 기업이 있고, 적자를 보

는 기업도 있다. 조합원들이 그나마 직장을 유지하고 임금이 깎이지 않는 데 안

도하는 곳도 있고 당장 폐업이나 부도 위기에 몰려 임단투를 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언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지 모르는 판에 조합원들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곳도 있다.

그래서 자기 사업장만 보다 보면 어떻게 총력투쟁을 조직할 지 답답한 곳이

많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 전체적으로 보면 이미 투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가

고 있다. 400만이 실업자로 거리로 내몰렸다. 대출 받은 생계비도 다 떨어지고

있고 노숙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공장에서는 산재와 과로사가 빈발하고 있다.

게다가 자본은 임금삭감과 단협 개악 지침을 만들어 밀고 들어오고 있다. 싸우

지 않으면 지난 10년 동안 민주노조운동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는 상

황이다. 노자간의 대립은 격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를 탈퇴하고

총력투쟁을 한다고 하고 있지 않은가? 노점상, 철거민, 농민, 그리고 어민들까

지 이 땅의 민중들이 모두 생존의 벼랑 끝에서 울분을 삼키고 있다.

어차피 단위사업장별 투쟁으로는 정리해고, 구조조정, 연봉제 등 신자유주의

와 경제식민지화 공세를 막아낼 수 없다. 현재의 상황과 요구가 전체 노동자의

총력투쟁, IMF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

서는 정치적 투쟁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IMF와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적인 철학과 노선을 거부하는 전체 노

동자의 총력투쟁임을 분명히 하자! 그래서 사업장마다 조건과 상황이 다르지만,

‘더 이상 후퇴는 없다!’ ‘더 이상 양보는 없다!’ ‘김대중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

꾸자!’는 기치 아래 조합원을 설득하고 가능한 최대한의 투쟁을 조직해 나가자.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민중의 요구와 염원을 받아 안고 IMF와 김대중 정부

에 맞서는 투쟁에 나선다면, 비정규직 노동자와 실업자를 포함하여 갈수록 주변

으로 밀려나고 있는 미조직 노동자들이 함께 할 것이다. 빈민들이 함께 하고 농

민들이 함께 하고 어민들이 함께 할 것이다. 학생들도 함께할 것이다.

김대중 정권과 초국적 자본이 두려워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민주노총의 몇

십만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의 투쟁이

벼랑으로 내몰린 수천만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불러일으키고 모아내는 되고 희망이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바로 이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김대중 정부는 공안대책협의회를 만드는가 하

면, 실업대책을 청와대에서 직접 챙긴다, 실업대책기금을 8조 원 늘린다, 벤쳐

기업을 지원한다며 부산을 떨고 있다.

파업을 할 수 있는 사업장을 파업을 하자. 그것이 어려운 사업장이라도 노동

절 대회에는 전 조합원이 참가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조직하자. 민주노총의 3천

여 간부들이 구속결단을 한 그 각오로 총력투쟁을 조직해 나가자. 그래서 5.1

노동절 집회와 가두시위에 10만, 아니 20만의 상황이 될 것인가! 그러면 100만, 200만의 노동자·민중이 함께 나설 것이다.

그 때는 IMF와 김대중 정부도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 공세를 일방적으로 계

속 밀어붙이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적 정치투쟁이 고양되는 속에서 기업

별 노조의 벽이 허물어지고 정치세력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다.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를 거부하는 이 투쟁은 전세계 노동자들과 함께 하

는 투쟁이 될 것이다.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재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에 맞

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터져나올 것이다. IMF-초국적 자본은 한국을 신자유주

의의 전시장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은 전 세계 노

동자·민중의 주목을 받을 것이며,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전 세계인이 지지·

연대할 것이다.

경제식민지화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순종하여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것

인가, 그것을 거부하고 인간다운 삶을 선택하기 위해 과감히 떨쳐 일어설 것인

가. 상황은 이제 우리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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