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미국, 한국에 통상압력 강화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통상압력을 노골적으로 가해오고 있고, 다른 한편으

로는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 공기업 민영화(해외매각)에 대한 압력을 본격화하

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31일 연례적인 국별 무역장벽 평가(NTE)

보고서를 발표, 한국을 여전히 시장접근이 어려운 나라로 지목했다. 반면에 미

무역대표부는 김대중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시장개방형 경제개

혁’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어 한보철강 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쇠고기, 의약품, 철강, 통신,

자동차, 지적재산권, 스크린 쿼터 및 정부조달 부문 등의 불공정 사례 등을 열

거한 뒤 “향후 대한 통상현안에 있어서 작년 10월 체결된 자동차 양해각서의 이

행을 포함, 공격적인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지적, 통상압력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논란 중인 스크린 쿼터제와 관련, “한국은 국산영화 의무상영

제도를 통해 외국산 영화에 대한 스크린 쿼터를 효율적으로 부과해 왔다”면서

이러한 쿼터제는 무역과 한국 영화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또 의약분야에서 한국 의료보험 제도는 외국산 의약품을 지원대상

에서 제외하는 등 수입제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며 외국산 화장품 수입도 여러

장벽에 의해 제한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25일에는 한국경제에 막대한 입김을 행사해 온 주한미국상

공회의소(AMCHAM)가 ’99년 한미통상 보고서’ 발표회 겸 45년만의 첫 공식 기자

회견을 가졌다. 통상보고서와 관련, ▶수입자동차 판매 여건 개선 ▶차별적인

수입약품 유통 체계 철폐를 촉구했다. 또 광고검열제도 폐지, 금융감독권 본국

으로 이전, 정보기술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저작권 보호 70년으로 연장 등

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고서는 압력이 아닌 제안사항에 불과하며 한국

정부와도 미리 논의, 그들의 입장을 반영해 수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 촉진을 위해 윌리엄 데일리 미국 상무장관

은 17명의 기업대표단(기업활동증진 사절단)과 함께 지난 25일 방한하였다. 그

러나 사흘간의 방한 동안 이들은 통상현안에 대한 압박을 가했을 뿐 아니라 경

협 촉진이라는 명목으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였다. 사절

단을 구성하는 기업인들도 주로 에너지관련부문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사절단은 데일리 장관과 ARCO(전력회사), ABB(전기분야 엔지니어링),

ENRON(자원회사) 등 그 동안 한국 투자에 관심을 보여온 전력, 에너지, 통신분

야 기업인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사절단의 방한은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이를 요구한 바

있었고, 클린턴 대통령이 약속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데일리 상무장관은 25

일 밤 김포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투자협정이 체결될 경우 미국 내

투자가들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협상

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방한기간 동안 투자협정 체결

노력을 한국정부에 촉구할 것이다. 투자협정 체결은 우리(미국)에게 있어 중요

한 문제다”라고 해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데일리 상무장관은 그러나 양국간 쟁점이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 현안과 관련,

“스크린 쿼터를 폐지하는 것이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 미 하원이 제출한 수입규제법안에 대해서는 반대하

지만 이것이 한국의 대미수출 확대를 용인한다는 뜻은 아니라면서 덤핑행위로

인한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 반덤핑법을 강력히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초국적 자본세력은 한국경제에 대한 공세를 여러 측면에서 강화

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은 초국적 자본세력의 한국 기업에 대한 인수

합병 가속화, 부당한 내정간섭과 함께 이들의 경제식민지화 공세의 일환으로써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