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공사 ‘소명서’ 요구…조합원 ‘자괴감’

파업철회 후 현장에 복귀한 서울지하철 노조 조합원에 대해 지하철공사측

이 반인간적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지하철공사측은 양심수에 대

한 ‘사상전향서’ ‘준법서약서’를 방불케하는 ‘직권면직 소명서’를 파업참가

조합원에게 요구함으로써 조합원들에게 심한 자괴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지하철공사측은 소명의 기회를 준다는 명분 아래 4천여 명의 직권면

직 대상자들에게 ‘직권면직 소명서’를 제출케 하고 있으며, “본인의 의사가

아닌 타인의 강압에 따라 불가피하게 복귀하지 못한 점 등을 구체적이고

충실하게 작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작태는 ‘양심’에 따라 파업에 참가했던 다수 조합원들로 하

여금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부인하게 만들고, 나아가 자발

적 의지로 참여한 파업조차 지도부의 폭력적 강제에 의한 참여로 매도하게

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양심’과 ‘신념’을 파괴시키고 있다.

특히 공사측은 소명서를 개별적으로 우편송부하게 함으로써 조합원들 사이

에 강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동료가 소명서를 제출했는지,

자신만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았는지, 혹시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은 없는지

” 등에 대한 강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파업에 참가했던 한 조합원은 “간부들이 파업참가 조합원들을 자극

해 충돌을 유발시키고, 마찰이 발생하면 무조건 경찰에 신고를 해 잡아가

도록 하고 있다”며 “일단 경찰서로 붙들려 간 조합원들이 무혐의로 풀려나

도 그것을 빌미로 징계를 받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까지 직위해제를 당한 조합원이 144명, 직권면직 43명, 고소고발

256명, 체포영장발부자 66명, 구속 9명에 달하는 등 지하철공사와 정부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노조를 깨뜨리겠다’는 심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999년 5월 4일 화요일 제13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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