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방송, 쟁의지도부 ‘불법 해고’
노동자들의 파업을 무조건 ‘불법’ 행위로 몰고 가는 사용자측의 대응이 계속되
고 있다.
얼마 전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의 파업을 정부와 지하철공사측이 ‘불법’으로 낙인
찍고 언론마저 이에 가세해 파업을 좌초시킨 데 이어, 한달 째 파업사태를 겪고
있는 기독교방송사측도 노조의 파업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쟁의 지도부 전
원 해고라는 초유의 강경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용자측의 ‘불법’ 주
장은 파업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전략일 뿐이라는 것이 이번 기독교방송 사태
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기독교방송은 지난 3일 이범열 노조위원장(광주 엔지니어), 박호진 노조 사무국
장(서울 기자) 등 쟁의 지도부 21명 전원에 대해 해고를 통보했다. 해고의 근거
는 노조의 파업이 “권호경 사장 퇴진 및 재단 혁신”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경영권을 침해해 불법이라는 것. 그러나 기독교방송측은 최근 몇 년간의
경영난으로 총 35억(조합원 1인당 1천9백만원)의 임금을 체불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임단협 협상에서 ‘상여금 전액 반납 및 수당 50% 반납’을
고집했다. 이에 노조측은 “계속되는 경영난의 부담이 조합원들에게만 전가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대책으로 경영정상화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권호경 사장의 퇴진과 재단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노조측의 설명이다.
더욱이 기독교방송 노조의 파업은 2월 임단협 협상이 결렬된 이후, 노동위원회
의 중재, 냉각기간 등을 모두 거친 뒤 시작된 것으로서 절차상으로도 아무런 하
자가 없다. 기독교방송사측은 또 파업 지도부가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업
무방해 행위를 했다는 것을 해고사유 가운데 하나로 들고 있지만, 노조관계자는
“출근저지는 파업과정에서 발생한 사소한 마찰”이라며 “회사측이 억지로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독교방송 노조는 쟁의지도부에 대해 대량해고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불
구하고 오히려 투쟁의 의지를 더욱 다지고 있으며,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파업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1999년 5월 5일 수요일 제13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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