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네트워크]

김대중 정부는 서울지하철 노조에 대한

‘불법적인’ 탄압과 대량학살을 중단하라!

임 선 희

서울지하철 노조는 지난 4월 19일부터 8일간 민중생존을 파탄내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맞서 파업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였다. 노조는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

책기조를 변경할 것과 구조조정에 대한 협상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며, 그 어

느 때보다 높은 조합원의 참여 속에서 정부의 제도언론을 총동원한 여론조작과

여론몰이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완강하게 투쟁하였다. 그러나 여론공세에

의한 고립과 지하철 사고 위험성 증대, 투쟁을 지속할 경우 조합원들에게 돌아

갈 피해 등을 고려해 ‘선복귀 후협상’을 선택해서 파업을 조건 없이 중단했다.

그러나 그 동안 ‘선복귀 후협상’을 주장해 왔던 정부와 지하철 공사는 노조가

파업을 조건 없이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나서기는커녕 공권력을 총동

원해 현장에 경찰병력을 주둔시키는 등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었던 폭압적 방식

으로 서울지하철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우선 사상 최대의 체포영장 발부·대량해고·대량징계를 자행하고 있다. 파면

24명, 해임 2명, 직권면직 65명으로 5월 7일 현재 91명이 해고되었고 159명이

직위해제되었다. 그리고 200여 명이 정직 이상 중징계될 예정이다. 또 체포영장

발부 66명, 고소·고발자 270명, 구속자 11명 등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해고 등

중징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대처와 레이건을 들먹이면서

이러한 대량해고를 당연한 것으로 합리화하고 있다.

또한 제도언론을 총동원해 일방적인 자료들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이 ‘일을 너무 적게 해 왔느니’, ‘인력에 거품이 많았느니’라고 사실왜

곡을 하여 지하철 노동자들이 그 동안 놀고먹은 것처럼 사실을 조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거짓선전을 토대로 ‘이번 기회에 확실히’ 인력을 축소하는 구조

조정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두 번째로 이렇게 파업 참여자들의 밥줄을 대량으로 끊을 뿐 아니라 39억 손

해배상 소송, 일인당 5백만 원씩 벌금부과 등 경제적 압박으로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측은 이번 파업과 관련하여 노조 및 석치순 위원장 등 집

행부 68명을 상대로 39억3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했다. 공사는

또 판결 전에 피해보상액을 확보하기 위해 월 1억4천여만 원의 노조 조합비와

노조 집행부 월 급여의 50%에 대해 가압류 신청도 내기로 했다. 이외에도 파업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5월 급여에서 전액 공제하겠다면서 목줄을 바짝 조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통상 1백만 원 이하로 부과하던 벌금을 이번 지

하철 파업 관련자 2백여 명에게 각각 5백만 원씩 10억 원대의 벌금을 부과하기

로 했다. 정리해고에 맞서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일가족의 몇 달치 생활비를 갖

다 바쳐야 한다는 것이다. 집안에 수천만 원, 수억 원을 쌓아두고 있는 자들에

게는 별 것 아니지만 박봉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5백만 원은 얼마나 큰 돈인

가! 그러니 조합원들 사이에서 ‘차라리 잡아 가두어서 몸으로 때우는 것이 낫

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더욱 악랄한 것은 이번에 해고된 조합원들은 지금까지 꼬박꼬박 고용보험료를

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해고된 경우에는 수급자격이

없다’는 규정 때문에 고용보험금조차도 받지 못하게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리해고에 맞선 너무나 정당한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조합원들과

그 가족은 굶어죽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국민의 정부’가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고 있는 ‘법과 원칙’의 실상이다!

세 번째로 지금 이 시간까지도 경찰 1,894명이 지하철 현장에 상주하여 근무

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감시·억압하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전례 없는 폭압을

가하고 있다. 지금 지하철 현장은 ‘계엄상태’에 있는 것이다!

경찰은 듣도보도 못한 소위 ‘왕따 수사대’라는 것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현장에 복귀한 첫날에만 30명을 연행하였으며, 누가 ‘불온한’ 발언

을 하는지 감시하고 협박하며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파업에 불참하거나

조기 복귀한 조합원과 나중에 복귀한 조합원 간에 언쟁이나 시비가 붙으면, 이

를 당사자와 상관없이 역장 등 관리자들이 고발하고 또 당사자의 의견도 무시하

고 무조건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을 잡아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왕따신고엽서를 집으로 보내 동료들을 밀고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찬반투표에서 2천여 명을 정리해고하려는 공사와 서울

시, 정부에 맞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파업투쟁에 조합원 90% 정도가

찬성했다. 그리고 몇만 원씩의 파업기금을 모금한 외에도 개인적으로 수십만 원

씩 사비를 쓰고 일주일이 넘게 노숙을 하며 힘겨운 투쟁을 전개했다. 자신과 동

료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힘든 투쟁을 한 것이다.

노조의 이러한 힘겨운 투쟁에서 단결은 생명이자 무기이다. 그래서 노조는 파

업에 들어가기 전에 동료의 생존권을 위협하면서 단결을 해치고, 투쟁의 성과에

무임승차하려는 자에 대해서는 징계와 제재를 가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따라서

투쟁을 거친 후 시시비비를 가리는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는 이

를 경찰이 현장에 상주하여 노조를 탄압하는 빌미로 삼고 있고, 언론을 통해 서

울지하철 조합원과 노조를 조직폭력배로 몰아가는 데 악용하고 있다. 진실은 오

히려 정부가 공권력과 언론을 동원해 서울지하철 노조를 불법적으로 ‘왕따’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단순히 ‘왕따’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지하철

노조를 완전히 고사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네 번째로 노조가 파업중일 때 기관사로 대체근로시켰던 특전사 220여 명이

아직도 잔류하면서 지하철을 운전하고 있다. 이들은 한편으로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기관사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아예 대체인력으

로 키워지고 있다. 이들 중 원하는 군인들에 대해서는 서울지하철에 정식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있는 조합원들은 대거 자르면서 말 잘 듣고 노조

탄압에 써먹을 수 있는 군인들로 그 자리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군사독

재정권인 노태우 정권 시절에 지하철이 파업했을 때도 없었던 폭압적 방식이다.

‘국민의 정부’가 군사독재보다 더 파쇼적으로 퇴행한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이처럼 군사독재 때보다 더 악랄한 방식의 탄압을 ‘국민의 정

부’ 이름으로, ‘법과 원칙’이란 미명하에 자행하고 있다. 무엇이 법이고 무엇이

원칙인가? 합법적인 파업은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고 이에 저항하면 두들겨

잡는 게 법인가? 생존권을 말살하는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것은 무원

칙이고, 노동자의 목을 자르고, 일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는 월급을 차압하고,

‘법대로’ 벌금을 왕창 매기고, 현장에 군경을 상주시키며 감시와 협박, 구속을

일삼는 것이 원칙인가? 김대중 정부는 레이건이 81년 항공관제사 파업을 무력으

로 진압한 후 1만2천여 명을 해고하고 아직까지 재취업을 막고 있다며 이것이

‘법과 원칙’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법과 원칙’은 왜 힘없는 노동자·민중에게만 가혹하게 적용되는

가? 공금으로 마련한 사택을 혼자 사사로이 쓰면서 거기에 3,500만 원의 현금다

발을 쌓아두고 있었던 전북지사 유종근은, 왜 공금유용으로 구속되지도, 벌금이

떨어졌다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가? 그 많은 돈은 어떻게 생긴 돈이며, 무엇을

위해 쓰려 했던 돈인가? 그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는 것이 국민의 정부식의

‘법과 원칙’인가?

‘선복귀 후교섭’을 줄창 주장해 왔던 서울시와 공사는 노조가 파업을 풀자 일

체 교섭에 응하지 않고 오로지 탄압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다가 모진 탄압 속에

서도 조합원 2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노조가 재파업을 선언하자 그제서야 형식

적으로 교섭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 얼마나 기만적이고 이중적인가!

5·18 광주항쟁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군사독재 정권의 최대의 피해

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김대중 정부는 이제 특전사 등 군대를 투입해 광주민중을

학살했던 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 정권과 자신이 무엇이 다른지를 광주학살에서

희생된 영령들 앞에서 분명히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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