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정세연구
코소보 사태의 의미
– 신 세계대전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4)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3. 발칸전쟁의 원인과 목적 : 침략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나토측의 이해관계
와 전략은 무엇인가?
미국-나토측은 왜 두달 가까이 유고를 상대로 폭격을 계속하고 있는가? 갖은
오폭을 불사하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나라의 대사관을 폭격하여 수십명
의 사상자를 내면서! 왜 갈수록 폭격의 강도를 에스칼레이숀(escalation) 시키
는 것인가? 왜 지상군 투입을 공공연히 추진하는 것인가?
그들이 이 전쟁을 시작할 때 말했던 것처럼 민족청소와 잔혹행위를 중지시키
는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폭격 개시 이후 오히려 피난민이
더 많이 쏟아져 나오자 허겁지겁 둘러댔듯이, 피난민들이 고향으로 되돌아가서
안전하게 살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최근에 말하고 있듯이 코소보
에 지상군을 들여보낼 수 있는 “허용적인(permissive)” 환경 또는 “허용성
(permissiveness)”을 확보하기 위해서인가?
그들이 계속해서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금새 눈치챌 수 있다. 그들은 애초부터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해서 이 침
략전쟁을, 전쟁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방적인 공격을 자행한 것이 아니
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나토는 현재의 유고연방은 물론이고 구-유고연방
전체, 그리고 나아가 발칸반도 전체를 자신들의 식민지로 삼기 위하여 이 전쟁
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그들의 야욕은 날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제국주의의 이러한 야욕은 사실 그다지 대단한 비밀이 아니다. 초국적 자본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는
지나 지는 오래 전
부터 그같은 제국주의 영토쟁탈 야욕을 공공연히 떠벌여 왔다. 이 대변자들은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 폭격만 하는 것으로는 민족청소(ethnic cleaning)를 중
지시키는 “인도주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논리로 지상군 투입을 재촉하
고 합리화해 왔다. 그들은 또 코소보 지역을 보호령(protectorate)으로 만들지
않고는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 쌍방간에 자행되고 있고 또 이후에도 계속 자
행될 잔혹행위를 한다는 궤변을 펼쳐 왔다.
더구나 ‘랑부이예 협정’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면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미국
-나토는 처음서부터 코소보뿐만이 아니라 유고연방 지역 전체를 점령할 작정이
었다. 이는 달리 말해서 유고연방 전체를 자신들의 보호령으로 삼겠다는 야욕을
품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지점을 분명히 하고서만 미국-나토가 왜 이번 전
쟁을 벌이고 있는지, 그들의 이해관계(또는 전쟁도발의 원인)와 전략(적 목적)
은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사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자주성이 높은 것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볼 때 가당하기나 한 일인가? 그
러나 미국-나토는 이렇게 상식적으로 도저히 가당치도 않은 엄청난 목적을 가지
고 이번 발칸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 발칸전쟁은 심상하게 보아넘길
수 있는 사물현상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야심과 대량살육(genocide)의 야만성에
의해 추동되고 있는 일대 사변이다.
이 사변은 결코 발칸반도에 국한될 수 있는 차원의 사태가 아니다. 이것은 구
-소련 영향권 하에 있던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식민지로 지배하기 위한, 야심찬
식민지확보 전쟁의 서막이다. 이것은 또 약소민족의 주권이 폐기되는, 그리고
유엔의 역할 같은 것도 폐기되는, 그리하여 미국을 유일의 패권자로 하면서 초
국적 자본 나라들이 공동으로 지배하는 이른바 “신세계질서(New World Order)”
를 건설(!)하기 위한 신세계대전이다. 세계대전을 거치지 않고서야 그처럼 커다
란 변혁(!)을, 반동적인 변혁을 이룰 수 없지 않겠는가? 이것은 또 대공황에 직
면한 ‘전 지구적 자본주의’가 공황이라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의 세상을 건설하려는 초국적 자본의 위기돌파 전략이다. 이것은 그러한 전략적
목적을 지닌 초국적 금융자본의 전쟁이다. 지난날 레이건이 선진자본주의 나라
들 노동자계급의 저항과 진출에 따른 자본축적의 위기를 노동자계급에 대한 신
자유주의 공세로써 정면돌파했듯이, 클린턴 또한 세계 노동자 계급의 진출과 저
항―비인간적 삶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불복종하는 소극적인 저항으로부터 세상
을 바꾸려는 적극적인 저항에 이르기까지―에 따른 자본축적의 위기를 세계 노
동자.민중에 대한 신자유주의 공세로써 정면돌파하려는 것이다. 레이건 시절보
다 훨씬 더 어마어마한 규모로! 그리고 더 어마어마한 야만성으로!
이처럼 발칸전쟁의 원인과 목적은 이런 여러 각도, 여러 측면에 걸쳐서 총체
적.입체적으로 고찰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학적 고찰은 미국-나토는 발
칸반도 지역을 재식민지화하고자 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데
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 지점을 꿰뚫어보지 못하면 이 전쟁의 다른 측면들,
더 깊은 내면에 위치하고 있는 이 전쟁의 원인과 목적들은 들여다 볼 엄두조차
낼 수 없다.
<1> 미국-나토의 일차적 목적은 발칸지역의 재식민지화이다!
미국-나토가 발칸반도를 재식민지화하고자 이번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초국적 금융자본의 대변지인 지는 이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속적으로 그것을 선동해 오고 있다. 처음에는 지상군 투
입 선동으로, 후에는 지상군 투입과 보호령 설치 선동으로!
4월 17일자 지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서구 정부들이 코소보의 정치적 장래에 대하여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에 반하여 미국 국무부 장관 울브라이트는 ‘국제 보호국의 지위’라는 구상
을 토의의제로 삼았다”*주56)
이어서 4월 24일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코소보 사태에서 뻐기면서 살아남고자 하는 동맹군측의 희망이 성공할 수 있
는지 여부는, 다른 무엇보다도, 그 [북대서양] 동맹이 기초하고 있는 가치들 가
운데 몇몇을 구하는 성과를 확보해 내는 데 달려 있다. 달리 말해서 동맹군측에
게는 코소보 주의 전쟁발발 이전 주민들 가운데 가능한 한 많은 수가 자신의 집
으로 되돌아가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증하는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
리고 이러한 해결책은 밀로세비치나 코소보해방군(KLA)의 통치 하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일이므로, 국제적 보호령(international protectorate) 같은 것이 필요
할 것이다. … 나토가 코소보에 지상군을 투입하여 그같은 보호령 통치를 일방
적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미국이 비록 결정할지라도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이 그
같은 결정에 동의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좌우당간 킬링필드에 지상군이 현존
(presence)하게 하는 길을 열기 위해서 군사적 노력뿐 아니라 외교적 분투가 필
요할 것이다.”
“부실하게 지켜져 오던 비밀 하나가 새나오고 있다. 세르비아를 폭격하고 있
는 서구 동맹국 가운데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나라인 영국은, 지상군
이 코소보에 투입되어 국제 보호령으로 삼기를 원한다고, 그리고 이번 주말 워
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구상이 승인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주57)
5월 1일자는 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보스니아 [점령통치] 경험은, 현지 정치인들이 [사기업을 인정하는] 그같은
개혁을 이루어내는 일에 협조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최소한 [점령통치의] 초기에 있어서는 분명히 그러했다. [따라서]
몇몇 사람들이 코소보는 식민정부(colonial government)에 의해 ―보잘 것 없는
민주주의에 의해서가 아님은 물론 솜씨좋게 관리되는 보호령(protectorate)에
의해서도 아닌― 재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놀랄 일이 전혀 아니
다.” *주58)
그들은 이렇게 코소보를 보호령 내지 식민지로 삼아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명분으로 여러 가지를 동원하고 있다. 보호령으로 하지 않으면 세
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 쌍방의 잔혹행위를 제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먹이고
있다. 또 식민통치를 하지 않고는 자유·자본주의로의 개혁을 할 수 없으므로
식민통치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개발해 내고 있다.
미국-나토는 그러면 지난번 보스니아 사태의 경우에 그러했던 것처럼 코소보
를 유고연방에서 분리시킨 다음 자신들의 보호령 내지 식민지로 삼는 데 그칠
것인가? 그 때에는 보스니아 공화국을 유고연방에서 떼어내는 것이 일차적 목표
였다. 그러면 이번에는 코소보를 떼어내는 것이 일차적 목표이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 그러나 그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번 전쟁은 보스니아 내전과
는 차원이 다르다. ‘랑부이예 협정’의 문안을 보면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
을 알 수 있다.
‘랑부이예 협정’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나토군의 병력은 자신의 차량, 선
박, 항공기 및 장비들과 함께 영공과 영해를 포함하는 유고의 전 지역에 걸쳐서
자유롭고 제약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하며, 방해받지 않고 진입할 수 있
도록 되어야 한다. 이 권한은 야영지, 기동(機動), 군인막사 및 수송, 훈련, 작
전 등을 위해 요구되는, 지역이나 시설 일체에 대한 이용권을 포함한다. 그러나
그것에 국한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다.*주59)
서구측은 애초에는 코소보주에 자치를 부여하고 유고연방 군의 잔혹행위를 방
지하기 위해 2,800명의 나토군을 평화유지군으로 들여보내는 것처럼 발표했었
다. 그러나 ‘랑부이예 협정’의 문안을 보면 일찌감치 유고연방 전역을 점령할
계획이었음이 확인되고 있다.*주60)
실제로 공습이 시작된 이후 미국-나토측은 표면적으로는 코소보 사태를 해결
하기 위해서라고 하면서, 그래서 코소보에 평화유지군이 들어갈 수 있는 ‘허용
(permissive)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하면서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에 초점
을 맞추는 듯이 처신했다. 그러나 마침내 유고 국민 전체를 전쟁의 적으로 삼고 있다. 그럼으로써 코소보만이 아
니라 유고연방 자체의 군사적 지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아직도 유고 국민 전체가 아니라 ‘발칸의 히틀러’인 밀로세비치가 적이다. 그리
고 유고군의 군사력 거세가 공습의 목표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고 국민 전체
가 미국-나토의 적이고 유고연방 전역을 점령하는 것이 공격의 목표이다.
이러한 동향은 4월 23∼25일간에 있은 나토 정상회담 이후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그 범위가 계속 확대되어 왔다. 군사시설만이 아니라 발전소, 정유공장, 기계공장,
자동차 공장, 화학공장, 사무용 빌딩, 학교, 병원, 교회, 정부청사, 박물관, 수
도원, 교량, 이동중인 기차와 버스, 코소보의 피난민 호송대열, 벨그라드의 민
간인 주거지역, 집권당 당사, 밀로세비치의 집, TV방송국 등 온갖 종류의 민간
시설로!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민간인의 생활을 전면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이 때까지는 아직 유고 전 지역에 대한 점령이 동맹국들 안에서 동의되어 있
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전쟁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자 미국은 서
서히 본래의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유고 국민 전체로 하여금 항복하게 만들고,
유고 전역을 점령하겠다는! 이런 의도를 가지고 몬테네그로 공화국과 보이보디
나 자치주까지 공습범위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공습의 방식도 이제는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융단폭격(carpet
bombing)” “지역폭격(area bombing)” 방식을 채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주
61)
공격목표에는 또 군사 목표물만이 아니라 경제 목표물이 공식적으로 포함되었
다. 나토 사무총장의 수석고문인 나우만(Nauman)은 4월 23일 나토 19개국의 국
방장관들에게 행한 브리핑에서 “전기시설, 방송국, 밀로세비치와 그 가족 및 경
호원이 소유하는 시설을 비롯한 각종 공공시설이 타격목표에 포함되었다”고 밝
혔다.
<워싱턴포스트> 지에 따르면 이 독일 장군은 “지금까지의 폭격으로 유고는 지
난 보스니아 내전으로 약 10년 가량의 경제진보를 잃어버렸던 것에 더하여 추가
로 10년 가량 경제적으로 후퇴했다”고 말했다 한다. 그는 또 폭격이 계속된다면
[나토군이 점령할 때까지] 이 나라의 발전을 50년 가까이 후퇴시킬 것이라고 내
다봤다고 한다.*주62)
이렇게 폭격을 에스컬레이터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나토는 이미 지상군
투입을 구체적으로 기획·추진하고 있다. 코소보가 아니라 유고 전 지역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사실 지상군 투입 문제는 초국적 금융자본의 대변자인 지에 의해
이 전쟁 초장부터 선동되어 왔다. 지는 4월 10일자에서 이렇게 말하
고 있다.
“여론과 의회는 지상군 투입이라는 사고방식에 저항하기는커녕 그것을 선도
하고 있는 것 같다. (…) 세르비아인의 잔혹행위뿐 아니라 일반공중과 정치권의
분위기에 의해서 격려·고무되어 미 행정부는 지상군 투입을 기피하던 입장을
재고하고 있는 것 같다. 미 행정부는 24대의 아파치 헬기를, 2,000명의 헬기 지
원군으로 편성된 분견대와 함께 이웃 알바니아에 급파하는 데 동의했다. 그리고
자신의 수사(修辭)를 미묘하게 변화시켰다. [종전처럼] 나토군이 코소보에 가기
이전에 밀로세비치 행정부가 나토군의 진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에
코소보의 환경이 지상군 진입을 “허용하는(permissive)” 상황이 되어야 한다고
만 말하였다. 4월 4일 울브라이트는 세르비아군을 산산조각 내는 것은 지상군의
진입에 필요한 “허용조건(permissiveness)”을 확보하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
다는 말을 흘렸다. … 그러나 이러한 현명함은 일순간에 그쳤다. …그들(미국
행정부)의 정책(지상군 투입에 반대하는)은 미군의 생명을 구할 수는 있다. 하
지만, 그동안 코소보는 빈터가 되고 있고 불에 타 버리고 있다.” *주63)
또 이 잡지는 3월 27일자에서 “코소보에 폭격만 하고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으
면 그리하여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의 전세가 알바니아계에서 유리하게 돌아
가면 소수계인 세르비아인들이 코소보 해방군에 의해 무시무시한 복수를 당할
것이므로 나토 지상군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주64)
이러한 초국적 금융자본의 지도(!)에 따라 미국은 지상군 투입을 통한 유고연
방의 점령에 구체적으로 착수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클린턴은 지상군 투입문제
를 확정짓는 문제를 놓고 지난 5월 5일 웨슬리 클라크 나토 사령관을 비롯한 고
위 간부들과 협의하기 위해 벨지움의 나토 사령부로 날아갔다. 그 상세한 내용
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오히려 러시아와 함께 타협적인 협상안을 마련
한 것―UN군의 이름으로 나토군이 들어가는 것―으로 위장되었다. 그러나 이날
회합의 진짜 목적은 미국-나토가 발칸전쟁을 확대하는 것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였다. 클린턴은 브뤼셀에서의 회합을 마친 이후 독일에 있는 람스타인
(Ramstein) 공군기지에서 미군 병사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는 우리가 현재 가담하고 있는 군사 캠페인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이
군사 캠페인을 우리들의 목표들이 충족될 때까지 가차없이 강화해 나갈 것이다”
라고. 그리고 이 말 그대로 나토군은 지금 가차없이 폭격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서 중국 대사관을 폭격하는 사태가 일어났던 것이다.
이것을 뒷받침하듯 지상군을 유고 전역에 투입하라는 목소리가 <월스트리트
저널>, CNN 등 초국적 금융자본의 대변자들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5월 5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반쯤-허용(semi-permissive)’의 환경―밀로
세비치와의 교섭이나 협정이 없이 유고군의 저항을 충분히 약화시킬 수 있게 되
는 상황―이 조성될 만큼 폭격이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면, 여타 나토군들은 리, 불가리아 및 아드리아해의 함상에서 위치하면서 벨그라드(유고)로 하여금
어느 쪽에서 나토군이 들어올지 종잡지 못하게 만들면서, 전투부대를 투입할 것
이다. 이 때에는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에 있는 기지들이 헬리콥터를 통한 강제
진입을 위해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토군의 코소보 점령을 위해서는 유고군
과 나토군에 저항하는 여하한 세르비아 민간인에 대해서도 이후 수 주일간에 걸
쳐 [단호한] 군사작전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후 조건을 고려할 때 늦
어도 7월 말 이전에 지상군의 진입이 시작되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주65)
클린턴 역시 이미 비슷한 말을 뱉어내고 있다. 그는 4월 28일에 있은 한 언급
에서 “날씨는 4월보다 5월이 더 좋고, 5월보다 6월이 더 좋으며, 6월보다도 7월
이 더 좋다”라고! *주66)
이상에서 보았듯이 지상군이 강제로 (유고연방과의 협상이나 협정이 없이) 진
입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경우, 비록 코소보에만 진입한다는 명분으로 진
입을 시작하더라도, 전투는 필연적으로 유고 연방 전역에 걸쳐서 전개될 것이
다. 유고군은 침략군을 공격할 것이고 이 공격을 격퇴하지 않고는 코소보에 진
입한 나토군은 안전하지 못할 것이므로! 따라서 전투는 유고 영토 전역으로 에
스컬레이터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토군은 벨그라드로 진격할 것이다.
이전의 미국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코소보를 점령하기 위해 요구되는 병력은
―코소보주에 주둔해 있는 4만 명의 유고군에 대항하여― 10만 명이 필요하고,
벨그라드로 진격하려면 20만 이상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었다. 이제 사태의 전개
는 이 시나리오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아직 확증되지 않은, 침략의 이유 : 민중봉기의 사전 봉쇄
한편 미국-나토측과 러시아 외무장관들이 회동하여 합의한 5월 6일자 G8의
“평화계획(Peace Plan)”은 7개의 일반원칙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안에는
“랑부이예 협정을 충분히 참작하여”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랑부이예 협
정’ 부록B에서 규정하고 있는, 유고 전 지역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겠다는 내용을
계속 견지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또 이 일반원칙 안에는 마지막 부분
에서 “위기 지역의 경제발전과 안정화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규정
되어 있다. 코소보가 아니라 발칸반도 전 지역을 안정화(점령군에 의한!)시키겠
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주67)
그러면 왜 미국-나토는 이 지역을 반드시 점령하여 안정화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가? 5월 6일자 G8의 “평화계획”은 왜 느닷없이 “위기 지역”의 “경제발전”과
“안정화”를 이야기하고 있는가?
물론 구-유고연방의 보스니아가 지금도 불안상태에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유
고는 보스니아에 대해서 ‘데이턴 협정’에서 보스니아의 분리독립을 인정했으며,
이에 따라 지금으로서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공화국을 유고연방에 합병할 기
도를 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심각하게 불안한 것은 아니다. 유고는 또 지금
으로서는 그밖의 나라들―크로아티아나 마케도니아와―과는 격렬한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위기지역”이란 어디를 말하는 것인가?
여기에 또 하나의 비밀이 있다.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나 언론은 지금까지 자
신의 전략적 목적이 무엇이지 명확히 규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자꾸만 애매한
표현들을 동원하고 있다. 무언가 커다란 것을 숨기고 있음이 분명하다! 실은 구
유고만이 아니라 발칸 반도 전체가 지금 지극히 “불안”한 상태에 있다. 그러므
로 이것을 안정시켜야만 한다.
어디가 또 무엇이 그렇게 불안한가? 바로 알바니아이다. 알바니아에서는 지난
97년 민중봉기가 일어나 신자유주의 지향의 베리샤 독재정권이 쫓겨났다. 그리
고 지금은 사회당―구 공산당 세력 가운데 노골적으로 자본가로 변신하지 않은
세력으로서, 사민주의적 경향을 지닌―이 정권을 잡고 있다. 그러나 사회당은
민중봉기의 주체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4.19 이후 집권한 민주당과 같은 존재
이다. 민중봉기를 일으켰던 주체는 알바니아 남부를 중심으로 하는, 자발적으로
무장한 민중이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지향의 정권을 몰아냈을 뿐 아니라 현재의
사회당 정권에 대해서도 자주적으로 임하고 있다. 자율적인 민중자치조직을 만
들어서 지배세력에 맞서고 있다. 이 중대한 사실은 언론에서 엄격하게 보도통제
되어 왔다.
지금 구 공산주의가 붕괴한 발칸반도 나라들에서는 바로 이러한 사태발생의
소지가 널리 잠재해 있다. 이같은 사태의 전개는 서구에게 있어서는 가공할 만
한 “위협”이고 “불안” 요소이다. 스탈린주의적인 국가-관료지배의 사회구성체가
아니라 노동자·민중 주도의 민주·진보적 구성체로의 변혁이 확산될 소지가 큰
것이다.
알바니아에서는 천민자본의 피라밑 저축 사건으로 민중의 재산이 약탈당하는
것이 계기가 되어 이런 민중봉기가 폭발했다. 발칸반도에 신자유주의를 확대시
킬 때 여타의 곳에서도 이러한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지극히 농후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알바니아 민중의 변혁은 지금보다 한단계 더 전진하여 현존의 사
회당 정권―사회민주주의적인―까지도 부정해 버릴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구
공산권 나라들로 이런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불안을 미연에 방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방법은? 알바니아 안에
대-알바니아 민족주의를 고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알바니아와 세르비아간에 분
쟁을 야기시키고 이를 빌미로 이 두 나라 모두에 나토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이
다.
알바니아 북부에는 이미 나토군이 속속 들어가고 있다. 그리하여 나토군의 전
진기지가 되고 있다. 나아가 위기를 발칸반도 전역으로 확대시켜 불가리아, 루
마니아 등에 대해서도 나토의 군사적 통제권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정치적 지배
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곳 민중들도 위험하므로! 그리고 나서 이 지역을 “체
계적으로” 자본주의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지의 천민적인 부르조아들―공산
당 관료에서 일거에 자본가로 변신한―에게 맡겨 두었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민
중봉기가 일어날지 모른다. 이것은 러시아의 옐친 일파에게도 매우 현실적인 위
험이다. 그래서 이 지역 민중을 달래고 억압하기 위한 “경제개발과 안정화에 대
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분석은 아직은 추론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러한 측면이 작용하
고 있음을 제외하고서는 그들이 왜 이 지역을 그다지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지 납득하기 어렵다. 왜 느닷없이 “안정화”를 이야기하는지, 왜 “포괄적 접근”
을 이야기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유고가 지금 남의 나라를 침략하고 있는 것
이 전혀 아니지 않은가?
그들은 나토의 문지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잔혹행위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밀
로세비치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잠재적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중봉기가 두려운 것일 가능성이 높다.*주68)
□ 주 ———-
56) , 99. 4. 19, “끝이 보이지 않는다(No end in sight)”를 참조.
57) , 99. 4. 24, “Defining NATO’s aims” 및 “Land ahoy?”를 참조.
58) , 99. 5. 1, “Better luck next time”을 참조.
59) Internet, http://www.state.gov/www/regions/eur/을 참조.
60) , 99. 4. 14, Peter Schwarz, “Rambouillet Accord foresaw the
occupation of all Yugoslavia”를 보시오.
61) , 99. 5. 1, Martin McLaughlin, “US, NATO escalate bombs and
propaganda”를 참조.
62) , 99. 4. 28, Martin McLaughlin, “US, NATO escalate war on
Serbia”를 참조.
63) , 99. 4. 10, “Troops or no troops? Not by bombs alone”을 참
조.
64) , 99. 3. 27 “Stumbling into war”를 참조.
65) 이 부분에 관해서는 , 99. 5. 6, Martin McLaughlin, “Clinton, Nato
generals discuss expansion of Yugoslavia war”를 참조.
66) , 99. 5. 1, Martin McLanghlin, “US, NATO escalate bombs and
propaganda”를 참조.
67) G8의 “평화계획에 대해서는 http://www.zmag.org를 보시오.
68)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Alan Woods, “The Meaning of the Albanian
Revolution” 및 “The Albanian Revolution in Danger”를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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