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범대서양경제협력체
크리스띠앙 드브레, 르몽드 디쁠로마띠끄 99/5
전쟁의 소동과 위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유럽과 미국, 세계무역기구(WTO)는 “시장의 힘”이 자유롭게 작용하는 것을 방해하는 마지막 장애물을 제거함과 동시에 모든 국가들을 초국적기업의 무제한적인 팽창에 종속시킬 수 있는 협정을 고안하고 있다. 다자간투자협정(MAI)의 실패를 교훈삼아, 자본가와 그들의 전문가들은 1999년 말까지 협정을 체결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OECD의 지하무덤에 묻힌 MAI라고 이름지워진 사체의 온기가 채 식기도 전에, 사임하는 유럽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열렬한 대처주의자인 레온 브리탄경의 조종을 받고 있는 극우주의자 지킬박사는 2000년까지 시험관에서 새로운 드라큘라를 창조하기 위하여 사체의 재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화급을 다투는 이 작업은 작업복을 착용하지 않은 모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하여 “접근금지”라는 경고문이 부착된 두 곳의 비밀실험실-범대서양경제협력(TEP)과 WTO 밀레니엄라운드-에서 진행되고 있다.
두 곳 가운데 TEP은 1998년 9월16일에 개원하였으며, 영국과 미국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주제인 미국과 EU의 자유무역지대 설립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1994년의 첫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후, 1998년 3월11일 유럽위원회가 NTM(신범대서양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제출한 개정판이 4월 27일 14개국 외무장관의 이름으로 제출되었다.
브리탄은 자신이 심혈을 기울였던 이번 협정안을 처리하기 위하여, 과거와 동일한 수법으로 형식적인 의장직은 탐내지 않으면서 실질적 권한을 장악했다.
만일 EU와 미국간 무역장벽 가운데 기술적인 장벽과 관련된 27페이지 가량의 협상 권고안을 협정의 표준으로 삼는다면, 다가올 협정의 결과는 대단히 시사적이다.(생략된 협정안은 각각 1998년 9월과 11월 회원국을 대표하여 협상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각료회의와 유럽의회의 승인을 이미 받아놓은 상태이다)
보건, 사회 및 환경적 보호규제 등의 “무역에 관한 기술장벽”을 제거한다는 구실 아래, 이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분야의 시장에 대한 조건 없는 접근을 보장받고 보건, 교육, 공공계약을 포함하는 서비스 및 상품에 대한 일체의 제한 없는 공급”을 보
장받는 것이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이번 협정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소극적 자유”라는 조건에서 각 국가와 지방 정부는 그들이 가지고 있던 많은 권한을 포기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 협정은 유럽 각국 지방 정부의
역할을 대단히 제한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는 각 주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한 워싱턴의 서명에 제한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정의 목적은 “공생정신”에 기초하여 “기업의 권고를 바탕으로 한” 최소 규제안을 도입함으로써 기업활동에 “새로운 탈출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TEP회담에 관여했던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의 기업 상층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범대서양
경제인회의(TABD)이라는 로비그룹의 4년간에 걸친 강력한 활약에 힘입어 점차 구체적인 협정 내용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갔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TABD는 지난 해 11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렸다.
자기 멋대로 지령하는 기업들
자신들에 대한 의심을 경감시키고자, TABD는 범대서양소비자회의와 범대서양노동자회의, 소비자를 위한 범대서양환경회의의 설립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임에 참여할 노조활동가와 환경운동가들은 TABD에서 설정한 테두리 안으로 그들의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TABD는 단지 기업의 활동에 어떤 법적 제재도 부과되지 않는 몇 개의 선택적 법안에 대해서만 양보하려고 한다.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협상은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협상과 관련된 모든 결과는 1999년 12월까지 은폐될 수 있다.
상품과 서비스, 공공계약, 지적재산권을 포함하는 12가지 분야에 관련된 명백히 기술적이면서 대단히 정치적인 “상호인정협약(MRA)”은 최저 수준까지 기준과 규제를 축소하려고 한다. 이는 특히 식품과 환경, 보건에서 유럽이 설정한 세이프가드 조항이 사문화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다.
합의가 이루어지면, 정부는 상호인정협약과 충돌하는 어떤 법률도 폐지해야 한다. 협상의 진행과정에서는 정치적 추진력을 얻기 위한 각료급 모임이 구성될 것이며 중간중간에는 재계의 자문위원들과 함께 모든 과정을 논의할 전문가들 간의 모임이 비공식적으로 개최될 것이다.
민주적 통제에서 벗어나 밀실에서 진행되는 회담은 성급하게 결정되는 최종 합의를 목적으로 한다. TEP는 MAI와 동일한 목적을 추구한다. 즉, 어떤 장애물도 없이 모든 인간의 활동을 자본에 이전함과 동시에 각국 정부의 정책이 경제 문화 사회 환경적이라면, EU와 각 회원국들 및 지방 정부가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박탈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1998년 5월 18일 런던 범대서양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협정은 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세계, 특히 12월 WTO회의에서 남반구 국가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할 수 있는 미국-EU 지배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세계시장의 지배와 정복을 위해 미국과 EU정부 및 초국적 기업의 지지로 진행되고 있는 전쟁은 점차 야만적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법질서와는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다. 헬름스-버튼법과 다마토-질맨법을 적용하려는 미국의 행위는 국제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증거이다. 최근 언론의 머릿기사를 장식한 몇가지 예만 들어보더라도, 이제 종이 쪼가리 가치도 없는 로메협정에도 불구하고EU의 패배로 끝나버린 바나나 전쟁이나 보건 규정을 위반하는 호르몬 함유 쇠고기나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관련된 논쟁은 그러한 증거 가운데 하나이다.
미국 식량산업조직인 미국 식료품제조업협회는 유럽의 “환경표시”규정과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여 국제경쟁력 차원에서 차별적일 수 있는 여타 소비자 보호법률을 제소할 것을 결정했다. TEP 아래에서 협상되고 있는 MRA의 역할은 비록 EU를 바보로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기업의 최고 이윤을 목표로 하는 이러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다.
그의 첫 실험실 작업에 고무된 브리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두 번째 실험인 밀레니엄라운드의 성공을 정력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밀레니엄라운드는 올해 12월 시애틀에서 개최될 WTO 131개 회원국 각료회담을 거대한 지구화 박람회로 전환하고자 하며 자본의 활동을 제약하는 마지막 장벽의 제거를 긴급하게 협상할 것이다. 결과에 대한 어떤 우선적인 결정도 없이, 공공계약, 경쟁, 생산통제, 투자는 농업과 서비스, 산업자원에 대한 1994년 마라케시 협정의 재고를 위한 최초의 의제에 부가될 것이다. 다른 말로, 이는 MAI 드라큘라이다.
지적 재산권과 농업의 경우는 종자에 대한 특허권의 절대적인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특히 미국회사들이 독점을 확립한 채, 기아의 위험에 대비하여 각국이 설치한 최소 식량고보유한도 권리에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는 콩과 유전자 조작 쌀에 적용된
다. 공공계약의 경우, 계약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도록 외국회사들은 모든 지역적이고 국가적인 공공계약의 경우에 동일한 권리를 가질 것이다. 경쟁과 관련하여 국가들은 더 이상 공공구매 오퍼나 합병에 대한 통제를 갖지 못한다. 무역 원활화라는 이름으로, 항만에서의 통제는 샘플 하나 혹은 컨테이너 한 곳에 대해서만 행해지는 식으로 제한될 것이다. 투자분야에서는 중재조정을 제외하곤 MAI와 동일하다.
다국적기업들은 모든 분야에서 마음대로 활보하고 싶어한다. 범대서양경제인회의와 유럽기업인라운드테이블(ERTI) 등의 모임과는 별도로 새로운 로비단체인 기업투자네트워크(BIN)가 열심히 로비를 펼치고 있다. 시애틀 회담은 아찔한 밀레니엄라운드(Millennium Merry-Go-Round)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6월, 브리탄경이 동남아시아를 방문하여 인도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같이 말 안 듣는 나라들을 설득하는 동안, 국제 상공회의소는 이를 지지하는 의견을 피력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겪어 IMF에 의존적인 대부분의 남반구 국가들의 저항은 크지 못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조율할 수 있도록 무대는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WTO의 협상방식은 여기에서 도움을 받을 것이다.
각 국가들은 자신들의 협상에 대한 요구, 양도 제안서를 올해 6월말까지 제출할 것이다. 이후, WTO 집행국인 총평의회가 밀실에서 각료회담의 내용과 진행과정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는 참가자의 명단조차 공개되지 않는 많은
비공식적인 모임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약소국들의 침묵은 동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투명성”, “탈규제”, “자유화”, “시장개방”은 단지 각 국가와 시민들의 문제일 뿐 결코 거대 기업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거대기업의 정글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만행을 중단시킬 수 있는 국제협정의 초안조차 존재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비밀
문서와 담합, 덤핑, 가격조작, 투기와 내부거래, 장부조작, 탈세, 돈세탁, 밀수, 노동자 착취, 노조활동 금지, 공공자원에 대한 약탈, 국가기구와 시장의 부패 등만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초국적 기업이 지구를 점령하고 인간을 자본의 지배에 종속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초국적 기업은 북반구의 가장 강력한 국가들에 기반해 있으며 이들간 거대 합병과 집중이 정부와 국제기구의 조건 없는 지지에 힘입어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실질적으로 모든 정보와 통신수단을 통제하고 있다. 그들이 시장에 대한 독점적 지배를 공고히 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들은 지역적이고 산발적인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사람들을 치유될 수 없는 이윤논리에 종속시키는 것은 이제 거대권력과 그들이 통제하고 있는 조직인 OECD, IMF, WTO가 추진하는 유일한 정책이다. 그들이 일으키는 격변은 심각하며 그들은 처벌받지 않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심화되는 빈곤과 가장 기본
적인 권리마저 침해당한 채 자신의 집에서 쫓겨나 생존을 위한 싸움터에 내던져진 대다수 민중들을 위한 사회구조의 해체: 가난한 국가들은 자국민의 안전과 최소 공공근로조건조차 제공하지 못한 채, 구조조정정책과 외채의 무게에 눌려 붕괴하고 있으며
결국 야만적인 인종갈등으로 퇴보하고 있다. 바닥으로 치닫는 삶의 질과 치솟는 실업률을 동반한 심화된 위기; 부유한 국가에서 마저 광범위하게 증가하고 있는 불평등과 빈곤은 특히 신자유주의의 진열대로 불리우는 토니 블레어의 영국에서 심각하게 드러
나고 있다.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모든 조직적 저항을 압살하기 위하여 수많은 경찰과 군대가 압살원칙을 확립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투덜거리는 국가들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의 투쟁 자체를 범죄로 치부하고 있다.
투기자본으로 충분한 양을 훔쳐왔던 몇몇 자본가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자, 새로운 세계 지배자들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몇 시간만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돈을 구하여 이들을 위기에서 구출해냈다(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사의 경우를 보라). 그러나 물부
족으로 인해 매일 죽어가고 있는 2만5천명의 인류의 생존문제와 직면하자, 그들은 10억명의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는 수십억 달러의 1/10조차 나눠 가지려고 하지 않고 있다. 중동과 발칸, 세계 곳곳의 독재자들을 조종하고 있는 그들에 맞선 민중들의 비난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결핍한 자원을 이용하여 부를 축적하고 있는 비방디(이전의 제네랄데조)는 한 광고에서 “물은 생명이다”라고 모순적 선전을 계속하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서 생겨나는 저항은 다가오는 살육에 맞서 조직된다. MAI에 대항한 성공적인 싸움의 경험을 끌어들인 정보와 행동에 기초한 국제적 캠페인은 노조와 사회, 지역 운동단체들과의 협력에 기초해서 조직되고 있으며 지도부 선출을 요구받고 있다. 당면 목표는 모든 무역회담에 대한 모라토리엄이며 궁극적으로는 초국적기업에 대한 조사, 국제경제정의법원의 설립, 이미 서명된 협정의 파기이다. 이것이 민주사회의 기본적인 원칙에 대해서 지속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WTO를 개혁해내는 일을 망각하지 않는 방도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