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대화 제의와는 달리

민주노총에 무단적 탄압을 자행하는 김대중 정부

민주노총의 제2차 총력투쟁이 마무리되면서 정부는 노동부장관을 앞세워 민주

노총에게 대화를 제의해 왔다. 그러나 아직 단 한 차례도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대화를 제의해 놓고도 오히려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의 강도를 높

이는 등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언론을 통해서는 정부가 마치 관용과 선심을 쓰

고 대화에 임하는 듯 꾸며대면서 실제로는 민주노총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탄압

의 고삐를 강하게 죄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김대중 대통령은 이기호 노동부장관으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

에서 “현재 진행중인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원에 대한 직권면직 등 징계조처를 더

이상 확대하지 말고 가능한 한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지하철 파업가담

노동자들이 대량으로 직권면직이나 파면 해임 조치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하면서 “그러나 파업 지도부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해 탄압기

조에 대한 입장은 불변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대검 공안부는 서울지하철노조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기준을 대폭 완화, 구속자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공사측에 의해 고발됐으나 적극적인 의사없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돼 시로부터 직권면직처분을 받지 않은 조합원들의

경우 기소유예처분을 내리는 등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입건자

3백9명 중 구속 대상자는 10∼30명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최근 자진출두하여 조사를 받던 지하철 노조간부 8명이 무더기 구속되어

현재 구속자만 총 30명이나 된다. 그러나 직권면직의 수를 100여 명 정도로 하

라는 김대중 정부의 지시는 당초 300∼500여 명에서 최소화하라는 것일 뿐이고,

100여 명 직권면직은 지하철 노조 사상 최대 수이다.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탄압 실상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하철공사는 현재

업무복귀 시한을 넘긴 노조원 4천59명 가운데 체포영장 발부 66명, 직권면직 65

명, 파면 해임 26명, 직위해제 172명 등 모두 263명을 징계한 상태다. 서울시

지하철공사는 15일 노조 및 석치순 위원장 등 집행부 68명을 상대로 39억3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또한 공공연맹 공동대표 3인에 대

해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15일 전국보건의료 노조 이상춘 위원장을 전격 연행하여

구속시켰다. 또 지난 12일부터 연봉제 도입과 인원감축 반대를 요구하며 전면파

업을 벌이고 있는 원자력병원 지부 이강춘 지부장 등 노조간부 9명과 나순자 서

울본부장에 대하여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검 공안부는 17일 금속산업연맹의 문성현 위원장과 수석부위원

장, 부위원장, 사무처장 등 임원 전원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또 대우조선 노조 나양주 위원장은

경찰이 노조사무실에까지 난입하여 연행, 구속시켰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달

28일 노사간에 민 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원만히 합의하고 파업을 마무리하

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문제삼은 것이다. 또 울산의 현대정공 노조 간부 5명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발부, 포항의 강원산업 노조 간부 8명에 대한 체포영장 발

부, 쌍용자동차 노조 중집 간부 전원과 한국중공업 노조 간부 5명이 회사측으로

부터 고소고발된 상태이다.

이에 앞서 서울경찰청은 14일 금속산업연맹, 공공연맹, 병원노련, 사무금융노

련 등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 후 가두행진을 하던 중에 49명의 조합원을 연행하

여 2명을 구속시켰다. 또 15일 용산역에서 민중대회를 마친 7,000여 대오가 명

동성당까지 평화적인 가두행진을 하던 중 폭력진압에 의해 40여 명이 연행되고

50여 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하였다. 이 중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38명이 불구속 입건되었다.

정부의 이러한 강경탄압은 노동자에 대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 농민, 빈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극심한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서울경

찰청은 3월 19일 협동조합 개혁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였다 하여 전국농민회총연

맹 유상욱 사무총장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

의로 구속시켰고, 1심 재판에서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권선 4지구와 안

양 유진상가 강제철거 반대투쟁을 한 5명의 철거민들이 구속되어 있고, 18명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중이다. 그리고 20여 명의 노점상들이 특수공무집행방

해와 집시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소환장을 받은 상태이다. 또한 정부

는 한총련을 여전히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얼마전 대전지법의 판결과 달리

대구고법에서는 한총련은 ‘이적단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IMF 신탁통치와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 등으로 인해 노동자 민중의 광범위

한 분노가 민주노총의 투쟁을 계기로 하여 저항으로 분출되고 확산될 조짐을 보

이자, 김대중 정부는 이를 무마하고 호도하기 위해 ‘신자유주의 노선에서 신중

도노선으로 전환’한다는 등 기만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동자 투쟁의 예봉을 꺾기

위해서 서울지하철 노조 등에 대해 군사독재정권에 못지않은 무단적 탄압을 가

하고 있으면서도 언론을 통해서는 마치 관용과 대화에 의해 해결하고 있는 것처

럼 철저하게 거짓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이러한 기

만적 술수는 노동자 민중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투쟁이 확산 격화될수록 그

기만적 본질이 폭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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