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정리해고 중심의 구조조정 속에서
노동강도 강화되고 임시직 급격히 증가
민주노총이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정책기조를 철회시키는 총력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은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인
원조정 중심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가장 확실하게 진행하고 있음이 밝혀졌
다.
지난 27일 세계은행(IBRD)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
로 ‘아시아 금융위기의 평가와 경제회복을 위한 과제’라는 열었다. IBRD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5개 금융위기국 기업 4천여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기
업의 63.5%가 인원을 줄였고 인원감축률도 20%에 이르러 인원감축을 실시한 기
업의 비율과 인원감축률에서 다른 나라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또 인원감축의
내용에서도 “21∼30세의 경력 1∼3년차 생산직을 주로 정리한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경력 6∼10년의 30대 인력을 주로 정리한데다 감축인원 중 생산직 비중
도 낮아 인적자본의 손실을 우려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무구조는 한
국 기업이 제일 취약해서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 기업들의 해외차입에
대한 의존 비중은 10% 이내인 반면 한국만이 조사 대상기업의 25% 정도가 해외
차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99년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 3.1%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4%대에 진입했다며 한국 경제가 확실한 회생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낙관적 평가
가 국내외에서 연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재정경제부와 노동부는 27일 “1/4분기
중 10인 이상 사업체의 월 평균 근로시간은 199.0시간으로 작년동기 대비 4.1%
증가, 96년 이후 지속되던 감소세가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하였
다. 또 이것이 경기회복의 구체적인 증거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설
사 공장가동율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신규채용보다는 기존인력의 노동시간이 늘
어나고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자본측의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또 설사 신규채용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기존 정규직의 자리를 대체하여 임시
직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실업률 통계에
따르면 4월 중 임금근로자는 모두 1천2백35만 명으로 지난해 4월에 비해 11만 8
천 명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 가운데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으로 어느 정도
신분이 보장된 상용근로자는 5백95만 2천 명에 불과하고 한해 동안 상용근로자
는 60만 9천 명이나 줄었다. 반면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1년인 임시직 근로자
는 이 기간 중 9만 명이나 늘었다. 고용계약이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 역시
이 기간 중 63만 9천명 증가했다. 1년 전에는 임시직·일용직을 합쳐도 상용직
보다 적었지만 지금은 그 반대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더 많아져서 언제든지
실업자가 될 수 있는 불안정한 노동자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
다.
이상의 통계나 발표에서 보여지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정리해고 중심의 구조조
정이 강행되는 가운데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이 드러
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리해고를 당하지 않으려는 노동자는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강도 강화를 감내하면서 혹사당하고 있고, 정규직 노동자가 있던 자리는 언
제든지 해고될 수 있는 임시직 노동자가 채워지고 있으며, 그 수가 급격히 확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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