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들 삶 더욱 피폐해져
올 하반기에 의료보험 수가, 전기료, 전화료 등 주요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
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요금인상을 검토할 대상이 의료
보험 수가, 전기료, 전화료, 고속도로 통행료, 지하철 및 철도요금 등 6개 항목
에서 7개 항목이 될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중 의료보험 수가, 전기료, 전
화료(기본료+시내통화료)만 해도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0나 차지해
공공요금 인상은 곧바로 물가인상을 불러올 것이다. 의료보험 수가의 경우 약값
현실화와 맞물려 10% 이상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전화요금도 이미 정보
통신부에서 45% 가량을 올리겠다고 자체적으로 발표해 놓은 상태다. 또 한국전
력도 전기요금의 대폭 인상을 건의하고 있고 고속도로관리공단과 건설교통부에
서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최소한 30%는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외에
도 요금인상을 주장하는 지하철, 철도, 우편요금도 계속 검토대상이다. 재정경
제부 관계자는 5월 24일 “하반기에는 지난해 말부터 요금인상을 주장해 온 공기
업들의 요구를 검토, 일정부분 수용해야할 형편”이라고 말해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중 서민들 가계뿐 아니라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역의료보험의 수가
가 큰 폭으로 올라 가입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의료보
험관리공단은 5월부터 지역의보 가입자들의 보험료를 평균 18.4% 인상했다. 그
러나 이 발표마저 ‘눈가림’이어서 사전정보가 없던 가입자들의 항의농성 사태가
이어졌다. 보건복지부는 4월까지는 거주지 소유 부동산만을 기준으로 재산부문
보험료를 부과하다가 5월부터는 전국의 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사실을 미리 공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역의보 가입
자 7백93만 가구 가운데 1백3만 가구의 보험료가 50% 이상 인상되었고 이 가운
데 41만여 가구는 두 배이상 보험료가 올랐다. 이에 따라 전국의보공단 1백88개
지사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매일 급증, 5월 17일 이후 14만8천여 건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술 더 떠 대한병원협회는 5월 28일 경영난 등을 이유로 올
해 의료보험 수가를 35.8%이상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보건복지부와
재정경제부에 지역의보 수가 인상에 따른 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종필 총리는 2일 “이
번 인상조치는 금년도 소요액을 최소한으로 반영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다수 국
민이 불만을 갖고 항의하는 것은 정책의 사전안내 등 시행 준비가 소홀했거나
홍보 부족에 기인한다”고 지적해 인상철회보다는 홍보를 강화하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자영업자와 농어민 등 주로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의료보험의
재정악화의 원인은 매년 줄어드는 국고지원 비율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88년 농어촌 의료보험 전면실시와 함께
보험 총지출의 50%를 국고에서 지원키로 하고 지역의보의 재정운용계획이 설계
됐으나, 국고지원 비율이 매년 2∼7%씩 낮아져 올해는 24.8%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지난 88년 첫해는 보험총지출의 50%인 946억 원, 89년에는 2
천240억 원, 90년에는 3천647억 원, 91년에는 5천818억 원이 각각 지원됐으나
92년부터 국고지원금이 총지출의 50%에 못 미치기 시작했다. 점점 줄어든 국고
지원은 96년부터 국고지원비율이 30% 밑으로 떨어져 97년 9천953억 원(27.4%),
98년 1조 759억 원(28.1%), 99년 1조656억 원(24.8%)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
라 지역의보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커지면서 지난해만 1천572억 원의 당기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5천223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약속한 만큼 재정지원을 하지 않아 발생한 재정적자가 결국 가입자의 부
담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러나 직장의보의 경우 사용자가 50%, 공무원과 교직원
의보는 정부가 재정의 50%를 지원하는 것에서 보여지듯이 지역의보에 국가가
50%를 지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회로 급격히 전락하고 있다. 여기에 줄줄이 이어질 공공요금의 인상은 서민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것이다. 이 중 서민들이 주요 가입자인 지역의료보험
의 경우, 정부가 약속한 50% 국고지원을 줄이면서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오로지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역의보 수
가의 인상에 항의하는 서민들에게 ‘홍보부족 때문’이라고 공색한 변명으로 일관
하고 있는 김대중 정부의 대처방식은 결국 대대적인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