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의 땅에 봄을”
8월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앞둔 동티모르. 75년 인도네시아의 식민지가
된 이후 인구의 3분의 1이 학살된 비극의 땅이다. 목숨을 걸고 지난 12월
부터 한 달간 동티모르릂 취재하고 온 금강석(자유미디어 주식회사 PD)
씨에게 동티모르의 최근 소식을 들어봤다.(금씨의 작품은 11일 케이블 TV
Q채널을 통해 방영된다)
■동티모르를 촬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동티모르 문제에 관심을 가진건 우리가 풍요로와서가 아니다. 세계엔 아직
도 많은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세계를 돌아보고 세계 인
권의 감시자로 서야하는데, 동티모르는 그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다.
■최근 동티모르의 상황은 어떠한가?
여전히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정부군은 ‘알라스’
지역을 습격해 민가를 불태우고 주민들을 강간, 살인하여 백여 명의 원주
민이 사망했다. 또 지난 1월 ‘리쿼시’지역에서도 인도네시아 정부군의 습격
을 받아 사망자가 발생했다. 동티모르의 한 대학생은 지난 5월 전화통화에
서 ‘4월, 인도네시아군이 교회에 폭탄을 던져 5명의 동티모르인이 사망했
으며, 요즘은 시내에서조차 민병대(친 인도네시아 동티모르인 등)와 팔렌틴
(동티모르 독립운동 게릴라 단체)의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8월 국민투표를 앞둔 동티모르인들의 생각은?
일부 지식인은 독립이후 더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거라 우려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동티모르인들은 독립이후의 문제 등과 무관하게 독립, 그 자체를
열망하고 있다. 따라서 투표만 진행된다면 결과는 무조건 독립이다. 하지
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동티모르의 독립을 방해하
기 위해 민병대를 사주해 대규모 소요사태를 일으키는 등 투표를 최대한
막으려 할 것이다.
■팔렌틴(반군)을 만난 소감을 얘기해 달라.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그들은 ‘전쟁은 무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싸우고자
하는 의지로 하는 것이며 인도네시아군은 돌아갈 곳이 있으나 우리는 돌아
갈 곳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군은 게릴라 몇 명과 싸우는 것
이 아니라 동티모르인 전체와 싸우는 것이므로 우리의 싸움은 단 한명의
동티모르인이 남더라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랜 기간 산에
서 생활해 양식마련 등의 어려움에 처해있으나 방문객들에게 물질적 도움
을 요청하기 보단 국제사회에 좀더 많이 동티모르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했
다.
■동티모르인들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생각은?
인도네시아 교사에게 교육을 받고 있는 한 고등학생은 ‘이기기 위해 배운
다’고 답했다. 또 거리에서 만난 한 꼬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
에 ‘반군이 돼 인도네시아군을 죽이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인들에 대해
대단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1999년 6월 11일 금요일 제1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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