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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 노조에 대한 공작만이 아니라

모든 공작탄압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신 인 철

진형구 대검 공안부장이 공기업 구조조정의 시범 케이스로 삼기 위해 조폐공

사 노조의 파업을 유도했다는 발언이 있은 8일 김대중 대통령은 대검 공안부장

진형구를 파면시키고, 지휘책임을 물어 김태정 법무장관을 경질시켰다. 파업유

도-노조파괴 공작 발언 내용은 사실이 아닌데 대낮에 술을 마셔서 공직기강을

무너뜨린 책임을 물어 두 사람을 파면, 경질함으로써 사건을 빨리 덮어버리려

한 것이다. 삼척동자도 웃을 잔 수였다.

그런데 그 이후 노동자들의 저항이 거세게 터져나오고, 시민단체들마저 들고

일어서자, 국정조사를 수용하면서 이제는 조폐공사에만 국한된 일이며 진형구

개인이 공명심에서 고교 선후배인 강희복 사장과 꾸민 일로 축소하려 하고 있

다. 과연 조폐공사에 대한 파업공작이 김태정-진형구-강희복의 사적 라인으로

진행된 일인가? 그리고 이런 공작이 조폐공사에만 국한된 일인가?

12시 30분, 창원에서는 창원지역 공안대책협의회가 열리고 바로 당일 한국중공

업 김창근 노조 위원장이 구속되었다. 노조의 파업을 우려한 회사측에서도 거듭

불구속 처리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을 강행한 것이다. 그러자 노조는 위

원장의 구속 소식을 듣고 즉각 전면파업에 돌입하였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고

소 고발 조치도 공안기관의 요구와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밝히고 있

다. 노조에 따르면 창원지역에서는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하면 공권력을 투입

하고 지도부를 전원 구속시켜 노조를 무력화한 다음 민영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다고 한다.

공안검찰은 마산.창원지역의 핵심 노조이자 공기업 민영화를 반대하며 끈질기

게 투쟁을 전개하고 있었던 한국중공업 노조에 대한 파괴공작을 위원장 구속 →

노조 전면파업 → 공권력 투입과 노조 와해 → 민영화 강행의 순으로 공작을 꾸

몄던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조폐공사 파업유도 공작이 폭로되어 진형구와 김

태정이 쫓겨나고 국정조사권을 발동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중단될 밖에 없었던 것이다.

공안검찰과 소위 공안대책협의회의 방침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노조 공작탄

압은 그 동안에도 숱하게 있어 왔다. 단지 밀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내막을 알기 어렵고 조사할 힘이 없어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할 뿐이다. 공작 탄

압의 의혹이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만도기계 노조와 서울지하철 노조의 사례를

들어보자.

만도기계 노조는 “인위적인 감원을 하지 않는다”고 노.사가 고용합의서를 체

결한 이후 정리해고를 막으려고 학자금 등 복지부분을 축소하고 생산감소에 따

른 휴무 실시 등을 수용하는 등 생존권을 대폭 양보하였다. 그러나 사측은 98년

7월 말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하면서 노조를 투쟁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회사는 “임금도 양보하고 정리해고도 당한다”며 제발 정리해고만은 하지 말아

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였다. 이에 앉아서 당할 수만 없다고 생각한 노조

는 조정절차 등을 거쳐 적법한 파업에 돌입하였고,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출퇴근하며 식당, 주차장 등에 모여 평화적으로 파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8월 말 대검의 지시에 따라 만도기계가 위치해 있는 각 지검의 공안검사와 지방

경찰청장 등이 참여한 공안대책회의를 가진 후 1만 6천의 대규모 경찰력이 만도

기계에 투입되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공권력은 한달 동안 사업장 내에 상주하면서 철저하게

노조를 짓밟아 버렸다.

또 올해 민주노총의 총력투쟁의 선봉에 섰던 서울지하철 노조에 대해서는 어

떠했는가? 서울지하철 노조에 대해서 공안검찰은 아예 서울시와 공사를 제쳐놓

고 전면에 나섰다. 서울지검 공안 2부 신태영 부장검사는 4월 18일 “지하철 파

업 돌입 시 3일 안에 공권력 투입, 파업 지도부 전원 구속수사 및 조기진압 방

침” 등으로 파업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강경 기조를 천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서 검찰은 조합원이 전동차를 고의로 고장냈다고 허위사실을 제도언론에 유포하

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공사측의 조합원 징계에 대해 월권마저 행사했다. 그들은

4월 20일 공안대책협의회를 열어 “4월 21일 밤 12시까지 미복귀 시, 지하철노조

원 직권면직”한다고 강경책을 발표했던 것이다. 4월 24일에는 공안대책협의회

직후 검찰 관계자는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 자의와 p무관하게 복귀시한을 넘긴

조합원은 면직보다 경미한 중징계에 처하는 등 구체적인 미복귀 사유에 따라 대

상자를 엄격하게 가릴 방침”이라고 발표하여 서울지하철 공사의 인사권마저 검

찰이 좌지우지하였다. 또 그들은 “한국통신 노조가 경찰 통신망을 도청하여 공

권력 투입 사실을 미리 알려줬다”는 거짓말까지 유포하였다.

이번에 조폐공사 노조에 대한 공작탄압이 폭로되지 않았으면 그들은 다음 목

표물을 선정해서 또 다른 공작을 하였을 것이다. 아니 공작 탄압이 폭로되고 있

던 그 시점에도 공안검찰의 공작은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중공업 노조에 대한

공작이 그러한 것이 아닌가. 이처럼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공안검찰이

주도한 공작은 그 이전의 역대 독재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자행되어

왔다. 이번에 폭로된 조폐공사 노조에 대한 공작은 그러한 수많은 공안 공작 탄

압의 단지 빙산의 일각일 뿐인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의 군사독재 시절로부터, 그리고 ‘문민정부’라는 김영삼 민간

독재 시절을 거쳐 노동자.민중을 공작으로 때려잡는 노하우를 가지고 출세가도

를 달려온 공안검찰들이 정권유지의 기둥이 되어 왔음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

다.

김영삼 정권 시절의 대표적인 공작탄압 사례는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한국

후꼬꾸와 덕부진흥에 대한 탄압이다. 96년 덕부진흥 회사측은 공장을 천안으로

이사한다며 ‘비밀공작계획서’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거기에는 검찰, 경찰, 노동

부 등 관공서와 사전에 협의하고 노조를 탄압하여 인원을 반으로 줄인다는 계획

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또 노동법 날치기 항의 전국 총파업이 전개되자 회

사측은 총파업을 이유로 전국에서 최초로 조합 핵심간부를 대거 해고하였다. 그

리고 한국후꼬꾸 노조 전 국적으로 민주노총 지도부 20여 명이 수배되었을 때 중소기업 중에서 두 사람만

이 수배자에 포함되었다. 대공장도 아니고 민주노총의 지도부도 아닌 조그만 중

소기업의 간부를 수배한 것이다.

특히 한국후꼬꾸 회사측은 96년 가을 전과자들로 구성된 용역깡패를 투입시켜

폭행사건을 유발하고 노조의 강경투쟁을 유도하려고 하였으나 노조가 이에 말려

들지 않자, 안산 노동사무소는 노조가 하지도 않은 불법파업을 했다는 허위보고

까지 했다. 조합원들을 상습적으로 구타하는 용역깡패는 처벌하지 않으면서 일

방적으로 폭행 당한 노조간부를 구속하는 일도 검찰, 경찰, 노동부 사무소가 공

모하여 진행했다.

이러한 공안검찰의 공작탄압은 노조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95년 하지

도 않은 파업을 빌미로 한국통신 노조에 대해 “국가전복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대대적인 탄압을 자행한 김영삼 정권은 지방자치제 선거에서 참패를 하자, 이에

대해 보복하고자 전국노운협을 이적단체로 조작하여 탄압하였다. 88년에 결성된

전국노운협을 90년에 결성한 것으로 조작하고 규약에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끼워

넣어서 이적단체로 조작했던 것이다. 또 울산지역의 ‘영남위원회’ 사건 역시 작

년 현대자동차 노조가 정리해고 반대 파업투쟁에 들어가기 직전에 조작 발표하

여 현대자동차 노조의 투쟁을 무력화하려고 하였다. 이 사건 역시 재판과정에서

철저히 조작된 공안탄압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처럼 노조에 대한 공작탄압과

노동운동, 민중운동에 대한 공작탄압은 공안검찰에 의해 연계되어 추진되어 왔

다.

김대중 정권은 빗발치는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설치했던

공안대책협의회를 지금은 잠시 국무조정실이 주도하는 노동관계차관 대책회의로

슬그머니 바꿔치우고 있다. 그러나 이름이 바꾸어진다고 공안검찰과 노동부, 경

찰의 공안조작탄압이 바꾸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주요 노조의 경우 노사교섭 진

행상황까지 청와대에 보고되고 청와대의 지침을 받아서 교섭에 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불거진 조폐공사 노조에 대한 공작에 대해

서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또 하나의 거짓말일 뿐이다.

김대중 정권은 집권 1년 반만에 ‘국민의 정부’로 위장하고 은폐해 왔던 실체

가 확실하게 폭로되고 있다. 그 도덕성은 이전의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정권

이나 김영삼 민간독재정권과 그 본질에 있어서 아무런 차이가 없는 반(反)노동

자`민중 정권인 것이다. 다만 그 구체적 이유가 이 나라의 알짜기업을 초국적

자본에게 팔아 넘기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위해서, 정리해고를 강행하기

위해서 였던 점이 다를 뿐이다. 이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강행하기 위해 노

조를 탄압하고 무력화시켰던 추악한 공작들이 계속 폭로될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은 진형구 개인이 출세를 위해 과잉충성으로 개별적으로

만든 사건으로 축소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관계된 몇 사람을 구속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썩은 환부를 도려냈다”며 이 문제를 서둘러 덮

고 국면을 전환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교섭을 하자며

노사정위원회에 복귀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을 근

본적으로 철회하지 않는 한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공안검찰의 공작은 계속 이어

질 것이다.

우리는 91년 안기부에 의해 옥중에서 공작 살해당한 한진중공업 노조 고 박창

수 위원장을 진상규명조차 하지 못하고 차가운 사의 아버님과 어머님은 진상규명과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이백 일

이 넘게 장기농성을 하고 있다. 박창수 열사를 비롯해 공안탄압에 희생된 열사

들과 구속된 동지들을 생각하며 진상규명, 공안대책협의회와 공안검찰 해체, 신

자유주의 구조조정 철회 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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