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의 소프트웨어 매장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에서 가장 큰 컴퓨터제품 체인점인 `컴퓨에스에이 (CompUSA)’ 쇼윈도우는 예의 `오피스 2000′ `윈도 98’과 `아이맥’ 포스터로 뒤덮여있는 게 상례다. 그런데 그 틈에 ‘빨간 모자’가 속속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빨간 모자’는 새로운 오퍼레이팅 시스팀 `리눅스’를 상품화시키는 데 성공한 소프트웨어회사 `레드햇’의 상징로고다. `컴퓨에스에이’ 매장에는 `레드햇 리눅스 6.0’이 `윈도 98’과 어깨를 나란히한 채 현재 59.99달러에 특별 세일하고 있다.

산더미처럼 쌓인 `레드햇 리눅스’ 곁에는 리눅스를 지원하는 각종 툴세트와 함께 어느 새 리눅스용으로 개조된 `퀘이크’라는 컴퓨터게임과 리눅스판 `워드퍼펙’까지 선보여 가히 `떠오르는 리눅스’를 실감케 한다. 심지어 현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도 벌써 리눅스 지원기능을 추가해 놓았다.

리눅스는 뉴욕증권시장에서도 핫이슈로 떠올랐다. 4일 `레드햇’이 미국 증시에 주식상장을 공식 신청한 것이다. 리눅스는 세계 각국의 프로그래머들이 공동 노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개 소프트웨어다. 그러나 리눅스는 이를 바탕으로 누구에게든 영리를 목적으로 한 상품화를 허용하는 독특한 저작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은 독점적 저작권을 뜻하는 `카피라이트’ (copyright)에 견줘 `카피레프트'(copyleft)라고 불린다.

과연 ‘레드햇’이 ‘카피레프트’를 이용해 상업적 이익을 올리는 데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레드햇’도 이같은 `공개 소스 비즈니스 모델’이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다는 점을 첫째가는 위험요인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미 인텔, IBM, 델 컴퓨터, 넷스케이프 등 굴지의 컴퓨터업체들이 줄이어 `레드햇’에 출자를 해둔 상태다.

`윈도’에 도전하는 `운영체제 전쟁’은 마침내 전면전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국내에서도 리눅스의 사업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들려온다. `위험 속의 기회’라는 전형적인 컴퓨터 시장의 속성에 비춰 리눅스는 분명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뉴미디어 컬럼니스트 huneyk@sims.berkeley.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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