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9일 오전 5시30분께 아남반도체 성수동 공장에서 10일째 전면파업 농성을 벌여온 아남반도체 노동조합(위원장 오진선, 27세)에 전격적으로 경찰력이 투입되어 조합원 39명을 연행, 그 중 위원장, 사무장 등 노조 간부 3명을 구속했다.

이 투쟁의 발단이 된 것은 회사측이 “조합원 당사자 동의, 노조간부 노사합의”라는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노조 및 당사자와 협의도 않은채 일방적으로 최혜정씨 등 조합원 3명을 부천공장으로 발령낸데서 비롯됐다. 여기에 당사자들이 반발하자 회사는 지난달 31일 전보발령을 거부한 최씨 등을 해고했고, 이러한 부당해고에 맞서 노동조합이 지난달 31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여 왔다. 이에 회사측은 지난 8일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던 것이다.

한편, 상급단체인 금속산업연맹은 공권력이 투입되기 전날인 9월 8일 백순환 부위원장과 아남그룹 노조협의회 김진 위원장이 사측을 만나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 것을 요청했음에도 사측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것에 대하여 항의하며 아남반도체 공권력 투입 항의투쟁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만도기계에 이어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아남반도체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두고 “이제 ‘국민의 정부’는 ‘국민 죽이는 정부’가 되려고 작정했다”며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근조 국민의 정부’ 구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5공과 6공, 그리고 이른바 ‘문민정부’인 김영삼씨가 집권했을 때보다 훨씬 많이 양산된 구속·수배노동자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제 김대중 정권은 그 운명을 다해가는 ‘재벌’과 운명을 같이하는 길을 확실히 선택한 것이다. (노동네트워크 주간뉴스, 9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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