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자본에 대항해 전세계 NGO(Non Government Organization, 비정부기구)들이 국경을 넘어 하나로 뭉치고 있다. 이들의 무기는 인터넷. 컴퓨터 자판 한번 두드려 하루 2조 달러를 주무르는 초국가 자본에 맞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민중의 저항을 모아냈다.
‘우리의 저항은 자본만큼이나 초국가적이다’라는 구호 아래 6월 18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서방선진 8개국(G-7+러시아) 정상회담에 때맞춰 세계 각지에서
‘세계경제체제를 겨냥한 국제행동의 날’이 개최됐다.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무역·자본 자유화와 탈규제화의 폐해를 지적하고 초국가 금융자본의 횡포로부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것. 이날 우리나라에서도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등 시민단체가 광화문사거리에서 ‘6·18국제민중행동, IMF·한미/한일 투자협정·밀레니엄라운드 반대행동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G-8 정상들이 자유무역과 기업지배 강화를 위한 지구경제 관리방안을 논의하는 동안 쾰른 거리는 “지금 세상을 이윤·착취가 아닌 즐거움, 서로의 협력에 기반한 자유로운 생태 사회로 바꾸기 위한” 민중들의 역사적인 행동으로 가득찼다.
이번 G-8회담 주요의제는 세계금융시장 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헤지펀드 규제, 극빈국 부채 탕감 문제 등으로 그럴듯하다. 하지만 6·18 국제행동의 날을 전개한 각국 NGO들은 회담의 성격을 “자유화의 재앙에 대한 반성없는 더 많은 자유화”를 진행하려는 것뿐이라고 단정한다. G-8회담은 다자간투자협정(MAI)의 복사판인 ‘WTO밀레니엄라운드’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교환·정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MAI는 전세계 NGO와 노동조합들이 ‘초국적 자본의 권리헌장’이라 부를 정도로 악명 높았다. 전세계 NGO가 G-8회담에 주목하는 것은 이 회담의 결과가 해당 국가뿐 아니라 전세계 민중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6·18 국제행동의 날은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세계화 반대 이벤트’로 시작됐다. 인도네시아, 인도, 나이지리아, 스페인, 영국, 브라질, 칠레, 캐나다, 미국 등 6대륙 40여개국 80개 이상의 도시에서 초국가 자본의 횡포에 맞서는 거리공연, 자전거행진, 토론회, 시위 등 ‘저항의 카니발’이 열렸다. G-8회담이 열리는 쾰른에서는 인도 활동가 4백여명을 포함 유럽각지에서 모인 활동가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6·18 국제행동의 날을 준비한 것은 거대한 하나의 조직이 아니다. 이 전지구적인 행사는 중앙집중적으로 조직된 것이 아니라 참여 단체 각각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느슨한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대변인도 없다. 각각의 참여 단체는 전자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으며 독자적으로 의견을 발표한다. 참가 단체 대부분이 TV나 라디오같은 주류 매체들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 모든 것은 6·18 국제행동의 날 인터넷 홈페이지(www.greennet.org/june18/)에 살아있다. 의견과 행동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서 전달되었다.
6·18국제행동의 날 제안서에 나온 것처럼 “민중은 각 지역의 투쟁이 더 넓은 문제, 즉 전지구적 경제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지구를 가로질러 뻗어나가고 있다.” 바로 인터넷을 통해서. 6·18 국제행동의 날 홈페이지는 지구를 하나로 하는 ‘반세계화’투쟁을 통해 세계 민중들이 이끌어 갈 21세기 세계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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